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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팔리는가 - 뇌과학이 들려주는 소비자 행동의 3가지 비밀
조현준 지음 / 아템포 / 2013년 7월
평점 :
대부분의 소비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며, 혹 안다 하더라도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이를 전제로 쓰여진 책이다.
소비자 대중은 그리 명석하지 못하다. 맛도 구별하지 못하고(코카콜라와 펩시콜라), TV에서 나오는 맛집도 구별할 줄 몰라 다른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니까 맛있다고 하는 것이고, 비싼 가격도 싸다하고 싼것도 비싸다고 느끼며, 브랜드를 신봉하고, 앵커링에 쉽게 영향받고, 직관에만 의존하고, 고정관념이 강하고, 프레이밍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자기중심적이라 전체적인 것에 약하다. 결과적으로 좋은 상품을 적정한 가격으로 선택하는데 비합리적인 결정만 내린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 책은 그 불완전한 사례를 전제로, 그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이 책이 쓰여지고 있다.
광고를 많이 봐서 그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매일 많은 광고를 직간접으로 접하지만 기억하는 광고는 드물다. 실은 어제 점심때 뭐 먹었는지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소비자의 선택(=판매자등에겐 매출의 확대)에는 제품의 품질 차이보다 마케팅 능력과 브랜드의 힘이 더욱 크다는 것을 많은 사례를 제시한다. 그것이 성공담이든 실패담이든 마찬가지 이다.
책의 중반부까지는 마케팅과 심리학적인 사례의 분석이 병렬식으로 나열(때로는 사례가 연관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산만함까지 느껴질 정도로)되지만, 책의 중반부 이후(chapter 4)에선 그 원인에 대한 탐구로 이루어 지고, 맨 마지막장은 종합하여 새로운 제안 형태로 구성된다.
이 책은 그 동인으로 세가지 절대동기, <경쟁승리>와 <새로움 추구> 그리고 <위험회피>라고 말하고 있다.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우리의 소비 행동이 사실은 세가지 절대동기의 결과라고 한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감정의 뇌이며, 이 감정의 뇌를 지배하는 것이 앞서 언급한 그 절대 동기 세가지이다. 무질서하고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우리의 행동도 명확한 방향성이 있으며, 그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 이 세가지 절대 동기라 강변하고 있고, 중반부에 <파워에지>, <뉴에지>, <리스크에지>로 재정의 된다. (유사해 보이는 개념에 갑자기 왜 다른 이름을 붙이는지는 모르겠다)
<파워에지>는 상품이 소비자에게 경쟁자보다 더 우월하며 힘이 세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상품 속성으로 브랜드, 상품의 성능, 본원적 가치가 여기에 해당한다. <뉴에지>는 소비자가 상품으로부터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상품 속성으로 새로운 차별적 디자인과 새로운 기능이 해당한다. 그리고 <리스크에지>는 소비자가 상품으로부터 느끼는 위험 요인으로서 도구적 기능이 강한 상품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성능 위험과 금전적 손실 위험인 가격(이용료)가 그것이다.(p217)
책을 읽다 보니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소비자의 입장과 판매자의 입장에서 읽게 되었는데, 점차 관리자의 입장에서 읽게 되는 묘한 경험이 되었다. 시장 성숙도에 따라 영향력은 <파워에지>, <뉴에지>, <리스크에지>순으로 이동한다.(p294, part 6) 가만 생각해 보니 Management의 역할도 이런 방향으로 진화하는 듯하다. 기업의 초기엔 나를 따르라식의 파워 리더로서의 관리가 필요하고, 회사가 커갈수록 새로운 관리 포인트와 새로운 방식의 관리가 필요하고, 회사가 어느정도 성숙했다 생각되면 그다음 부터는 실수를 줄이고 비용을 줄이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듯하다.
책의 내용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는 책이었다. 일부의 내용에 대하여 의문이 된다. 성공한 제품을 결과론적으로 위의 세가지 절대동기에 끼워다 맞추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실패한 제품은 또한 준비하고 있는 신제품 전망을 잡기에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포지셔닝의 문제를 보자면 성공한 제품은 포지셔닝에 성공, 실패한 제품은 포지셔닝에 실패로 결론 내리기 쉬워진다. 중간에 단계는 무시되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성공한 고급 스포츠카와 성공한 명품 제품은 <파워에지>와 <뉴에지> 혹은 둘다에 위치시키면 되지만, 르노삼성이나 GM대우의 자동차 처럼 앞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 당장은 그렇지 못한 제품군은 <리스크에지> 밖에 포지셔닝 할 수 밖에 없고, 중소기업 제품은 <리스크에지> 언저리에 위치 시킬 수 밖에 없다. 그럼 처음부터 <파워에지>와 <뉴에지> 목표로 시작 해야 하는 것일가. 처음엔 시작하지만 나중엔 <파워에지>와 <뉴에지> 옮겨갈 수 있는 중간단계는 순간적인 포지셔닝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또한 (p233~) 신라면이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가지는 이유는 맛의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맛을 구별못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브랜드만을 쫓아 혹은 남들의 이야기만을 듣고 선택한다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또한 에비앙이 국내 브랜드 삼다수에 시장 장악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병을 고치는 샘물'을 몰라서, 스토리텔링의 무지가 아니라 값이 무척 비싸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물론 개인적으로 에비앙이 좋은 샘물이고 많은 나라에서 잘 팔리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가격 때문에 선듯 손이 가지 않는다. 유럽에서는 가격이 마실만한 가격이지만, 한국에서는 (미국에서도 그랬다) 가격이 무척 비싸, 그깟 물한잔이 왜 이리 비싸에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또한 세번째 빨강색 포장이라 신라면이 꼬꼬면보다 점유력을 가졌다기 보다, 기본적인 맛의 차이 때문으로 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꼬꼬면은 반짝 상품이라는 단순한 논리로 접근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동등한 상태의 비교 대상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는 설정으로 생각된다. 만일 단순한 포장의 색상차이만 원인을 찾는다면, 너구리와 삼양라면, 매운라면의 성공/실패의 같은 이유로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으로 한번쯤 제품을 선택할 경험해 볼 기회는 되겠지만, 이책의 내용처럼 시장의 지배자가 되기 위한 '절대적인' 영향은 아니며, 너무 나간 느낌이 든다. 색상이나 다른 사람의 권유가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일부 맞지만 주요한 원인의 세꼭지중 하나 까지는 아닐 것이다. 차라리 '상품자체를 잘 만드는 것(p260)'이 마케팅 전략에서 중요도가 높을 것인데, 전략 10가지 꼭지 중에도 못 끼고, 한 꼭지의 일부분으로 밖에 취급이 안되는 것이 균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조금 아쉬운 감이 든다.
개인적으로 전략9 RDE (Rule Developing Experiment, 규칙개발실험)이 제일 맘에 든다. 시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직접 품평회를 여는 비즈니스 방식인 이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