요리 1학년
삼성출판사 편집부 지음 / 삼성출판사 / 1999년 10월
평점 :
절판


말 그대로 이제 막 요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에요.
칼의 종류부터 요리도구의 용도, 기본양념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정보들을 알려주고요,
중간중간 미역국이나 김치찌게 같은 기본음식 요리법도 나와 있어 아주 유용해요.
저는 이 책을 보고 채소용 칼과 고기용 칼이 따로 있고, 또 분리해 써야 한다는 걸 알았답니다.
한 권 있으면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요리책이에요.
요리책을 처음 장만하시는 분들께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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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박찬욱, 류승완, 추상미, 신경숙, 노희경 외 지음 / 씨네21북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는 누구나 쉽게 즐기는 오락거리이고, 따라서 영화를 보고 나면 할 말도 많다. 난 재미있었는데 다른 이는 아니라하고, 나는 이런 점이 좋았는데, 다른 이는 저런 점이 좋았다 한다. 때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기라도 하면 얼른 다시 그 영화를 보고 확인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영화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즐거움이기에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보통 재미있다.

책 제목이 내 인생의 영화다. 글쓴이들은 대충 다 알만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대체 어떤 영화를 보았기에 인생에까지 영향을 받았나 실로 궁금했다. 그리고 영화이야기라면 최소한 재미있겠지 싶었다.

그런데 재미가 없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아는 영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영화에 대한 내용이 아니었다.  글속에 나오는 영화를 모르니 그 영화가 글쓴이가 하는 말에 공감이 느껴지지 않고, 이야기가 지루하기만 하다. 최소한 보통 영화에 대한 글을 읽으면 보고 싶은 영화 목록이라도 늘어나는 법인데, 비디오가게에서도 구하기 힘든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으니 그조차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인생의 영화인만큼 내용도 그다지 녹녹치 않다. 모두들 자신의 과거를 풀어내고, 꽤 심각하게 이야기한다. 인생은 심각한 건데, 내가 또 그걸 깜빡한거다.

결국 내가 조금이라도 아는 영화에 대한 글만 골라 읽고 말았다. 한 사람이 두 장 정도의 짧은 글을 쓴 것인데도 모두 읽기가 어려웠다. 내 인생이란 말까지 나왔을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인생에 영향을 준 영화들이니 어느 정도 심오한 영화들에 대한 진지한 글이란걸 예상했어야 했는데. 아무튼 영화에 대한 글도 내가 모르는 영화에 대한 거라면 재미없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책이다. 영화에 대해 좀더 심각한 사람들이라면 나보다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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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후 5년간 이사를 딱 한번 하기는 했지만,
그 때도 너무 정신이 없어서 짐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짐정리란게 그냥 버릴거 솎아내서 버리면 되니까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덤벼보니 엄청나게 시간과 힘을 잡아 먹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때 교양과목노트에서부터 초등학교 졸업식 식순안내장까지 정말 모으기만 좋아하고 정리는 하지 않는 나에게 5년의 세월은 고스란히 집안여기저기 짐으로 가득 쌓여 있었다.

그런데 이번 겨울,
꼭 내 주변을 정리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마침 어디서 들으니 짐정리를 하지 않으면 집안의 기의 흐름이 막혀 하는 일도 잘 되지 않는다는 말도 들었다. 그래서 그렇게 우리 남편일이 안 풀렸나.
성격이 급한지라 한다고 결심하면 바로 시작해서 빠른 시간내에 해치워야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란걸 경험상 알고 있었으므로 하루에 방 하나씩 정리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하루는 부엌장 속에 어지러이 쌓여 있는 플라스틱 그룻들을 정리하고,
(세상에나 이래저래 공짜로 받은 락앤락이 셀 수가 없다)
하루는 신발장 정리하고(각종 쇼핑봉투를 크기별로 정리했다)
하루는 책상 서랍만 정리하고(그래도 두 시간이 걸렸다)
하루는 책장 정리하고(올해의 소설등의 지난 소설들을 과감히 버렸다)
하루는 작은 옷장 정리하고(싸구려 가방만 10개가 넘는다. 그거 모아서 비싼 거 하나라도 살걸)
벼르고 별러 이번 주말 남이 버린 오디오와 각종 컴퓨터 부품들로 넘쳐나던 남편방을 정리했다.
(정리의 하이라이트. 토요일 내내 정리하고 나니 폐지와 쓰레기가 한가득이다)

이제 안방옷장 한번 더 정리하고,
바깥 창고정리만 하면 끝이다.

그래두 미련이 남아 대학때 썼던 리포트랑 좋아하던 교양과목 노트는 버리지 못했다.
가장 골칫거리는 중학교때부터 모아둔 친구들 편지랑 성적표, 수첩, 일기장이다.
마당이 있다면 태워버릴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냥 넣어두었다.
수첩, 일기장도 같은 종류의 노트에다 쭉 꾸준하게 썼다면 모아두기도 좋았을텐데.
앞으로 아이가 생기면 꼭 그렇게 하도록 해줘야지.

정리를 하고 나니 맘이 개운하다.
아직도 간소한 삶과는 거리가 있지만,
앞으로는 작은 물건 하나도 꼭 잘 생각해보고 집안에 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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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혼혈왕자 세트 - 전4권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해리포터 이야기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시리즈가 거듭 출판될 때마다 아이들이 서점에서 길게 줄을 서 있는걸 보면서도 해리포터 이야기를 읽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환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늘 현실에 굳건히 발을 디디고 사는 나는 허무맹랑한 환타지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일.  이번 겨울 우연히 해리포터의 마법에 그만 걸려들고 말았다.

마법에 걸려들었다는 말이 정확하다. 일단 한 권을 읽고 나자 멈출 수가 없었다. 다른 모든 책은 다 옆으로 밀려났고, 모든 여유시간은 해리포터와 함께 보냈다. 결국 첫 권을 집어든지 한 달만에 여섯번째 시리즈까지 모두 읽어버렸다. 책만 읽은 것이 아니라 그 동안 나왔던 해리포터 영화도 모두 다 보았고, 이번 겨울 개봉된 해리포터와 불의 잔은 살아 움직이는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를 만난다는 기쁨에 겨워하며 떨리는 맘으로 극장에서 보았다.

처음에는 환타지 소설이지만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권, 3권으로 넘어가면서 해리포터의 진정한 재미는 마법세계의 환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섬세하게 묘사된 10대 소년의 성장과정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작은 부분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작가의 마법세계에 대한 상상력 역시 매우 탁월하지만, 작가 롤링의 진짜 역량은 평범한 소년의 일상과 통제되지 않는 감정의 기복, 아이들끼리의 우정과 그에 맞먹는 묘한 경쟁심, 긴장감을 묘사하는 능력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사실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볼드모트와의 갈등은 늘 책의 마지막 부분에 한정되고, 대부분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일상대화나 아이들 사이의 감정대립과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6권인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성년을 앞둔 열여섯살 소년, 소녀들의 로맨스이야기이다. 물론 6권에서 중요한 인물이 죽게되는 큰 사건이 벌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6권의 주된 이야기는 해리와 그의 친구들 사이의 티격태격하는 너무나 예쁜 풋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대학까지 여자학교를 다녀 초등학교 이후로는 또래의 남자아이들을 구경조차 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아이들의 사랑이 너무 예뻤고, 그 나이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사랑의 감정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환타지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해리포터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해리포터 이야기가 환타지 소설의 가면을 쓴 성장소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길거리를 걷다가도 라비오사 같은 주문을 중얼거리는 걸 보면 분명 마법이라는 환타지 속에도 깊이 빠져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해리를 사랑하는 건 그 애가 마법사여서가 아니라 모자란 것 많고 유혹에도 잘 빠져들며 여자아이들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씩씩거리는 보통아이이기 때문이다.  해리포터 이야기는 잊었던 나의 10대 시절을 되돌아보게 하는 마법의 펜시브와도 같다. 그래 난 결국 마법에 걸린거다. 그런데 마지막 시리즈가 2년 뒤에나 나온다고 하니 그때까지 나는 마법에서 풀려나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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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hk 2006-02-02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세한 묘사...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바로 여기에 빠져들게 된다더군. 난 아직 책을 읽을 마음이 없지만.. ^ ^
 

혼자서 밥을 먹으니 접시에 밥을 먹게 된다.
접시에 밥을 먹으면,
- 접시 하나에 반찬, 밥을 담아 먹으므로 먹기 편하고
- 당연히 설겆이도 접시하나와 수저 한벌만 하면 되니 편하다
- 무엇보다 내가 먹는 음식의 총량을 알 수 있으므로 식사량 조절에 도움이 된다.
- 여러 반찬을 조금씩 담아 놓으면 시각적으로도 화려하다.

남편이 취직하기전에는 뭐든 함께 했기 때문에 집에서 밥을 혼자 먹을 일은 거의 없었다.
혹시 혼자 먹을 일이 생기면 제대로 밥을 먹지 않고 군것질을 하거나 굶기도 했었다.
남편 취직하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 아닌 고민도 했었는데,
이젠 혼자서 접시에 밥도 먹고 음악도 듣고, DVD도 보고, 컴퓨터도 하며 잘 놀고 있다.
또 남편도 나 출근하고 혼자 있을 때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하고 그간의 남편의 마음도 알 수 있게 되었다.

나이가 든 건지, 혼자 잘 놀 수 있을 만큼 성숙한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올해는 혼자 있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아쉽기까지 하다.
하루하루 열심히 보내기로 한 2006년이 벌써 열흘이나 지나버렸다.
단 하루도 아쉬움이 없도록 더욱 정신 바짝 차리고 즐겁게 살아야지.

오늘은 동교동에 있는 북카페에 다시 가고 싶다.
가서 책 구경, 사람구경 하면서 차 한잔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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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1-1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점심 때 혼자 밥먹어요. 잡지 가져가서 읽으면서요. 점점 폐쇄적이 되는지 어쩐지, 혼자가 편해요.

생각하는 너부리 2006-01-16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내가 너무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는게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할때가 있거든요. 근데, 마태님 같은 분이 폐쇄적이란 말을 쓰시니 굉장히 안심이 되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글을 최근에 읽고 굉장히 고민스러웠거든요.

스마일hk 2006-02-02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카페 같이 한번 가자. 편하게 앉아서 이야기도 하다가 책도 읽다가. 올봄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