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가가 되기로 했다 - 파워라이터 24인의 글쓰기 + 책쓰기
경향신문 문화부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한강이 큰 일을 해냈다. 

책 읽지 않는 한국인들은 꼭 연말 되면 노벨문학상은 바란다. 과정에 대한 고민은 없이 결과만 기대하고, 대중적 저변 없이 천재의 등장만 원하는 꼬락서니다.
척박함 속에서 한강은 노벨문학상 비슷한 위상의 상을 받아 한국인들이 바라던 기적을 이뤄냈다.

이쯤해서 한국의 작가란 누구인가를 짚어보고 싶어졌다.
나름 이름 내기 시작하는 파워라이터 24명을 쭉 인터뷰해서 만들어진 이 책은 꽤 흥미롭고 유용했다. 
엄기호,한윤형 같은 청년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거나, 
최근 국회로 입성한 김종대 군사평론가 
정신과 의사로서도 다작을 하는 하지현 의사 등 
참 다양한 파워라이터들이다.

그럼 이들처럼 글을 쓰고 책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들은 솔직히 아주 값싸게 자신의 영업비밀을 내 놓는다. 참 착하다. ^^

그들이 내놓는 글 만들기 노하우들은 꽤 유용했다.
글 짓기를 요리에 비유하면서 먼저 재료를 잘 준비하라고 한다.
대체로 메모광들이다. 
하지현은 수년간 모은 수천개의 자료를 가지고 단숨에 글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제목과 목차를 먼저 깊게 고민해보고 서장을 먼저 써보라는 둥.
각기 방법이 다르더라도 하나 하나 음미해서 자신의 작업 규칙으로 삼아볼 필요가 있다.

각기 가진 재능에 따라 일하는 법이 다르다.
하지현 처럼 몰아 쓰기에 능한 작가가 있지만 반대로 조각글을 모아 한권을 만든다는 스타일도 있다.
이원재,이주은이 그렇다.
여기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강원국의 경우도 조각글을 모아 큰 책이 만들어진 케이스다.

그리고 작가들이 던지는 더욱 중요한 핵심이 있다.
글은 도구이고, 그러니 정말 글로써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임승수,정여울은 바로 그 핵심을 찌르고 있다.

천재 작가 한윤형은 또 심드렁하게 작가지망생들의 속을 긁는다.
글이란 노력하면 는다. 그런데 그래봤자 글로 먹고 살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러니 더욱 왜 작가가 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한강이 만든 현상은 한국에도 파도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단지 기적을 바라보기만 하던 사람들에게 일종의 순환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독자 없는 저자 없고 저자 없는 독자없다.
한국 사람들이 논쟁 붙으면 핏대만 올리게 되는 큰 이유가 객관성의 부족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공유해서 공통의 기반으로 정리해가고 그 위에서 다시 논쟁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금방 자기 신념 안에 포획해서 판정해버린다. 엄기호는 이런 현상을 비추어 이미 판관은 충분히 많다. 그래서 자신은 청춘의 이야기를 낮은 자세로 듣겠다고 접근했다.
이렇게 객관성은 하루 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보니 픽션 말고도 논픽션이 잘 개화되었으면 한다. 책 중에서 한국에 일본의 대작가 다차비나 스타일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어쨌든 좋은 저자가 늘어 독자가 더 늘고 다시 저자가 느는 그런 선순환을 기대해본다.
다시 한번 한강의 기적이 오래 흘러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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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하트 -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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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람에게 값이 두 번 매겨진다.

한번은 커리어를 결정하는 헤드헌터에 의해서

또 한번은 듀오와 같은 전문결혼중매사에 의해 매겨진다.

주인공은 젊은 여성 헤드헌터다.

그녀는 자신의 몸값을 올려가며 회사들을 넘나드는 전문가들을 도우며 자기 사업을 해나간다.

포지션이라는 자리와 커리어라는 인적자원의 매치매이킹이 그녀의 전문영역이다.

일을 하다보면 헛발질도 많다.

특히 다 좋은 것 같아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하지만, 막상 그가 매우 중요시되는 대학 학부의 급이 떨어진다는 발견하고 분노한다.

"출신 대학은 낙인이야" 하고 선배가 해준 교훈 섞인 심판의 말을 곱씹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지워지지 않는 카인의 낙인 같은 것인가 정말?

하지만 그녀 자신도 사실 그렇게 좋은 대학 출신은 아니다.

덕분에 결혼시장에 섰을 때 컴플렉스가 짙게 있다.

명문대 생을 쫓을 때도 그 컴플렉스는 뒤에서 갑자기 자신을 낚아챈다.

평소에 남의 가격을 매김이 자신의 전문영역이지만 막상 자신이 그런 가격 매김의 도마 위에 올랐을 때는 당황스럽다.


소설은 이렇게 사회적 활동과 상호작용에서 학력이 작용하는 방식을 아주 노골적으로 그린다. 마치 소의 원산지가 호주인지 미국인지 아니면 한우로 특정 지방 출신인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출발선이 결승선 까지 결정하게 되는 경향은 점점 강화되어가고 있다. 

변동이 심한 사회에서는 기회도 많다. 하지만 저성장으로 가면서 그런 변동성은 점점 줄어든다. 누군가 깃발 들고 모험을 시작하려는 사람들도 줄어든다. 정주영이 벌인 중동건설이라던가 울산 백사장의 조선사업 등은 많은 이들에게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대기업이 내놓은 신사업 아이템들은 기껏해야 중국 소비에 기대는 모양새다.

그렇게 꿈들이 작아지다 보니 내 포지션, 내가 만든 인맥, 나의 정치적 줄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니 그 뿌리인 학력의 중요성은 커질 수 밖에 없어진다.


작가는 이런 사회행태를 음서제의 부활로 압축해 표현한다.

우울해보이는 세태지만 우리는 멈추어 설 수는 없다. 음서제의 고려와 과거문란 했던 후기 조선의 말로를 잘 알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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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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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수성가한 사업가가 해외 카지노에서 돈을 날렸다. 감방에 가게 된 덕분에 돈으로 해결해보려다가 법조비리가 터지게 되었다.

문제는 역시 카지노라는 공간이다.

한국의 강원랜드에서 하면 합법이고 해외인 마카오,라스베가스에서 하면 불법이라고 한다.

어쨌든 카지노와 도박, 이 둘은 인간사회의 극단적 단면 하나를 보여준다.

운명의 신 앞에 자신을 걸어보지만 극소수만이 행운을 확인하고 돌아올 수 있다. 그럼에도 인간은 쉬지 않고 그 신 앞에 서고 싶어하는 시지푸스와 같은 운명을 가지고 있다.


작가 김진명은 소설 카지노에서 인간의 욕망이 가득한 도박장을 드러내보여준다.

시작은 네팔의 카지노다. 왠 네팔? 하다보니 작고 허름한 이곳에서 마지막 운을 시험하고 아예 히말라야로 떠나 대자연에 파묻혀 돌아오지 않는 도박사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마추어에서 프로 도박사, 그 도박사를 잡아 먹으려는 더 큰 도박사들 까지 다양한 군상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전작들과 다르게 정치 음모는 없다. 여전히 여성에 대한 묘사력은 약하다. 도대체 여자 주인공이 뭐가 그렇게 이쁜지 왜 남자들이 매달리는지 이런 감상은 전혀 허락하지 않는다.


일본에도 이런 만화가가 하나 있다. 

도박묵시록 카이지로 유명한 후쿠모토 노부유키다. 그의 그림의 선은 너무 투박해 여성 주인공들을 보면 이걸 이쁘다고 봐줘야 하나 정말 참아주기 어렵게 된다.

그렇지만 도박의 다양한 장르를 보여주고 그 속에서 인간을 드러내보이는 점은 작가의 강점이다.

벼랑끝에 몰려 운으로 시험하려는 마지막 도박들을 하지만 대부분은 그걸로 아주 끝나버린다.

뻔한 이치를 보여주는 듯 하면서도 그의 만화가 새로운 점은 게임의 룰을 새롭게 정의한 도박을 들고 오기 때문이다. 첫번째 작품은 아예 우리가 다 아는 가위바위보였다. 룰을 알아가면서 더욱 인간의 이해도도 올라가게 만든다.


김진명의 카지노에서는 바카라를 게임으로 올려 놓았다. 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지만 도박성은 비할바 없다고 한다.

카지노의 중독자, 고수들은 어떤 존재들일까?

운에 강한 자신감을 가진 이들이 있다. 세상의 일들은 재능과 운이 결합된다. 특히 사업의 경우는 운의 역할도 매우 크다. 트렌드를 너무 빨리 읽어도 실패하고 너무 늦게 들어가도 실패한다. 몇번 대박을 치다보면 자신감이 붙는다. 그리고 더욱 자신의 운을 시험해보려는 욕구가 든다. 점집의 주요 고객들이 사업가, 더 나아가 정치인이라는 점도 맥이 통한다.

조선일보의 컬럼니스트 조용헌의 말을 빌리자면 월급장이의 사주는 재미가 없다고 한다. 정치인,연예인,사업가들을 맞춰주어야 명성도 붙고 돈도 들어온다고 한다.


사업가들의 경우 사업이라는 평소의 일보다 더 강하게 자신의 운을 증명하고 싶어할 때 찾는 곳이 도박장이 된다. 이곳에서는 세상의 일들이 더 빠르게 압축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도박장들의 대표인 라스베가스나 마카오의 경우를 보면 세계의 명소들을 모아놓았다. 꽃보다 남자의 베니시안 호텔을 가면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똑 같이 볼 수 있다. 파리,뉴옥,피라미드 모두 다 모아 놓은 공간이 라스베가스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성공 후 체험할 수 있는 인생의 매력을 단계별로 더 준비해놓았다는 점이다. 무한대로 열린 쇼핑센터,  최고급 고객에게는 무한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지노. 기타(??) 등등.


돈을 벌려고 일을 한 건 사업가나 법조인이나 매한가지인가 보다. 어려운 법공부를 해서 판사가 되어도 매일 범죄인들 기록 보는 건 즐겁지 않다고 한다. 결국 일에서 놓여 났을 때 받고자 하는 보상욕구는 꽤 컸다. 일반인들이 사회에서 평생 벌 수 있는 돈의 여러배가 된다. 

시장장사꾼에서 사업가가 되는 건 아무나 가능하지 않다. 시장의 상인은 수만명이지만 정말 기업으로 확장시킨 건 아주 아주 극소수다. 더페이스샵에서 내츄럴까지 사업의 성공은 페이퍼와 입으로 되지 않는다.


이런 일들의 가장 핵심에는 역시 돈이 있다.

사업도 법공부도 돈. 그리고 돈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돌리는 카지노는 압축된 공간이다. 


이 카지노 속에서 살아남는 승자가 되는 법에 대해 김진명은 아주 길게 강의로 늘어놓고 있다.

핵심은 결국 무욕이다.

돈을 돈으로 보지 말고, 빠르게 페이스에 휘말리지 말고, 작게 정해진 금액을 아주 느리게 시도하라는 거다. 한마디로 무탈의 경지다.

대부분은 뻔한 것 같은 이 이야기와 다르게 군다.

조금 벌면 으시대다가 자기 꾀에 빠지고, 잠시 이기다가도 약간의 손해를 참지 못해 가진 걸 다 털어놓고 나온다. 

그래서 이기는 법 전에 지는 법, 돈을 향해 가는 마음 대신에 자신을 조절하는 억제력을 더 키우라고 한다.

좋은 제안이기는 한데 그럼 카지노는 왜 가나?


작가의 의도는 점점 분명해진다. 카지노에서 돈 따는 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이니 가지 말라는거다. 아예 강원랜드라는 곳은 꼼수를 썼기에 바카라로는 돈을 못 딴다고 못 박아가서 강조해준다.

미모의 여주인공의 직업이 도박중독자 구제 상담원인 것에서도 의도는 재삼 드러난다.


그럼에도 카지노라는 공간은 한번 흥미를 가져볼 필요는 있다. 도박을 하라는 건 아니고 왜 카지노가 세계에서 그만큼 큰 산업이 되고 활발히 돌아가는지, 영종도와 송도의 침체된 부동산의 구원자로 떠올라 있는지 등을 알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핵심적으로는 카지노는 자본주의 세계의 축소판이고 인간의 욕망을 극도로 고속화시켜 돌리는 공간이기에 우리의 가장 화려하고 추한 면을 극단으로 보여준다는 점을 깨우치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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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메이커
김진명 지음 / 포북(for book)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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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총선이 끝나자 갑자기 대선 이야기가 넘친다.

거의 따놓은 듯한 야권 주자들의 근자감에 비해 여권은 쑥대밭이 되었다. 

대선은 5년마다 벌어지는 결투의 장이기도 하고 민초들의 축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것 뿐일까? 과연.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가 화제다. 트럼프와 샌더스라는 변경의 인물들이 등장해서 선거판을 흔들고 정치권게 강력한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는 전세계에 영향이 크다 보니 다들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런 한국의 선거는 어떨까? 우리 만의 축제인가 아닌가?

김현희 KAL 테러 등 쉬지 않고 나오던 북풍을 보면 북한이 꼭 남한의 민주화를 원하지 않던 것 같기도 하다. 이 부분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미국의 태도다.

이게 바로 이 책의 주제이고 김진명의 도전 및 탐구 대상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쉬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만드는 그럼 김진명식 글쓰기의 매력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속도감 넘치는 빠른 진행,

선 굵은 캐릭터,

거대한 음모와 맞서는 주인공의 활약

그리고 무엇보다 우국지사적 태도


그의 작품들에 골고루 나와 식별하도록 도와주는 특징들이다.


김진명의 문장은 섬세하지 않다. 문장 자체가 짧고 대상을 깊이 묘사하는 형용사와 만연체를 거부한다. 그 대신 독자를 붙잡고 빠르게 낯선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킨다.

<킹메이커>에서도 한국과 미국을 오가고 공간적으로도 청와대,미국교도소 까지 나온다.

마치 취재원이 고급지고 풍부한 탐사 전문 신문기자와 동행하는 느낌이다.

외교-정치-경제를 두루 아우르는 그의 서사는 남성 독자들에게 호응이 높다.


그리고 누군가 이런 이야기는 해주었으면 하는 거의 폭로에 가까운 강한 메시지도 반향이 크다. 

이 작품에서도 희한한 반전을 통해 매우 커다란 메시지를 부각시켜준다.

세계 속의 한국은 바꾸어 말하면 제국의 변방이고 위성이다. 그걸 잊지 말되 그 안에서 내 것을 찾는 자주적인 노력을 멈추지 말라고 강조한다.

이 이야기를 한번만 하는 게 아니라 이휘소부터 시작해 쉬지 않고 반복해왔다. 

조금 웃기게 연결해보면 최근 트럼프의 인기와도 맥이 닿는다는 느낌이다.

단순하고 솔직하게 반복해서 꼭 하고 싶지만 체면상 못하던 억눌린 감정 해소.


어쨌든 그의 독서는 독특한 경험을 준다.

읽는 내내 손에서 내려 놓기 어려운 속도감도 있고, 풍부한 정보가 주는 새로운 시각 부여도 정보량을 늘려준다.

하지만 결론은 아쉽다. 

스포일이 될까봐 결론을 자세히 언급하기는 그렇지만 누구를 띄웠고 그 사람의 최근 행태를 보면 너무 아니다. 여기까지만 적어주는게 소설가의 노력에 대한 예의라 생각해서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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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가 2016-05-12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풍 조작사건들 중 대표적인 김현희 KAL 사건, 이휘소 박사 핵무기 개발하다 죽었다는 말은 지어낸 말에 불과 합니다. 이휘소 박사는 박정희를 누구보다 싫어했으며 핵무기 개발 반대입장에 이였습니다. 또한 죽기전 한국방문도 미국 시민권자로 미국 대표로 방문했던 것입니다. 김현희도 KAL사건후 국정원 직원과 결혼해 잘살고 있습니다. 극우들의 전형적 수법인 매카시즘을 이용한 김진명 스타일 극혐임

alummii 2016-05-12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구려 완결은 포기하는걸로 ㅡㅜ

사마천 2016-05-12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lummii님, 자신에게 더 맞는 장르가 있는 듯 합니다 ^^

alummii 2016-05-12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그렇죠?

사마천 2016-05-12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정식님, KAL,이휘소 등은 님의 의견이 더 합리적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소설가라는 존재는 팩션을 만들어내서 진짜인듯 가짜인듯 해가면서 자신을 세일즈 해가네요. 솜씨에는 일단 감탄합니다. 관심 감사합니다 ^^

사마천 2016-05-12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진명 작가가 대학때 17끼를 굶었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예술을 할려면 배가 고프니 미리 체험해두어야 한다고 하면서. 배고픔을 미리 알기에 더욱 상업화에 맞는 포지션과 창작 전략을 수립한 것 아닌가 하는 추론을 해보았습니다 ^^
 
괴물이 된 대학 - 자본의 꼭두각시가 된 한국 대학 구조조정 백서
김창인 지음 / 시대의창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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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괴물이다?

대학을 부르는 방법으로 상아탑이라는 오랜 존칭이 있었고 우골탑이라는 돈과 얽힌 비난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괴물이라니 낯설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된 데는 지금 대학이 구조조정이라는 압박 속에서 내전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사라지는 학과의 학생들이나 교수들의 아픔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내가 머물던 공간이 사라지고 선후배 사이의 연결이 끊어져 고립되어버리는 충격은 엄청나다.

하지만 시야를 넓혀 보면 문제가 쉽지 않아 보인다.

거대한 청년실업군이 쌓이고 쌓이고, 인구감소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대학이 맡아온 고등교육이라는 역할은 중대한 의문을 받고 있다.

성장기에 한껏 부풀려 놓고, 또 자신의 가치를 유지하느라 자부심 가지던 대학의 리더들은 지금 혼비백산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추세는 이제 막 시작되었고 앞으로 커지면 커지지 쉽게 멈출수는 없다.

굳이 비교하자면 미국이 80년대 일본에게 밀려가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리스트럭처링 되던 경험이나 일본이 거품 붕괴 후 하산하던 모습과 비슷하다.

즉 방법의 속도나 조정은 있어도 방향을 되돌리기는 무척 어렵다는 걸 먼저 객관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렇지만 한국의 대학은 과연 잘 변하고 있는가 물으면 이것도 정답이라고 변호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먼저 급속도로 방향을 틀었던 대학은 중앙대다.

재단이 10대그룹에 들어가는 두산에 의해 운영되면서 중앙대 구성원들은 극적으로 변하게 된다. 회계가 교양필수가 되고 경영대는 1200명 까지 늘려가지만 다양한 전통 학과들은 사라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교 이사장은 폭언을 하다가 물러나고, 총장은 비리로 사라진다. 방법도 문제지만 지향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다.

진중권 교수는 중앙대에서도 강의를 했었다. 그래서 더 냉철하게 비판한다. 모두가 다 경영자가 되면 팔로워는 누가 하지라고. 

사실 경영은 기술의 영역이라 미국의 유니버시티에서는 가르치지 않고 스쿨에 해당하는 보다 후위의 교육기관에서 수행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지, 유니버시티에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중앙대는 자신 있게 밀어 붙이고 있고 그 결과는 구성원들의 갈등 증폭이다.

그래서 중앙대 학내 구성원들은 두산이 내건 "사람이 미래다"라는 구호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서울의 상위권 대학과 10대 그룹과의 만남도 이 모양인데 다른 곳들은 어떠할까?

여기저기 삐걱 대는 소리가 들린다.

그럼 대안은 없을까? 한국 자본주의 성장기의 전통 사업들은 심각한 도전을 맞고 있다. 오죽하면 삼성 조차 이재용 체제에서 구조조정만 하고 있을까?

더 멋지게 돈 버는 애플 만큼 할 경영자는 없을까 하고 쳐다보게 된다. 그러면서 경영자들은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갖게 되는 의문이 잡스를 따라서 융합하라 인문학 배우자라고 하면서 왜 학교에서는 인문학 강의를 폐쇄하게 될까다.

실제 영국은 대학교육을 강력히 수출하고 있다. 조더넌 아이브라는 걸출한 애플의 디자이너를 배출한 대학에서는 덕분에 디자인 유학생이 왕창 늘어났고 이 공로로 아이브는 기사 작위까지 받았다.

자 그러면 해결책이 있어 보인다. 한국도 그렇게 융합적 예술교육을 하는 대학으로 변신하면 되지 않냐고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런데 이건 답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의 다국적 기업은 아예 영국 대학 출신이 세운 회사와 계약을 하거나 졸업생을 스카웃하게 된다. 그러니 한국에서도 영국 대학으로 유학을 가지 굳이 여기서 커리어를 키워가려고 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제 변신해보겠다는 대학이 어느새 이 흐름을 따라가겠나? 

이런 변화는 인문학에서도 마찬가지로 나오게 된다.

굳이 예술과 인문이 아니더라도 얼마전 서울대 공대교수들이 공대교육도 위기라고 책을 펴냈다.내용도 풍부해서 이과생이라면 한번쯤 읽어 볼 책이다.

자 그렇다면 한국의 대학은 어찌 하면 될까?

감히 예견해보건데 인서울의 핵심 대학은 쉽게 망하지 않는다. 전입금도 꽤 쌓였고 더 중요한 건 땅을 가지고 있다. 특정 대학을 지적해서 뭐하지만 연세대의 경우 막대한 기부금을 걷어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세브란스 이용객을 수용하게 된다.

하나의 모델이고 미국도 비슷한 현상이 강화된다.

그렇지만 이 해법이 모두에게 적용될 수는 없다. 그러니 어쩌면 좋을까? 답이 쉽다면 굳이 이런 책이 나와 울분을 담은 목소리로 괴물이라고 외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해야 할 말은 흐름은 거역할 수 없고 해법은 모두가 다 지혜를 제데로 모아야만 나온다고 감히 제언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한 마디 더 두산처럼 무지하게 해서는 안된다. 여기서 꼭 지적하고 싶은 건 회계를 교양으로 가르칠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저력을 읽어내는 통찰과 조사와 창의적 해법 찾기가 답이 되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경영대 키운다는 두산 스스로 자기 사업 경영 제대로 못하지 않는가? 신입사원도 내쫓을 정도로 말이다.

그것 보다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그러니 쉬운 일이 아니고 더 시급한 일이고 당위로서만 해결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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