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가는 항해
갈렙앤컴퍼니 지음 / 21세기북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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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에 비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입니다.

한 기업에 BSC를 적용해가는 과정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간 시도는 좋습니다.
편하게 경영 원리를 이해시킨다는 점에서 물고기처럼 등 외국의 좋은 책들과 같은 취지라 보여집니다.
하지만 배경설명은 길고 실감나지만 실제 BSC의 실체를 도입하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소략하고
생생한 맛이 나지 않습니다.

BSC라는게 전통적인 관리기법이 빠지기 쉬운 재무적 관점으로만 기업운영하기라는 함정에서
벗어나 고객, 기업문화, 프로세스를 모두 포괄하는 종합적 관점을 제공하는 장점을 제공합니다.
더불어 기업 리더의 전략이 실행 레벨 곳곳에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실천 툴로서의 기능도 하죠.

따라서 이렇게 영향력 큰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저항이 만만치 않게 나오고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 하나 하나가 노하우고 가치있는 활동입니다.

이 비하인드 과정은 공식적인 문서로 나오기는 어렵지만 실제 일의 진행을 결정짓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소설이라는 형식은 인간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이들이 보여주는 속내를 표현하는데 좋은 수단입니다.
실행천재가 된... 이라는 책을 보면 변화에 저항하는 중간관리자가 집에서 속 마음을 털어놓고 토론하면서
자신의 문제점을 찾는 내용이 나오죠.
이런 소설로서의 장점들을 살려내지 못하고 그냥 BSC 도입하고 1000일 지나니 모두다 잘 되서
승진한다니 무언가 앙꼬가 빠져버린 찐빵 같아 버립니다.

갈렙앤컴퍼니의 브랜드와 노력은 인정하지만 이 작품은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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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평전
조성기 지음 / 작은씨앗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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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의 경영인들 중에서 모두에게 존경 받는 사람은 드물다.
비범한 일을 해서 인정을 받더라도 다른 과오에 의해 비난받는 경우가 많다.
가깝게는 삼성이 상속 등과 관련해서 비난 받거나 대우가 과도한 차입에 의한 붕괴로
현대가 지나친 확장에 의해 비판 받는게 모두 그러한 사례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 되는 유일한 박사는 거의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 존경 받는 기업인이란 점에서 예외다.

자신의 기업을 사회로 환원하는 것은 대부분의 기업이 정경유착을 통해 개인적 치부를 해나가던
시절 신선했고 기업을 운영하는 이념으로 성실과 정직을 강조했기에 의약품과 같이 복마전으로 치부되던
분야에서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아냈다.
유명 소설가인 조성기씨가 유려한 필체로 전개한 이 책에서는 기업인 유일한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다양하게 살펴 볼 수 있다. 식민지로 몰락하는 조선의 말년에 선교사를 따라 떠난 미국 유학부터
박사학위까지 받도록 치열한 공부, 독립운동의 후원 밑 혼란속의 대한민국으로 귀국 등 인생의 전개가
곧 한편의 드라마였다.

약이란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중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뢰를 쌓고 지켜야 한다는 기업이념은
유일한 개인적으로도 항상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나왔다.
어려운 주변을 도와는 주되 그것이 과하면 자립심이 없어지기 때문에 늘 돌려받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자신에게 빌려간 내용을 유언장에 일일이 명기해서 회사에서 돌려받도록 하되 노부모를 모시는 경우는
면제해주는 운용의 묘도 나타난다.

유언과정에서 자신의 아들에게는 대학교육을 시켜주었으니 자립해라하고 말한 내용이 냉정하게 들리지만
미국의 주요 부자들이 자식들보다는 기부를 선택하는 문화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가능했던 선택이라 보인다.
반면 살아가면서 오랫만에 사무실로 약속 없이 나타난 조카를 보고 왜왔는지를 되묻는 모습 등은 역시
미국적 문화의 지나치게 합리적인 부분이라고 보인다.

독립운동 과정에 대한 묘사도 흥미로운데 이승만에 대해 별로 좋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당시 이승만은 하와이 등 노동자로 나간 동포들의 모금을 기반으로 자신의 프린스턴 박사학위를
강조하는 과도한 영향을 행사해왔다. 그런 이승만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대한민국 건국 초기 협조를 거부했더니 다양한 방법으로 보복이 돌아왔다고 했다.
사업을 하면서도 이승만 정부에 대해 정당히 세금을 내고 특별히 부당한 혜택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기업이 장수하게 되는 조건이 되었다고 한다.
장면,박정희 등 정권이 아무리 바뀌어도 이 원칙은 대체로 유지되어서 오늘날까지 이어온다고 한다.
내가 정당히 의무를 다했기에 굳이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아도 좋다는 당당한 모습이 보여진다.

조성기씨의 글솜씨에는 당시 시대배경에 대한 공부가 많이 더해져있다. 어떠한 상황이었기에 이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다는 배경설명이 더해져서 한사람의 삶을 보다 충실히 이해하도록 만들어준다.
아마 조정래씨의 아리랑과 같이 읽어도 충분히 서로 도움을 줄 것 같은 글들이다.

어쨌든 신용과 정직으로 미래를 내다보며 자신의 소신을 지켜온 존경받는 기업인에 대한 기록물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참고로 어떤 국내 유명 펀드매니저는 유일한이 창업한 유한양행을 테러가 나도 보유하면서 잠을 잘 수 있는
종목으로 추천한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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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6-01-25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또 어떤 펀드매니저는 '유일한'과 '유한양행'은 다르다~라고 말했더라구요. 고이주에타가 없는 코카콜라, 서두칠이 없는 한국전기초자,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컴퓨터를 뜻하는 표현일까요..!?... -_-+

사마천 2006-01-25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을 보면 나름대로 명맥이 이어진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책도 괜찮다고 봅니다만.
아 참 초자쪽은 차이가 많고 잡스가 애플을 독점하는 건 다 동의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너무 천재티를 내다가 쫓겨났는데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다면 다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China★Inc. 차이나 주식회사 - 21세기 차이나 드림, 그 빛과 그림자
테드 피시먼 지음, 정준희 옮김 / 김영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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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경영학 책을 보면 월마트와 중국이라는 두가지 화두는 대부분 들어간다.

유통업에서 지위를 강화하면서 저소득층 소비자에게는 행복을 공급자에게는 무한한 압박을 주는 월마트,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의 자원과 공장을 빨아들이는 중국,
그런데 알고보면 이 둘은 서로 밀접히 연관이 되어 있다.

월마트가 지속하는 가격파괴를 맞출 수 있는 공급업체는 더 이상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찾을 수 없다.
자신의 입맞에 맞지 않는 공급업체에게 월마트는 차이니즈 프라이스 (최저가)를 요구한다고 한다.
일정 기간을 주고 거기에 맞출 수 없다면 거래를 끊겠다는 협박에 의해 수 많은 제조업체가 자신들의
공자을 중국으로 보낸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제조업 탈출은 점차 서비스업츠로 까지 확장되가면서
세계적인 변환이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몰려오는 공장들을 보면서 중국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해마다 농촌에서 떠나는 많은 농민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고
덕분에 앞서서 자본주의 경제에 참여한 사람들은 점점 중산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된다.
몰려오는 기업들을 보면서 중국정부는 이제 우월한 입장에서 기술이전을 요구한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아태본부를 대만에서 중국으로 이전했고 극비로 삼던 윈도우의 소스코드까지 공개했다. 한국 현대를 비롯한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 또한 수시로 기술관련 압박을 받는다.

이러한 이전작업에서 부작용도 나타난다. 갑자기 기술과 디자인을 도용한 짝퉁이 등장하는데 법적인
안정성은 매우 떨어진다. 한국의 레인콤도 제조 협력사가 갑자기 똑 같은 제품을 들고나오는 바람에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부작용은 중국안에서도 나타난다. 천안문에 깔리 공안들의 감시망을 뚫고 분신자살자들이 나타난다.
종교적 자유를 외치는 사람도 있지만 중국정부를 정말 당혹하게 하는 건 소외된 계층의 자살이다.
자신이 살던 집을 갑자기 개발 계획 하나에 따라 내주어야 하는 사람들이 최후의 항의표시를 분신으로
하는 사례가 있다. 원래 독재정권 시절에는 길이 똑바르게 난다.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하는게 아니라
밀어 붙여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이 그렇게 거대한 국가적 사업에 따른 개발계획에 의해
쭉쭉 뻗어진 도로와 건물들이 만들어지는데 그 이면에는 이렇게 소외된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가깝게는 한국이 88 올림픽한다고 판자촌 철거했는데 중국 또한 북경 올림픽을 앞두고 똑 같은 일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렇게 급속도로 변하는 중국 체제를 과연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공산주의의 전형이라기 보다는
유사 파시즘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방의 농민들, 티벳,파룬궁, 다양한 이민족 등 소외자들을 모두 끌고 가면서도
중국은 앞으로 움직여간다.

하지만 정작 어려운 것은 월마트를 비롯한 미국과의 수출-소비 동맹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하는
문제다. 미국의 소비 거품이 갑자기 꺼진고 달러가 폭락한다면 과연 지금의 균형은 유지될 것인가?
그렇다면 중국에 달라붙어 열심히 수출하고 있는 한국 경제가 무사할 수 있을까?
위태롭게 살아가는 건 중국만이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연말부터 내려가는 미국 달러를 보면서 이게 과연 한나라의 중앙은행이 막겠다고 나선다해서
저지될 수 있는 현상은 아니라고 느껴진다. 거기에 대한 의문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 많은 답을 얻을 수 있을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꽤 오랫동안 중국의 곳곳을 누비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만들어내었다. 과거 일본 주식회사라는 책이 유명했는데 여기서 표현하려는 중국의 모습 또한 하나의 기업 즉 이윤 추구가 최고의 가치가 되고 모든 것을 거기에 맞추어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는 경영자가 존재하는 사회를 묘사했다. 최근 읽은 중국에 대한 책 중에 가장 뛰어났다고 보고 시야를 좀 더 넓혀보면 프리드먼이 만든 평평한 세계라는 개념과 마찬가지로 서로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우리 주변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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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된다 - 2020년 아시아 경제지도
니콜라스 크리스토프 외 지음, 신무영 옮김 / 따뜻한손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우선 제목과 내용은 많이 동떨어져 있다. 내용은 여러해 동안아시아 여러나라들을 오가며 느낀점을 정리했고 장기적인 전망까지 덧붙였는데 비해 제목은 매우 선정적으로 중국이 미국된다고 붙여버렸다.
당연히 번역상의 실수 내지 마케팅적인 고려인데 다른 구성에 있어서도 성의는 부족하다.

반면 원저의 저자들이 아시아 여러 나라를 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를 통해 아시아적인 것을
드러내려는 시도는 매우 좋았다.
예를 들면 중국의 민주화를 주장하는 반체제 인사를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이 사람이
일본기업인을 테러하고 싶다고 한다. 민주화와 테러가 어떻게 연관이 될까 깜짝 놀라 물어보니
거침 없이 일본에 대한 증오를 쏟아낸다.
여기에 대한 답은 일본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나오게 된다. 관동군 출신으로 참전했던
할아버지와의 대화에서 16세의 중국인 소년을 죽여 인육까지 먹었다는 고백을 듣게 된다.
눈앞의 찻잔에 손대기도 어려운 대화속에서 할아버지는 중국 남경에서의 학살,한국의
정신대 문제 등 여러나라에 일본이 빚진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반면 생체실험으로 유명한 731부대에 근무했던 군인은 자신들의 과거를 이야기는 하지만
잘못은 시인하지 않는다. 전쟁때는 모든 나라가 그런 악을 저지르는데 단지 진쪽의 잘못만
공개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전쟁에서 져서는 안된다는 쪽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맞는 부분도 있다. 미국 또 전쟁과정에서 많은 과오를 저질렀다. 가깝게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쟁에서
발견되는 오류들을 보면 그들이라고 천사는 아니다.
그럼에도 일본의 잘못에 대해서 시인하지 않는 기성세대 주류들 덕분에 앞서 중국의 민주화 운동가까지
일본은 적으로 남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저자는 아시아 여러나라들의 관점과 이해관계를 연결지으며 서로 서로 다른 면모들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동남아로 가면 외환위기 직전에 벌어졌던 관광사업과 부동산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이것이
일거에 무너지면서 사회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하던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같은 독재가 무너지는 것이지만 부정적인 면으로는 희생양을 찾다가
마구잡이로 마녀사냥을 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아시아권에서는 인명에 대한 대우가 너무 값싼점을 보면서 그 이유로 너무 많은 인국의
밀집을 들고 있다. 환경 보호도 중요하지만 공장을 돌려서 나오는 돈으로 빈곤을 탈출한다면 그냥
참고 가자는 것이 지금 사회의 합의라는데서 서글픈 느낌을 토로한다.
중국의 환경문제를 고발하는 시도를 관을 동원해 억지로 막으려는 모습은 가깝게는 박정희 시절
환경운동에 대한 강압적 탄압이 이루어진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아시아권의 활력이 적지 않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기자들은 대체로 자신의 취재대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쨌든 저자가 보기에 중국과 인도의 부상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그 원동력은 배우고 상승하려는 욕구를 가진 많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한편이지만 분석은 꽤 정확하다.
남한에서 연구되는 통일방안은 무조건적인 두 체제의 결합이 아니라 일정기간 상호 분리되어
별도로 운영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이는 독일의 무조건적인 결합이 동독의 과잉기대와
서독의 과중한 부담을 가져와 사회 전반의 침체로 이어졌다는 교훈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맞다. 김대중의 연방제 방안 또한 이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아마 그때가 되면 박애주의자들은 한국사람이 왜 서로 다른 대우를 받아야하냐고 이야기하겠지만
현재의 방안은 분명 이렇게 휴전선과 북한의 낮은 임금을 유지하며 완만히 결합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여러모로 보아 저자들의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분명 있다.
나 혼자만의 눈이 아니라 주변의 눈으로 나를 보는 노력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한국이 일본을 비판하듯 베트남이 한국을 비판할 수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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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스티브 잡스
제프리 영 외 지음, 임재서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스티브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가 태동하는 바로 그 시점부터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인물이다.
20대 최연소 억만장자라는 신화, 창업자의 퇴출이라는 불명예, 애플로의 화려한 복귀 등
영화 그 자체와 같은 삶을 살았다.

애플의 광고 문구가 Think different 인데 삶 또한 충분히 남과 different 한 면모를 보인다.
미혼모의 자식으로 태어나 가난한 집에 양자로 들어갔고 결코 좋지 않은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그는 늘 다르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지금 우리가 활용하는 PC, 윈도우, 마우스, 인터넷 이 모든 것들이 존재하지 않던 시대에 이를 탄생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잡스의 역량 중 매우 중요한 설득력이 발휘되었다. 청바지에 히피 차림으로 나타나
사업 계획서라는 종이 몇 장 보드 한개 들고 벤처자금을 유치하러 다녔고 그럼에도 남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그가 활동한 샌프란시스코 지역이 서부라는 개방적 환경과 기술 중심의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잡스가 진정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1년을 고집했던 것이나 무상업그레이드 등 마케팅 전략이 돋보이게 만들었다.
지금도 MS 사용자와 Mac 사용자를 비교해보면 분명 매니아적 기질 내지 제품에 대한 애착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빌 게이츠가 독점 기업의 화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반면
스티브 잡스가 여전히 신화적 존재로 남을 수 있는 것이 모두 이런 면들에서 온다고 생각된다.

그의 장점으로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태도는 때로 과잉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잡스의 설득력, 발표회장에서의 쇼맨쉽 그리고 제품의 외관 및 광고 모두에서 일관되게 효과적으로 나타난다.
아이맥이나 아이포드가 나왔을 때도 무려 한 타임에 10억짜리 광고를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나
그 귀한 시간을 위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간디,존 레논,이사도라 던컨을 연이어 보여주는 흑백광고를
개발한 것 모두 아무나 할 수 없는 솜씨다.
아이포드 개발 때도 무언가 특별하게 보여여한다는 입장은 중요한 성공요인이 되었고
나중 세스 고딘의 보라빛 소 이론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는 것이다.

무에서 성공하는데는 또한 배짱도 중요하다. 첫마디에는 당연히 거절당하지만 전혀 두려움 없이
안들어주면 안나간다는 자세로 버티는 배짱을 발휘했고 결국 상황을 뒤집어 버렸다.
이 자세는 나아가 후일 그가 IBM, 디즈니를 위시한 대기업들과 여러 중요한 협상을 할 때도 잘 나타난다.
분명 자금이 거덜나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뻔뻔스러운 듯한 조건을 내걸었고
남들의 게임이 아니라 자신이 정한 룰대로 게임을 만들어갔다.
특히 PIXAR를 통해 영화산업을 하면서 비디오, 캐릭터 등 다양한 수익원천에 대한 권리를 집요하게
늘려가서 디즈니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반면 인간적 결함들도 이 책에서 여과 없이 소개된다. 아버지가 되고도 양육의무를 지려고 하지
않았고 돈을 내는데 무척 인색했다고 한다. 식사하고도 늘 남에게 내개 한다던가 오랜 친구들에게도
주식, 연봉 기타 인정에 대해서 짜게 주는 것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특히 워즈니악과 같은
중요한 공헌자에게서도 일의 공로를 가로채려는 태도를 보였고 감정적인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관리자로서 보면 일 하는 자세에서 자신이 보는 무엇을 남들이 보지 못할때 답답함을 느꼈고
강압적 태도를 많이 취했는데 이는 그가 애플에서 밀려나는데 큰 원인이 된다.

읽다보면 미국의 컴퓨터,벤처,영화 등 여러 분야의 산업들의 중요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실제적 행동들을 세세하게 보여주면서 산업별 운용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된다.
영화의 경우도 디즈니 회장이 여직원에게 경쟁사에 있는 남자친구가 뭘하는지 물어보며
성적 희롱이 될 수 있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하는 것도 나타난다.
어쨌든 여러가지 면을 배우고 새로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독서였고 남에게 권하는데
충분히 자신있는 책이다.

천재는 우리가 그들의 삶에 충분히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무시하고 지낼수도 없는 존재다라는 점과
매일매일을 마지막 날처럼 살아가라는 스티브 잡스의 충고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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