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연습을 하러 나왔다. 바흐의 평균율을 연습하면서 학원 앞 나무에 둥지를 튼 까치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깍깍깍 반가웠다. 봄이 오긴 왔나부다. 겨울에도 쭉 거기 살았었나? 아님 봄되서 온건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암튼 오늘 오랜만에 까치가 둥지 틀고 우는 소리를 들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답답하고 우울했는데, 그러지 않기로 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고등학교 때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던 거, 친구들과 더 즐거운 시간 보내지 못 했던 거.. 후회했고, 대학 졸업하고 나서는 학부 시절에 왜 좀 더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힘쓰지 못했는가 후회했다. 결혼하고 나니, 결혼하기 전 황금같은 싱글 시간에 왜 그토록 많은 걱정과 염려과 갈등과 고민의 나날을 보냈는가 후회가 된다.
이제 또, 내 입에서 불평과 불만이 터져 나오는 요즈음, 늘 불평과 후회만 하는 내 모습이 보였다. 아직 아기도 없고, 딱히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는 신혼을 즐기자. Carpe Diem 은 진리인가보다. 현실에 집중해서 일상 속에 숨겨져 피어 있는 예쁜 장미꽃들을 하나하나 따서 내 가슴에 심어놓자. 언젠가 내 가슴이 꽃밭이 되겠지?
오늘 저녁엔 학원에서 또 답답한 일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일 하나하나, 사람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아름답고 탐스러운 장미꽃을 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