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 그의 시선은 10년후를 향하고 있다
홍하상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삼성그룹 총수 이건희에 대해서는 별다른 책이 없다.

덕분에 이 책은 상대적으로 다른 책들에 비해서 객관성이 유지된 점 덕분에 제일 나은 책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도 한계가 있다. 장점을 드러낸다는 취지는 좋지만 특별히 비판이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전혀 비판정신이 발휘되지 못하였다.

자동차사업 실패 등 각종 오류에 대해 거의 언급이 없다.

삼성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건희에 대해 알아야 하고 따라서 이 책도 필수 목록에 들어갈 것이다. 단 절대 책에서 나온 지식이나 사례를 객관적이라고 이해해서는 안된다. 아마 진실의 20% 내외 정도나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왜 이렇게 비율이 작냐고 묻는다면 한국에는 솔직히 자기를 드러내는 자서전 문화가 없고 조금이라도 민감한 내용은 무조건 감추려는 비밀주의 두텁기 때문이다.

어디 경제인 뿐일까, 사람이 죽은 일에 대해서도 나는 죽어도 증언 못하겠다고 뻗대는 최규하나 자기 반성 한마디 없이 뻔뻔하게 늘어놓은 김영삼 회고록 등등, 결코 경제인 탓 할 일은 아니다.

그냥 한국의 문화가 솔직함을 미덕으로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책은 <이병철 vs 정주영>이라는 저자의 또 다른 재미있게 읽은 작품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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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6-15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한국, 장기불황 온다
송경헌 지음 / 물푸레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거창한 제목에 비해 논리가 약하다.

여기서 예증으로 들고 있는 사례들은 다양하고 실제 실현되는 것들이 있다.

덕분에 더더욱 저자가 주장하는 위험한 결론 장기불황에 빠지지 않게 되나 고민을 가져보았다.

하지만 책의 구성이 각 부분간 유기적 관련성이 약하게 되어 있다.

2005년을 가상한 내용도 IMF직후 상황을 리바이벌 한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대책이라고 열거한 것도 내용은 공감하지만 그렇게 참신하지 못하다.

주제의 중요성, 참신성, 저자의 의도는 인정하겠지만 결과물은 그만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외부에서 주장하는 더블 딥이나 카지노 자본주의라는 비판이론 만큼이나

한국에는 토종 이론이 부족한 점을 감안할 때

이 책의 시도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해줄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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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할리우드를 폭격하다 - 오가 노리오 회장의 50년 경영일지
오가 노리오 지음, 안소현 옮김 / 루비박스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소니 전사장의 자서전.

개인사에 대해 치중하였고 막상 기업 경영은 생각만큼 많지 않음.

따라서 제목 그대로 보고 소니가 할리우드에 뿌리내린 역사와 실력을 보고 싶었던 나로서는 실망이 많았다. 기업 경영에 대한 내용은 대체로 다른 책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가령 플레이스테이션 진출만 하더라도 김지룡의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에 나온 이야기가 더 쉽게 와 닿는다.

소니는 일본의 다른 기업과 다르게 하드웨어에서 컨텐츠까지 계열화되어 통합 된 효과를 나타낸다. 극장 체인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는 소니가 만든 디지털 사운드 시스템에 따른 음향효과를 누리며 소니 컬럼비아의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안에는 종종 소니의 간판이 나타난다.

반면 국내 최고 기업 삼성에는 컨텐츠가 없다. 삼성영상사업단이라는 이름의 영화산업은 IMF에 쉬리 하나 남기고 접어버렸고 음향기기 부문은 블루텍이라는 이름으로 분사시켜 버렸다. 덕분에 홈씨어터라는 새로운 조류, MP3 플레이어라는 히트 상품에서는 follower 밖에 되지 못했다.

이런 부족함 덕분에 더더욱 소니 사례는 중요한 관심사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별로 신기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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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초의 비칙
문덕 지음 / 리즈앤북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새로운 시도가 몇가지 있어서 좋게 보인다.

하지만 전체로 본다면 비칙이라고 내놓기에는 약간 모자란 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가치투자를 비판하는 대목을 읽다보니 벤자민 프랭크린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워렌 버펫의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을 잘 못 쓴 것인데 이런 고유명사도 놓치는 것을 보니 저자가 주변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곳곳에 자신이 아는 것들을 규칙화, 테이블화 하여 알기 쉽게 정리한 점은 평가할만하다.

그럼에도 아주 참신하고 삼빡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물론 탁월한 성과를 보인 저자의 역량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책으로서 길이 남기에는 피터 린치나 코스톨라니와 같은 대가들의 책에 비해서는 모자라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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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강국 KOREA를 키운 3.8 따라지 - 영어를 경영한 CEO 이야기
민영빈 지음 / (주)YBM(와이비엠)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읽다보니 꽤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일화들이 곳곳에 깔려있었다. 다른 자서전이 남이 대필해준 적당히 사람 띄우기가 많다면 이 책은 매우 솔직하게 자신의 일과 주변 사람들, 사회에 대한 직설적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나이 많은 저자로서는 굳이 많이 남지 않은 자신의 여생에 이글을 통해서 모두 털어버리고 싶었던지도 모른다.

바로 그런 솔직함이 이 책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만든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장을 위조해서 대학에 들어갔다는 솔직한 고백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난리통에 여러 편법이 허용되던 세상의 이야기다.

하지만 저자가 성공한 데에는 역시 자기에게 닥치는 어려운 일들에서 물러서지 않았고 덕분에 남보다 먼저 시도한 일이 많았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책,교과서,테입 등 시청각교재 각종 유아교육 사업 등에서 선두에 섰다.

경영자로서의 냉정함도 곳곳에서 보인다. 특히 땅투자에서 탁월한 솜씨를 발휘했다. 아마 잘 계산해보면 책판돈 만큼이나 땅투자가 성장에 큰 도움을 준 것 같이 생각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서도 시사영어사의 왕성한 기업활동을 확인한 일이 많았다. 사무실에 앉아서 한동안 어린 여대 졸업생들의 정기구독 권유를 받았던 일이 생각난다. 영어공부라는 압박감에서 시달리다가 이를 잊기 위해 한두푼도 아닌 몇십만원의 거금을 구독료로 내어 놓기에는 아까왔다. 하지만 아가씨들은 끈질겼다. 어디서 전화번호를 알았는지 하여간 쉬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괴롭혀 왔다. 그리고 회사에서 강요반 권유반 하는 토익 시험 때문에 일요일을 자주 희생해서 시험을 치러 나갔다.

이런 일련의 활동들에 항상 시사영어사가 자리잡고 있었다.

물론 읽다보면 의아함도 생긴다.

아버지 답게 자식을 하버드 보낸 것을 자랑하지만 한편에는 막대한 기부금을 동 대학에 내어놓는 것은 일종의 기부금 입학 같이 느껴지고 아울러 한국에도 기부금입학제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는 모습은 역시 가진자의 논리라고 생각된다. 하버드와 같은 부자학교는 역시 부자들을 좋아하고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게 더 적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했다.

저자의 잘못은 아니지만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에 대해 불만을 토하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1억을 헌금했고 적어도 황해도 같은 고향사람이라고 반가와할줄 알았는데 인간미 없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투덜대는 저자의 모습이 솔직했고 재미있다.

지금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6.25 직후의 전쟁통만큼은 아니다. 서울대 나온 수재인 저자의 형도 의용군에 끌려가 행방을 모를 정도의 난리통 보다는 한결 편한 세상에서 편하게 공부한 사람들이 더 많다. 다리를 크게 다쳐 평생 핸디캡을 안고 살아야 했지만 저자는 굴복하지 않았다. 그런 노력과 도전의식에 크게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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