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비룡소 걸작선
생 텍쥐페리 지음, 박성창 옮김 / 비룡소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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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중인 독서토론논술자료(독서-토론-논술을 과연 전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자료를 개발 가능한가?) 덕분에 다시 읽게 된 아동문학의 고전들 중 첫번째 작품이다. 예전엔 절대 이런 느낌을 받지 못했었는데....참 철학적인 동화구나....초등학생이 과연 이 동화를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까 심한 의구심이 들었다. 사실 '길들여진다'거나 '하나뿐인 장미'는 지극히 단편적인 에피소드 중 하나일 뿐이다. 325호 326호 등등 작은 별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대표적인 모습을 함축해 놓은 캐릭터다. 다스릴 백성이 한 명도 없는 임금은 어린왕자를 붙잡기 위해 허풍을 떤다. 탐험을 하지 않는 지리학자는 어떠한가....상아탑에 갇혀 제대로 된 연구를 하지 못하는 즉 이 세상 사람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지식을 위한 지식들만 연구하는 사람을 나타낸다.

또 한 가지...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라는 말....

아...나라는 황폐한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내 안의 우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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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서 2012-06-06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느 하찮아 보이는 생명이라도 그 안에는 우물이 있기 마련이죠.
어린왕자 덕분에 다시 깨닫습니다.
 
나는 거대한 꿈을 꿨다 - 소프트뱅크 공인 손정의 평전
이나리 지음 / 중앙M&B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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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인지라 정치적인 이야기는 잘 알아서도 안되고, 알고 싶지도 않다.

중앙일보는 '조,중,동'으로 묶여지는 대표적인 보수 언론이고, 삼성과 어느정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이마트 광고가 대대적으로 실리는 것을 보라), JTBC라는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빠담빠담, 아내의 자격은 공중파 드라마 못지 않은 인기몰이를 했다.

나는 중앙일보를 꽤 열심히 읽는 편이다. 특히 이나리 논설위원의 글은 빼놓지 않고 정독하며 스크랩도 해놓는다. 그녀는 쉰 살이 넘었다고 하는데 항상 사진은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즈음으로 보이는 사진이 실린다. 얼마전까진 무슨무슨 기자였는데 올해 들어 논설위원이라는 타이틀로 배 논설위원등과 함께 칼럼을 쓴다. 멋진 여자다. 조선일보에 강인선이 있다면 중앙일보엔 이나리가 있다.

손정의씨에 대한 연재가 실렸을 때 1인칭 화법이어서 좀 의아했다. 손정의씨가 이런식의 글을 쓸만큼(물론 기자가 취재했겠지만) 시간이 있겠는가...가 첫번째 의문이었다. 이헌재씨와는 또다른 경우다. 손정의는 지금도 미친듯이 또 머리에 쥐가 나게 일하고 있는 중일테니까...이 모든 것이 이나리 논설위원의 아이디어였다니 음...고개가 끄덕여졌다. 중앙일보의 탁월한 취재력과 섭외력에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손정의는 재일교포라는 큰 핸디캡을 딛고 일어선 신화적인 존재다. 그는 일본에서도 이방인이고, 한국에서도 이방인이다. 정체성에 큰 결격사유를 안고 태어난 그로써는 개인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청소년기를 보냈을게 분명함에도 큰 꿈을 품었기 때문에 도미했고 무서울만큼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물론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진 적도 여러번 있었지만 보란듯이 일어났다. 그의 성공스토리는 천호식품의 김영식 사장과 공병호 박사를 연상시켰지만 스케일 면에서 비교가 될 수 없었다. 그는 정말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해냈다.

죽음의 고비도 여러번 넘긴 것 같다.

그의 아내와 딸은 얼마나 외롭고 조마조마한 삶을 살았을까....

 

그에 대한 기대를 안고 책을 읽었는데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 마치 판타지 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비현실은 아무래도....나같은 사람에게는 버겁기만 하다. 손정의가 부디 마지막까지 후회없이 살기를 바란다. 내가 왜 그렇게 살았던가....라는 후회를 한다면....그가 너무너무 안쓰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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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 2013-02-2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이나리입니다. 우연히 웹서핑 하다 올려주신 과분한 글을 봤습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글구 저 아직 50대 아니랍니다ㅎㅎ 올해로 만 44세 됐구요,, 사진은 제 실제 모습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안 믿으시겠지요^^ 앞으로도 즐거운 독서생활 하시길 빕니다~
 
잘 가요 엄마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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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이 바빴다. 틈이 나도 일을 해야지 도저히 책 읽을 여유가 없었다. 잠을 자는 내가 증오스러울 지경이었다. 일이 급했다.

그래도 이 책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달콤한 잠의 유혹보다도 '잘가요 엄마'라는 제목이 가진 마력은 온갖 스트레스와 피곤으로 찌들어 있던 나를 새벽 4시에 눈뜨게 만들었다. 비몽사몽간에 캔커피 하나를 우겨넣고 눈을 비비며 읽어나갔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김주영은 허구의 소설을 쓰는 것보다 이 책 한 권을 쓰는게 몇 배나 더 어렵고 힘든 작업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그가 겪은 어린시절을 수채화처럼 그려놓았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니....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었다니....나는 더 가슴이 아프다. 차라리 소설이었으면 좋겠다 싶다.

김주영의 어머니는 큰오라비를 징용에서 구하기 위해 유부남의 첩이 되었다. 그리고 남매를 낳았는데 큰 딸은 끝내 거두지 못하고 남동생에게 넘겼고, 아들은 온갖 극단적인 가난과 수치와 굴욕을 모두다 경험할 수 있는 가정환경을 만들어주며 키운다. 의붓아버지라는 쉽지 않은 경험까지 겪게 만들었다. 김주영의 소설의 근원은 그의 어머니인 듯 하다.

죽도록 일만한 어머니....그래도 오늘보다 내일이 더 고단하고 가난했던 어머니....모두에게 버림받았던 어머니...어머니...어머니...아니 엄마.

 

엄마는 엄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세상 가장 고귀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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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무사 이성계 - 운명을 바꾼 단 하루의 전쟁
서권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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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0년 황산대첩은 변방의 이성계를 중앙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 황산대첩 이전에도 이성계는 왜구 토벌로 명성이 자자하였으나 '아지발도'가 이끄는 5백척 대선단 왜구를 격파한 뒤로 그는 '홀로 천지와 짝할 수 있는' 그 누군가로 급부상하게 된다. 현실적 불온을 꿈꾸며 이상적인 정치체계를 갖춘 새로운 나라를 꿈꾸는 삼봉은 이성계의 보이지 않는 날개가 된다.

'시골무사 이성계'에서 그려진 무사 이성계는 야성적이며 거친 무장의 모습이다. 조선을 건국한 제왕의 면모보다는 왜군와 사투를 벌이며 승리를 향해 돌진하는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표현해내는데 주력한 소설이다. 이것이 여타 다른 전기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또한 1380년 8월의 단 하루에 촛점을 맞췄다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이 하룻동안의 전쟁을 통해 이성계의 운명이 결정된다. 인생이란 특히 역사적 사건이란 이런 것이다.

작가인 서권은 인문계 고등학교 국어교사였다. 작업실이 없어 차를 몰고 나가 어느 한적한 곳에 차를 멈춘 뒤 그 안에서 소설을 집필하였던 집념의 작가였다. 유고작의 서평의 쓰는 일은 늘 그렇듯 우울함으로 마무리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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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라는 페이퍼를 만들어 가끔 일기라는 것을 쓰고 있긴 하지만 거긴 내가 불의의 사고로 죽을 경우를 대비해서 몇 자 중요한 일신상의 일들을 적어 놓는 공간일 뿐 정작 내 마음이나 생각의 흔적을 남겨 놓는 곳은 아니다.

나는 언제든 사람이 갑자기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참 속 편한 일이라고 믿고 있다.

준비없이 맞이하는 죽음이라니...그건 사람이 준비없이 태어나는 일과 닮아 있어서 가장 깔끔하고 삶다운 죽음같다고 여긴다.

내가 죽으면 몇 몇 사람들은 굉장히 슬퍼할 것이다. 일단 나의 피붙이 가족들...그들은 진심으로 나의 죽음을 애도할 것이다. 그 이외엔 글쎄...잠시 서글퍼하다가 나라는 존재를 까마득히 잊고 잘 살아가겠지. 나는 그것을 바란다. 누군가에게 오래 기억되는 일은 죽고 나서도 참 부담스러울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엔 시간이 없어서 일기를 못써고, 대학생 땐 시간이 많았지만 거의 매일매일 비슷한 하루를 보냈기 때문에 일기를 쓰는 의미가 없었다. 취직하고 나서는 꽤 버라이어티한 몇 년을 보냈기 때문에 그 때 일기를 참 많이 썼는데 음...한 편의 소설로 엮어내도 무리가 없을만큼(막장 드라마임을 밝혀둔다) 파란만장한 신입생활을 보냈다. 일기는 내 숨통이었다. 그 때 글쓰기 실력이 많이 늘었다. 매일매일 말하는 대신 글을 썼으니까....

더러운 사랑, 무책임한 사랑, 순수한 사랑의 끝을 목도했던 것도 그 때였다. 그 이후로 나는 사랑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는 심정으로 살았었다.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삶을 비루하게 만드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일기는 뭐랄까 제대로 살고 싶은 의지가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인 듯 하다.

내가 요즘들어 다시 일기를 쓰고 싶어지는 이유는?

음...내가 다시 제대로 살고 싶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내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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