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
히로타 아키라 지음, 허하나 옮김 / 현암주니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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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무리' 속에서 뭔가 의미와 가치를 찾는 내용일거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표지에 나온 개미 무리는 그런 나의 추측에 힘을 실어주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결과는 '윌리를 찾아라..' ㅎㅎ

개미 집단이 가장 찾기 어려웠다.

털 없는 양, 살 없는 생선, 목 짧은 기림, 더듬이 3개인 곤충 등 그럭저럭 찾을만했는데 개미는.....정말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에 모두 검정색이고 기린이나 양처럼 형태적 특징이 없는 편이라 다른 곳을 향한 한 마리 개미를 찾기 어려웠다.

가까스로 돌출행동을 하고 있는 개미를 찾아냈고, 그 개미가 향한 방향으로 따라가보니 희귀한 개미들이 참 많다. 반대쪽은 모두 다 희귀해서 오히려 평범하고 보통인 모습을 하고 있는 개미가 특이해보이는 것이다. 뭐지....하고 물음표만 남기다가 마지막 장을 덮게 된다. 굳이 의미를 찾자면 이런 세상 저런 세상 다 있으니 이리저리 돌아다녀봐라. 네가 머물던 곳에서 다른 개미들과 다른 방향으로 향했기 때문에 너는 엄청 특히한 개미들만 살고 있는 나라에 갈 수 있지 않았느냐...그러니 힘을 내서 남들 사는대로 살지 말고 다르게도 살아봐라. 요런 느낌인데 좀 약하다. '꽃들에게 희망을'이 연상되기도 하면서 만3세~5세 사이의 아이들은 다른 그림 찾느라 이 그림책을 엄청 좋아하겠구나....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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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마음일까? 이게 정말 시리즈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양지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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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인상적인 문구만 적어둔다.

뒷페이지에 '핵심주제 마음, 미움, 관계'라고 쓰인 것이 인상적이다.

주제가 확실한 그림책이라니...ㅎㅎㅎ

 

그래, 나중에 어른이 되어도 싫은 사람이 있을지 몰라.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왜냐면 곰곰이 생각해 보거나 그 자리를 잘 피하거나 당당히 맞서거나,

어떻게 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을 테니까.

잘할 수 있게 될 거야.

 

...그래, 싫은 마음은 예를 들면 어떤 것일까.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 같은 걸까?

왜냐하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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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M Dear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 지음,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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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자기만의 방'.....'잃어버린 영혼'..

앞으로도 이 목록 위에 다른 책들이 추가될 것이다.

무엇이냐면 내가 끝까지 읽었는지 아닌지 좀처럼 기억할 수 없는 책, 읽은 것은 분명한데 읽었다고 하기엔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는 책(대부분의 책이 그렇긴 하지만 이 책들은 심각할 수준으로 기억나는 것이 없다. 그냥 제목과 작가 정도...그런데 나는 분명 이 책들에 대해 책장을 넘기며 읽었던 물리적 시간이 있노라고 확신한다), 그래서인지 읽기를 여러 번 시도한 책...

 요안나 콘세이요는 '잃어버린 영혼'으로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 서울 '알부스 갤러리'에서 원화전이 있다기에 깜짝 놀랐었는데 이 책의 번역가가 알부스 갤러리의 아트 디렉터란다. 그런 인연으로 그런 멋진 전시회가 서울의 작은 갤러리에서 알차게 꾸려졌던 것이다. 내가 알기로 전시 기간을 연장까지 했었다. 예년이라면 꼭 가봤겠지만 코로나19 전염병 때문에 삼가해야 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과 무엇보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가장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트가는 길도 여러 번 생각하는 요즘이다. 


얼마 전 읽은 그림책 월든에서 소로우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수에서 목욕을 했다. 이는 하나의 종교적인 의식으로, 내가 한 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었다.

바다 근처에 사는 M은 외로운 것 같고, 엄마를 그리워하는 것 같다. 

파도만 그려놓은 페이지에서 넋을 잃고 말았다.

파도가 데이지 꽃밭과 같다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보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노란색으로 물든 바닷가가 그려져 있는데...이 역시 내 영혼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큰 그림으로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그런 생각이 드는 그림...이 정도 크기의 그림이 이정도라면..그리고 인쇄된 상태가 이 정도의 울림을 주는 것이라면 원화를 앞에 두었을 때는 어떤 느낌일까...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마크 로스코나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회가 실제로 한국에서 열린다고 했을 때....그리고 정말 그 전시회에 가서 작품을 마주했을 때(물론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감상이라고 하기에 민망한 수준의 관람이었지만...) 느꼈던 '다름'이 떠올랐다. 그런 경험은 하면 할수록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어지러운 생각들로 내가 누구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잠시 기대 쉴 수 있는 장소가 되어 내 영혼에 머문다. 나 스스로 믿을만한 감정들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드는 예술은 삶의 큰 위로와 안식처가 된다. 


바다에 있는 M은 엄마를 닮은 파란 눈동자를 싫어하면서도 엄마가 있는 아이들의 존재..그리고 그 아이들은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눈물처럼 짠 바닷물에 둘러싸여 있는 M은 바다가 어쩐지 엄마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 엄마가 싫으면서도 엄마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마음이 바다로 향한 M의 마음일 것이다. 여러 은유와 상징이 스며있는 콘세이요의 그림은 훌륭해보인다(나는 그림을 잘 알지 못하기에 평가할 순 없겠지만...)


초등학교 아이들은 이해하기 쉽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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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찾아와도 괜찮아
에바 엘란트 지음, 서남희 옮김 / 현암주니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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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귀여웠고, 제목이 마음에 닿아서 산 책이다.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는데 너무 화창한 오후에...즐거운 일들만 가득했던 학교여서 그랬는지 반응이 거의 없었다. 10살 인생에서 큰 슬픔을 느껴보긴 힘들었을테니까...그런 슬픔이 찾아오지 않도록 엄마와 아빠가 최선을 다해서 보살펴주셨을테니 그럴만도 하다고 느꼈다. 

아이들 수준에서 생각해보자면 잘 놀던 친구가 갑자기 '손절하자'(요즘에는 절교를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고 큰 딸에게서 배웠다)는 말을 들었다거나, 나의 꼼수가 들켜 난처하게 되어 왕따에 처할 상황이라거나, 선생님이 전후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자비하게 자신'만' 혼냈을 때 아이들은 큰 슬픔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나를 생각해보자. 나의 큰 슬픔은....내가 고치고 싶은 성격 몇 가지를 고치고 싶다는 마음만 먹었지 이렇다할 노력을 하지 않는 나를 깨닫게 될 때 무척 슬프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식으로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라는 예감이 들 때 엄청난 척추를 지닌 파도가 나를 덮치는 느낌이 든다. 가끔 이것저것 다 잘하고 싶어서 욕심부렸던 나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내가 되었다는 자괴감이 밀려올 때 나는 조금 슬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남다르다'는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할 때 체념한다. 

 폭풍우도 일년 내내 가진 않는다. 자연의 섭리라는 것이 있다. 폭풍우가 왜 생기는가에 대한 원인을 찾다보면 폭풍우가 왜 잦아들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답도 나온다. 슬픔도 원인이 있을 것이고, 그 원인이 평생토록 그 상태 그대로를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인간은 망각하는 존재다) 기다리며 버티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의 방법일 때도 있다. 


 정말 철학적인 이야기를 너무 쉽고 귀엽게 풀어나가려 해서 아쉬웠던 그림책이다. '이게 정말 마음일까?'와 같이 구체적인 사례가 같이 등장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어른은 이 그림책만 봐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여러 상황들을 떠올리겠지만 아이들은 그럴지 못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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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란 무엇인가 : 동경대 교양학부의 독서론 강의 - 삶과 철학 1 아로리총서 6
동경대 교양학부 지음, 노기영 외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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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그리고 천황의 진심어린 사죄가 있지 않는 이상 반일감정은 하나의 상징과 가치로서 우리 민족이 지켜야 할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수십년 전에 그들의 조상이 저지른 만행을 지금까지 이어오며 현재의 일본 국민에게 사죄를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정부는 민심에 의해 목소리를 내며 행동을 취한다. 일본 정부가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로 과거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만행을 인정하지 않고, 위안부에 대해 마치 '그들이 원하여' 지원을 한 것이라 주장하는 오만함에 대해 우리는 일본 국민의 '민심'이 뒷받침 되고 있다고 여겨야 한다. '아랍의 봄'이나 '홍콩의 노란 우산' 등 결과적으로 실패로 마무리 된 시도들이지만 그래도 민심의 동요는 굳건한 독재체재를 흔들어 무너지기 직전까지 몰고 갔다. 정부 탓을 할 것 없다. 일본인들이 진심으로 과거의 일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통찰력을 지녔다면 우리는 오래 전 일본을 용서하고 받아들여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났을 것이다. 


 이 책은 동경대 교양학부 교수들이 2010년 경 '책을 읽지 않는 동경대학생들'에게 하나의 자극을 주기 위한 일환으로 기획된 프로젝트다. 이집트 벽화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문구가 상형문자 등으로 쓰여 있었다던데 일본 최고 학부 동경대에 들어간 수재들의 독서 편력을 염려하는 선배 교수들의 조언이 담겨있다. 

 읽는 동안 역사 의식에 대한 언급이 있을까 싶어 꼼꼼히 맥락을 살피며 읽었는데 아쉽게도 그런 내용은 없었다. 책을 많이 읽고 깊이 읽고 제대로 읽는 것보다는 수치를 아는 인간이 되는 것이 우선됨을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문고본이고, 번역도 깔끔하게 잘 되어 있어서 읽기가 좋았다. 내용만 아쉬웠을 뿐이다.


인간을 배우는 일ㄴ이란 인간이 역사 속에서 인간에 관해 밝히고 그 '이상적인 본질'을 현실로서 창출해 내려고 했했던 다양한 삶의 자세를 배우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스스로 그 문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배우는 것입니다.

책은 한 그루의 나무입니다.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마음속 토양에 타자의 마음을 한그루 나무로 키우는 일입니다. 나무를 키움으로써 그 뿌리가 뻗어 나가는 자신의 마음속 대지가 깊이 가꾸어지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읽으면 좋을 고전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그 중 가장 읽고싶다는 생각이 든 책은 브래드베리의 소설 '화씨451'이다.


교양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신이 잘 살악아가려고 하는 일'이라고 자주 학생들에게 답하곤 합니다. 자신이 존중받을 만한가를 고민하는 것이 대학원생이라는 것이죠. 학부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살아가려고 하고 있는가 하고 언제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일이 중요하지요. 그리하여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여러 가지 책과 만나게 됩니다. 간디라든가 쿤데라를 만나게 된다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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