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스트 고 독일 (2006~2007) - 자유여행자를 위한 map&photo 가이드북 ㅣ 저스트 고 Just go 해외편 67
시공사 편집부 엮음 / 시공사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일주일간의 쾰른 출장이 있었습니다. 물론 전시회장에서 뭐 돈 될만한거 없나 둘러 보는 것이 주된 목적이고, 차려진 회사 부스에서 해외영업팀에게 기쁨조 역할을 하는 것이 부된 목적이었으니, 놀러가는 여행은 우선 순위에서 한참 밀릴 수 밖에 없겠죠.
여행3락 이라고 합니다. 첫번째 즐거움은 가기 전에 준비하는 즐거움, 즉 어디를 갈까 무엇을 볼까 무엇을 먹을까 어떻게 놀까 기대하고 준비하는 즐거움이고. 두번째 즐거움은 실제로 가서 보고 느끼는 즐거움, 세번째 즐거움은 다녀와서 추억하는 즐거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당연하게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첫번째 즐거움을 누려야 두번째 즐거움에 연결 시킬 수 있고, 두번째 즐거움이 있어야 세번째 즐거움을 극대화 시킬 수 있겠죠. 그런데 이번 여행에는 근본적으로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여행을 목적이 놀러 가는 것이 아닌 일하러 간다는 것이었죠. 실제로 준비하는 기간에 (회사돈으로 가기 때문에 양심상) 놀 궁리보다 벌 궁리를 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놀 궁리는 뒷전으로 밀리기 마련인데, 그러다 보니 일과를 마치고 막상 놀아도 되는 자투리 시간이 되면, 놀 준비를 못했기 때문에 맘껏 놀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죠(장사 한두번 해보나요). 그러다 보면 죽이게 놀아야 하는데 거리에 앉아 커피나 한잔 마시면서 귀한 시간을 죽이는(?) 처참한 결과를 맞이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엔 용기를 갖고 놀 준비하였습니다. 역시 현지에 가면 뭐가 좋은지 최고의 준비의 시작은 한국에 나와 있는 현지국 관광청에서 하는 것이 최고인데(경험상), 그 이유는 그 사무실은 잘 놀리기 위한 목적을 가진 곳이라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서 알려주고(더 알려주지 못해 안달이 난 상태죠), 거기서 얻은 지도며 광고 찌라시를 찬찬히 읽어 보면서 맘에 드는 곳, 평소에 가지고 있던 환상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곳, 갑자기 마음을 확 잡아 당기는 곳에 못 이기는 척 몸을 맡기면 되는 거죠. 근데... 미안한 말이지만, 독일 관광청은 그다지 만족을 주지 못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볼 때 동남아 국가들의 관광청이 최고인거 같아요. (또 하나의 출발은 UNESCO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세계자연유산 목록을 참조하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국가별 세계문화/자연유산 목록 http://www.unesco.or.kr/heritage/wh/list_all.asp)
어째든, 간단한 지도를 얻는데에 만족하였고, 이젠 여행 책자를 사러 다녔습니다. 좀 길게 간다던지 여러 곳을 돈다던지 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한 도시만 간다는 것이, 또한 같이 다녀야 하는 일행이 있다는 것에서 심적인 제약이 있었습니다. 일단 큰 가지 선택은 두가지, 유럽 전체가 나와 있는 책자를 사냐, 독일만 나와 있는 책자를 사냐... 뭐 한번 사는 책 일단 사놓으면 좋겠지만, 유럽이 뭐 누가 부르면 건너방으로 건너가는 것도 아니고, 가만 따져 보니 근시년(年) 안에 다시 갈 비젼이 그리 희망적이지도 않은 터라, 더구나 쾰른 이란 도시가 유럽 거대 도시중에 하나라 웬만한 책에 다 나와 있지도 않아, 일단 쾰른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여행책자는 제거 하였습니다. 또한 양적으로 풍부하지 못한 책들도 과감하게 제거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는 책이 거의 없었습니다. 또한 정보만 기계적으로 정보만 죽 나열되어 있는 <Lonely Planet>같은 책은 개인적으로 무지 좋아하긴 하지만, 눈물을 머금기도 전에 제거 당했습니다. 어차피 숙소는 미리 예약된 곳(회사에서 거래 관계에 있는 민박)으로 가니까 필요 없겠죠. 또한 <Lonely Planet> 독일 혹은 유럽 한국어판도 봤는데,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고, 영문판도 봤는데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왜? 영어 잖아요). 그래서 한국어도 된 책 중에서 고르기로 했습니다. <핵심유럽> <이지유럽> <Discover 유럽> <유럽-season 2> <스,독일,베-가출하기>등 중에서 제가 고른 책은 Just Go 였습니다. 그런데로 만족합니다. 참고로 최후로 남았던 책은 빨간책 표지의 <스,독일,베-가출하기>였습니다. 표지만큼이나 제목이 자극적이었는데, 이 책도 나름 좋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해외여행, 독일 전반에 관한 쓸데없이 잡다한 지식들도 필요 있었습니다.(만일 배낭여행이 목적이었더라면 필요 없을 수도 있었겠지만) 대충 어떻게 돌아 가겠거니 알지만 읽는동안 준비하면서 마음을 잡을 수 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잘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현지 교민의 도움이 책자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되었지만 말이죠.
아 참, 또 한가지, 돌아오는 길에 독일 KTX인 ICE 노선에서 사고가 나는 바람에 완행으로 돌아 갔는데(1시간 거리를 2시간 반 걸렸습니다만) 예상하지 못했던 라인강변 유람에 로렐라이도 봤습니다. 여행의 참맛은 예측불가능성, 긴급성, 위험성, 거기에 대응하는 위기 해결 능력+순발력인데,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평생 이야기 거리 하나 더 추가요 !!! 나중에 술한잔 하게 되면, 내가 말야, 2011년에 독일에 갔는데 말야, ICE가 빵구나서 덕분에 로렐라이도 보고... 중간에 기분 내키는 데로 마구 지어낸 다음에... 그땐 대단했지로 마무리.(다른 사람들은 모두 지루한 표정)
* 참고적으로 전 93년에 배낭여행을 다녀온적이 있었습니다. 이번 목적은 업무상 출장이었고, 독일 한국가, 특히 한 도시에 일주일간 머무르면서 주변에 도시만 둘러 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구태여 이런 저의 관점을 밝히는 이유는 저와 다른 목적, 다른 상황이라면 읽으시는 분에게 맞는 더 좋은 여행 서적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