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러시아 - 경제연구소의 인문학자가 들려주는 러시아의 역사.문화.경제 이야기 줌 인 러시아 1
이대식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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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다. 평화롭다가도 전쟁이 발발하고 언론의 탄압은 심하지만 반대로 미국에서 탈출한 스노든에게는 피난처가 된다. 대국인 것 같다가도 경제면에서 취약하고 선진국 같다가도 하는 일들은 꼭 그 수준은 아니다. 

거기다가 리더십은 독재정치에 딱 맞는데 과연 이게 어떤 나라일까?

러시아의 진면목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러시아는 대국이다. 

나라도 넓지만 문화 특히 문학과 음악이 깊다.

한때 미국과 세계를 나누어 지배했지만 지금은 푸틴의 지도 아래 부활하며 자기 중심을 잡으려고 한다. 이런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는 종종 확 달아올랐다가(아관파천,고르바초프의 제주도 방문) 식더니 필요한 곳에 나타나곤 한다.(6자회담) 

그런 러시아를 정말 폭넓게 알게 해주는 책이 나왔다. 바로 이 책이다.

저자 이대식은 30년간 러시아를 공부하고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연구하고 SERICEO에서 강의를 해왔다. 인기가 많았던 강의가 모아져 책이 된 것이다.


역사,문학,예술,경제,정치 등 어느 주제도 거리낌 없는 저자의 식견에 늘 감탄해왔다.

책으로 본 저자의 이야기는 더 빠르고 쉽게 다가온다.

나 스스로가 러시아 문학을 제법 안다고 생각해왔었지만 책을 보니 완전히 착각이었다. 푸시킨의 소설 <에브게니 오게닌>은 유익하게 읽었고 결투에 의해 요절한 건 알았지만 흑인혼혈이라는 점이나 결투에서 사실 사격의 명사수로 여러번 이겼었다는 건 처음 알았다.

도스토예프스키 이야기는 꽤 길고 극적이다. 사형장에서 간신히 살아나 시베리아 유형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덕분에 도박에 깊이 빠지고 빚이 많았는데 이를 극복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게 도와준 건 21세의 아내 (당시 도스토예프스키는 46세) 덕분이었다. 속기사로 만나서 아내가 된 그녀는 도박에 빠진 남편을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도박을 더 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만이 간질(아마 유형에서 온 고통에서 만들어진 병일까?)에 시달리는 남편의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한다.

거기다 돈 개념이 약한 남편을 대신해서(참고로 작가들 대부분이 돈 개념이 약하다. 내가 만나본 분도 그랬다. 발자크의 경우도 평생 돈을 쫓았지만 사업은 다 실패했다) 매니저 겸 출판업자로 변신해서 수익을 만들었다.


또 감탄스러운 부분은 많지만 역사 부분의 시베리아 철도건설도 너무 좋고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경제파트에서 러시아 진출에 성공한 한국기업 열전이 참 좋다.

오리온,야구르트,경동나비앤 등 다양한 한국기업의 성공 이야기에서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시사점이 많을 것이다.


저자의 연구와 강의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고 이런 책들이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잘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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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무엇으로 싸우는가
신기주 지음, 최신엽 그림 / 한빛비즈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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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지 건네는 20대 여사원에게 농담 한번 건네본다.

어 이거 개인메시지인감?

아주 사무적이고 정석적인 대응이 되돌아온다. 농담 수준도 안되는 아재개그라는 게 판명된 셈이다. 


20대 시절에는 이런 농담으로도 종종 낚시했고, 30대는 진한 농담수준으로는 취급되었는데 지금은 도대체 아니다. 그냥 투명인간 취급이다.

이렇게 남자들의 40대는 나이듬이라는 부담을 가지게 된다. 잃은 것 대신 손에 쥔 것은 얄팍한 권력이다. 직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뒷자리의 상석은 자연스레 회의실의 중심타석으로 이어진다. 거기서는 나름 결재권자 혹은 무게 있는 비평가의 위치다.

그러니 한 마디가 종종 독설이 되어 아래 것들을 뒤흔든다.

그 재미로 사무실로 열심히 나오고, 거들먹 거리고 또 그렇다 보니 아재개그에도 20대 묘령의 여사원은 함부로 대응하지는 않는다.


자 남자 40대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40대 남성들이 가진 고독감, 불안감, 중독 등의 주제들에 대해서 남자의 관점으로 풀어나간다. 어떤 이야기는 공감이 확 가고 어떤 것은 글쎄 한다.

이건 아마도 40대가 남자들에게 성패가 확연히 갈라져가는 시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써나가는 동기도 그렇다. 에스콰이어 잡지 편집장을 하다가 편집진 교체를 맞게 되었다. 헤어지는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스스로도 기껏 이거였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기자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펜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자부심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돈의 잣대로 움직여가는 현실과 부딪히면서 자괴감이 쌓여갔다. 한번 확 사표도 던져봤지만 6개울 버티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점 도대체 나는 왜 라는 질문과 답이 쌓여간다.


저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남자들 40대가 다 그런 불안감 속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존재감의 확인을 위해 일에 더 몰두하고 가진 것이 약해지면 더 허세를 부리게 된다.


딱 부러지는 해결책은 없다, 개별적인 투쟁이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 제목도 남자는 무엇으로 싸우는가로 이름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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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지음, 이소담 옮김, 양경수 그림 / 오우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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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뛰위 됐으니 야근수당 달라, 

꽤 충격적인 제목이다.


저렇게 노골적인 대답을 한다면 아마 면접자리에서 판판히 깨질 것이다.

하지만 다들 속에서는 열불과 함께 이 소리가 치고 올아오고 있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사축이 되지 말자는 거다.

회사에 매인 가축 같은 존재가 사축이다. 참고로 이 책은 일본책이다.

일본에서는 회사가 제공하는 숙소에 모여 살고, 회사가 정년을 보장하고, 이후에는 기업연금으로 추가 노후도 책임져 준다. 평생 같이가니 자연스레 쫄레 쫄레 따라다니게 되고 결국 사축이라는 비아냥 거림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이렇게 성장한 세대와 새로 직장을 시작하는 세대사이에는 여러가지 조건 차이가 난다.

2011년 대지진 이후로 보면 대기업에서도 명퇴가 발생하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조직의 충성도는 급격히 뜰어져간다. 그럼에도 과거의 관습적인 리더십으로 부하들을 몰아가는 간부들과는 문화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결국 이 말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 주세요


그럼 한국은 어떨까?

한국의 초일류 모기업의 경우도 신입사원들의 장래 희망이 임대사업자라고 한다. 보람을 이야기하면 수당이야기가 나올 판이다.

일본도 고성장기에는 알바생에게도 열정을 이야기했다. 한국에서도 꽤 점포를 가지고 있능 일본 카레전문점의 경우 프랜차이즈다. 그런데 이곳의 경영 방침 아르바이트생 중에서 점주를 선발하고 라이선스피는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자기사업을 한다는 희망으로 열정을 바칠 수 밖에 없고 회사도 잘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것도 모두 경제가 커지고 회사도 커지고 다들 잘 되어간다는 흐름에서의 이야기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어느 기업이든 과거의 약속을 지키기는 어려워진다.


그러다 보니 이미 한국에서도 이 책과 비슷한 메시지를 담은 책이 있다.

한윤형이 대표저자인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었는가."

열정 타령 그만하고 노동이나 제값 주세요 하는 메시지다.

두 책을 잠깐 비교해보면 방향은 같이 흘러간다.


아직 일본의 노동 환경은 객관적 지표로 볼 때 한국보다 훨씬 낫다. 정규직 비율, 노동자들의 정년퇴직 비율, 최저임금 등.

열정 노동이 아니라 야근수당 이야기를 할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회사의 민낯을 까발리는 책은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다. 그래도 이 책이 꽤 팔리는 걸 보면 한국이 일본 닮아가는 현상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는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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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경제 빅뱅
송경헌 지음 / 지식공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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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통일이 이루어진다.

이어서 한국의 주가지수는 6000에 다다른다.

내수주가 선도에 나서고 특히 음식료의 두각이 돗보인다.

건설이 가장 많이 오르는데 아파트 전문 기업의 상승세가 쎼다

다른 종목들은?

다 까버리면 저자에게 실례가 될 것 같아 스포일은 이 정도로 한다.


통일은 매우 다이나믹하고 변수가 많아서 어느 시나리오 하나로 고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여러 가지 기본 가정을 한다.

주변국과의 관계, 남북 주민들의 의지 등


저자의 의견 중에 특히 주목할 부분은 통일 비용이다.

찬성 의견이 낮은 큰 이유가 비용이 과도하게 커질까인데, 저자는 이의 해결책으로

세금이 아니라 채권발행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세금으로는 한마디로 택도 없다.

독일이 실제 세금을 올려서 해결해나다가 경제가 침체에 빠져 상당히 오래 고생했다. 

한국의 경우 적어도 이 부분은 학습 효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채권 발행해서 인프라 투자하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주변 파급 효과가 날 것이다.

일관된 계획을 위해 중국 모델을 쫓아 부동산 공유제를 실시하는게 매우 중요하다.


아 참 한가지 더

환율은 통일 초기에는 하락(원저) 하다가, 이후 안정되면서 다시 급상승 하리라 예상한다.


알부분은 소설, 뒷부분은 분야별 각론인데

핵무기와 관련된 해외사례를 많이 다루었다.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고 또 그것만 믿다가 내부 분란으로 무너진다면 우스꽝스러운 결과가 될 수도 있겠다.


그동안 나온 많은 책들이 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에 비해 저자는 경제만 한정 짓지 않고 정치와 연관되어 문학적 상상력까지 발휘하여 책으로 묶어내었다.

그 점 특히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 이어지는 많은 책들이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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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 - 창의적인 삶으로 나아간 천재들의 비밀
월터 아이작슨 지음, 정영목.신지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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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는 혁신이다.

컴퓨터 산업에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창조가들의 진면목을 모아 보이는 책이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쓴 아이작슨의 또 하나의 역작으로 매우 감탄스럽다.


특히 개인용 피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역할을 한 게이츠,잡스와 다른 인물들에 대해서 매우 흥미로운 일화를을 소개한다.

게이츠의 경우 워낙 탐욕스러운 인물이라 전기를 잘 안 읽었는데 이 책에서 많은 걸 배웠다.

아주 어려서(초등 입학전) 가만히 있으니 어머니가 뭐하냐고 묻는다

"생각하고 있어요"

어머니는 정신과 상담을 보낸다.

왜 지금도 게이츠가 생각주간을 가지는 지 뿌리가 여기 있었다.

아버지가 변호사고 어머니가 IBM회장과 같이 활동할 정도의 명문가였고 학교도 명문 사립고를 다녔다. 가장 큰 혜택은 PDP 기종을 일찍 접했는데 개인의 노력 더해서 학부모들의 지원도 컸다.

물론 그 기회를 이용해 마음껏 사고를 쳐서 수시로 경고를 먹었는데 그 버릇은 대학에 가서도 여전했다.

규칙에 반항하고 친구들에게도 툭툭 쏘고, 심지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담당 교수는 아주 재수 없는 친구라고 회고 했다. 

하지만 게이츠는 자기 장점을 잘 알았고 거기에 집중했다.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그리고 기회다 싶으면 날밤새면서 집중하는 모습.

게이츠가 도약할 수 있었던 두 번의 계기는 알테어에 BASIC을 올린 것, 그리고 IBM과의 DOS 개발 계약이었다.

이 과정에 대한 일화들을 흥미진진하게 묶어내서 게이츠의 성격과 공과에 대해서 아이작슨은 아주 잘 보여준다.


또 하나 무척 흥미로운 인물은 부쉬넬이었다.

그는 퐁이라는 게임기 사업으로 성공했었다. 이 회사에 잠시 잡스가 일했었는데 괴짜의 면모를 잘 회고해서 보여주었다. 영화에도 나오는데 냄새가 나서 일은 하도록 놔두지만 야간으로 시간은 조정해주었다. 역시 보는 안목이 있었다.

그는 어려서 고아가 되었는데 컴 게임이 인기를 끄는 걸 보고 이를 사업화 하기 위해서 거꾸로 하드웨어 칩으로만 구현해내었다. 다운사이증과 포맷 이동을 하였는데 철저히 사업성 위주로 개발해내었다.

아이작슨에 의하면 아이디어는 작은 부분이다. 아이디어를 기술적으로 구현하고 나아가 이를 비즈니스로도 만들어야 한다.

그런점에서 부쉬넬은 이 난관 모두를 돌파한 이노베이터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요즘 많은 청춘들이 창업을 자의반 타의반 하고 있다. 아마 부쉬넬과 게이츠 일화만 읽어도 책값은 충분히 뽑는 셈이다.


말고도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대부분 유용했고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시작과 끝은 바이런 경의 딸 에이다였다. 시인의 딸로 수학을 배우고 후일 컴퓨터 선구자로서 프로그래밍 언어의 이름으로 남는 영예를 누린 인물이다.


이노베이터, 

저성장에 대기업들의 추락이 이어지는 한국이 부족한 건 결국 기업가 특히 이노베이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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