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지음, 이소담 옮김, 양경수 그림 / 오우아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보람뛰위 됐으니 야근수당 달라, 

꽤 충격적인 제목이다.


저렇게 노골적인 대답을 한다면 아마 면접자리에서 판판히 깨질 것이다.

하지만 다들 속에서는 열불과 함께 이 소리가 치고 올아오고 있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사축이 되지 말자는 거다.

회사에 매인 가축 같은 존재가 사축이다. 참고로 이 책은 일본책이다.

일본에서는 회사가 제공하는 숙소에 모여 살고, 회사가 정년을 보장하고, 이후에는 기업연금으로 추가 노후도 책임져 준다. 평생 같이가니 자연스레 쫄레 쫄레 따라다니게 되고 결국 사축이라는 비아냥 거림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이렇게 성장한 세대와 새로 직장을 시작하는 세대사이에는 여러가지 조건 차이가 난다.

2011년 대지진 이후로 보면 대기업에서도 명퇴가 발생하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조직의 충성도는 급격히 뜰어져간다. 그럼에도 과거의 관습적인 리더십으로 부하들을 몰아가는 간부들과는 문화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결국 이 말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 주세요


그럼 한국은 어떨까?

한국의 초일류 모기업의 경우도 신입사원들의 장래 희망이 임대사업자라고 한다. 보람을 이야기하면 수당이야기가 나올 판이다.

일본도 고성장기에는 알바생에게도 열정을 이야기했다. 한국에서도 꽤 점포를 가지고 있능 일본 카레전문점의 경우 프랜차이즈다. 그런데 이곳의 경영 방침 아르바이트생 중에서 점주를 선발하고 라이선스피는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자기사업을 한다는 희망으로 열정을 바칠 수 밖에 없고 회사도 잘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것도 모두 경제가 커지고 회사도 커지고 다들 잘 되어간다는 흐름에서의 이야기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어느 기업이든 과거의 약속을 지키기는 어려워진다.


그러다 보니 이미 한국에서도 이 책과 비슷한 메시지를 담은 책이 있다.

한윤형이 대표저자인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었는가."

열정 타령 그만하고 노동이나 제값 주세요 하는 메시지다.

두 책을 잠깐 비교해보면 방향은 같이 흘러간다.


아직 일본의 노동 환경은 객관적 지표로 볼 때 한국보다 훨씬 낫다. 정규직 비율, 노동자들의 정년퇴직 비율, 최저임금 등.

열정 노동이 아니라 야근수당 이야기를 할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회사의 민낯을 까발리는 책은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다. 그래도 이 책이 꽤 팔리는 걸 보면 한국이 일본 닮아가는 현상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는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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