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he Diary - 니콜라스를 위한 수잔의 일기
제임스 패터슨 지음,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언젠가부터 집에 굴러다니는 책이 있었다. 제목부터가 '니콜라스를 위한 수잔의 일기' .. 닭살돋는 연애소설인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읽을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며칠 전. 문득. 그저 읽어볼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집어 들었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책은 훨씬 재미가 있었다. 마치,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가 생각보다 재미있는 것처럼..
수잔이 매트를 만나게 된 이야기와 니콜라스를 낳는 이야기, 행복한 생활과 둘째 아이의 유산, 그리고 그녀와 아이의 죽음. 그리고 새롭게 만나는 케이티와 매트의 이야기.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케이티와 매트와, 새로 태어날 뱃속의 아기의 이야기.
엄마가 아기를 위한 일기를 쓰는 것은 참 감동적인 일인듯 하다. 우리 엄마도 날 위해 일기를 써 줄 여유가 있었다면..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겠지.. ㅋㅋ) 나도 나중나중에 아기를 낳게 된다면.. 엄마와 아빠가 만난 이야기와, 나의 '니콜라스'를 만나기까지(혹은 기르면서..) 보낸 하루하루를 일기에 적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꺼란 생각이 들었다. 비디오 카메라 보다 훨씬 멋지다. ^^
다시 한 번 생각하건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그 사람과 함께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기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은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축복받은 일일 것이다.
바쁘고 꽉 찬 일 속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한가한 시골 동네의 의사로 살아가는 수잔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평범한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가는 행복을 맛 보게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수잔이 매력적인 이유는 그녀가 따듯한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나는, 지금은 부족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따듯하고, 밝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누구든 와서 자신의 힘든 점, 살아가면서 느끼는 점들을 부담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 따듯한 사람. 삶의 의미를 하나하나 새겨서 음미하며 살아갈 수 있는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그런데 수잔은 -물론 소설 속의 인물이지만.- 그런 점에 있어서 나의 이상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과감하게 일을 버릴 줄도 알았고,(물론 심장마비를 앓고 난 뒤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 껏 사랑할 줄도 알았고, 그 사람을 배려할 줄도, 그 사람의 사랑을 감사히 받을 줄도 알았다.
그리고 매트는 그런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배려하는 멋진 남자였다. (그렇게 그려진다.^^)
내가 보기엔..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이었느냐도 중요하겠지만, 그들은 그냥 사랑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얼마전에 본 영화 <if only>의 메시지도, 계산하지 말고 'Just love' 하라는 거였는데, 어떤면에서 그 메시지와도 동일한 맥락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공식을 세워놓고 하는 것보다는 그냥,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일도, 저런 일도 하게 되는 그런 마음이. 그 관계를 따듯하게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사랑이 아닐까.
추운 겨울 마음을 따듯하게 해 주는, 난로와도 같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