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강국 KOREA를 키운 3.8 따라지 - 영어를 경영한 CEO 이야기
민영빈 지음 / (주)YBM(와이비엠)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읽다보니 꽤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일화들이 곳곳에 깔려있었다. 다른 자서전이 남이 대필해준 적당히 사람 띄우기가 많다면 이 책은 매우 솔직하게 자신의 일과 주변 사람들, 사회에 대한 직설적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나이 많은 저자로서는 굳이 많이 남지 않은 자신의 여생에 이글을 통해서 모두 털어버리고 싶었던지도 모른다.

바로 그런 솔직함이 이 책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만든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장을 위조해서 대학에 들어갔다는 솔직한 고백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난리통에 여러 편법이 허용되던 세상의 이야기다.

하지만 저자가 성공한 데에는 역시 자기에게 닥치는 어려운 일들에서 물러서지 않았고 덕분에 남보다 먼저 시도한 일이 많았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책,교과서,테입 등 시청각교재 각종 유아교육 사업 등에서 선두에 섰다.

경영자로서의 냉정함도 곳곳에서 보인다. 특히 땅투자에서 탁월한 솜씨를 발휘했다. 아마 잘 계산해보면 책판돈 만큼이나 땅투자가 성장에 큰 도움을 준 것 같이 생각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서도 시사영어사의 왕성한 기업활동을 확인한 일이 많았다. 사무실에 앉아서 한동안 어린 여대 졸업생들의 정기구독 권유를 받았던 일이 생각난다. 영어공부라는 압박감에서 시달리다가 이를 잊기 위해 한두푼도 아닌 몇십만원의 거금을 구독료로 내어 놓기에는 아까왔다. 하지만 아가씨들은 끈질겼다. 어디서 전화번호를 알았는지 하여간 쉬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괴롭혀 왔다. 그리고 회사에서 강요반 권유반 하는 토익 시험 때문에 일요일을 자주 희생해서 시험을 치러 나갔다.

이런 일련의 활동들에 항상 시사영어사가 자리잡고 있었다.

물론 읽다보면 의아함도 생긴다.

아버지 답게 자식을 하버드 보낸 것을 자랑하지만 한편에는 막대한 기부금을 동 대학에 내어놓는 것은 일종의 기부금 입학 같이 느껴지고 아울러 한국에도 기부금입학제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는 모습은 역시 가진자의 논리라고 생각된다. 하버드와 같은 부자학교는 역시 부자들을 좋아하고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게 더 적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했다.

저자의 잘못은 아니지만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에 대해 불만을 토하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1억을 헌금했고 적어도 황해도 같은 고향사람이라고 반가와할줄 알았는데 인간미 없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투덜대는 저자의 모습이 솔직했고 재미있다.

지금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6.25 직후의 전쟁통만큼은 아니다. 서울대 나온 수재인 저자의 형도 의용군에 끌려가 행방을 모를 정도의 난리통 보다는 한결 편한 세상에서 편하게 공부한 사람들이 더 많다. 다리를 크게 다쳐 평생 핸디캡을 안고 살아야 했지만 저자는 굴복하지 않았다. 그런 노력과 도전의식에 크게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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