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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찾아와도 괜찮아
에바 엘란트 지음, 서남희 옮김 / 현암주니어 / 2019년 9월
평점 :
표지가 귀여웠고, 제목이 마음에 닿아서 산 책이다.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는데 너무 화창한 오후에...즐거운 일들만 가득했던 학교여서 그랬는지 반응이 거의 없었다. 10살 인생에서 큰 슬픔을 느껴보긴 힘들었을테니까...그런 슬픔이 찾아오지 않도록 엄마와 아빠가 최선을 다해서 보살펴주셨을테니 그럴만도 하다고 느꼈다.
아이들 수준에서 생각해보자면 잘 놀던 친구가 갑자기 '손절하자'(요즘에는 절교를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고 큰 딸에게서 배웠다)는 말을 들었다거나, 나의 꼼수가 들켜 난처하게 되어 왕따에 처할 상황이라거나, 선생님이 전후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자비하게 자신'만' 혼냈을 때 아이들은 큰 슬픔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나를 생각해보자. 나의 큰 슬픔은....내가 고치고 싶은 성격 몇 가지를 고치고 싶다는 마음만 먹었지 이렇다할 노력을 하지 않는 나를 깨닫게 될 때 무척 슬프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식으로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라는 예감이 들 때 엄청난 척추를 지닌 파도가 나를 덮치는 느낌이 든다. 가끔 이것저것 다 잘하고 싶어서 욕심부렸던 나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내가 되었다는 자괴감이 밀려올 때 나는 조금 슬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남다르다'는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할 때 체념한다.
폭풍우도 일년 내내 가진 않는다. 자연의 섭리라는 것이 있다. 폭풍우가 왜 생기는가에 대한 원인을 찾다보면 폭풍우가 왜 잦아들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답도 나온다. 슬픔도 원인이 있을 것이고, 그 원인이 평생토록 그 상태 그대로를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인간은 망각하는 존재다) 기다리며 버티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의 방법일 때도 있다.
정말 철학적인 이야기를 너무 쉽고 귀엽게 풀어나가려 해서 아쉬웠던 그림책이다. '이게 정말 마음일까?'와 같이 구체적인 사례가 같이 등장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어른은 이 그림책만 봐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여러 상황들을 떠올리겠지만 아이들은 그럴지 못할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