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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된다 - 2020년 아시아 경제지도
니콜라스 크리스토프 외 지음, 신무영 옮김 / 따뜻한손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우선 제목과 내용은 많이 동떨어져 있다. 내용은 여러해 동안아시아 여러나라들을 오가며 느낀점을 정리했고 장기적인 전망까지 덧붙였는데 비해 제목은 매우 선정적으로 중국이 미국된다고 붙여버렸다.
당연히 번역상의 실수 내지 마케팅적인 고려인데 다른 구성에 있어서도 성의는 부족하다.
반면 원저의 저자들이 아시아 여러 나라를 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를 통해 아시아적인 것을
드러내려는 시도는 매우 좋았다.
예를 들면 중국의 민주화를 주장하는 반체제 인사를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이 사람이
일본기업인을 테러하고 싶다고 한다. 민주화와 테러가 어떻게 연관이 될까 깜짝 놀라 물어보니
거침 없이 일본에 대한 증오를 쏟아낸다.
여기에 대한 답은 일본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나오게 된다. 관동군 출신으로 참전했던
할아버지와의 대화에서 16세의 중국인 소년을 죽여 인육까지 먹었다는 고백을 듣게 된다.
눈앞의 찻잔에 손대기도 어려운 대화속에서 할아버지는 중국 남경에서의 학살,한국의
정신대 문제 등 여러나라에 일본이 빚진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반면 생체실험으로 유명한 731부대에 근무했던 군인은 자신들의 과거를 이야기는 하지만
잘못은 시인하지 않는다. 전쟁때는 모든 나라가 그런 악을 저지르는데 단지 진쪽의 잘못만
공개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전쟁에서 져서는 안된다는 쪽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맞는 부분도 있다. 미국 또 전쟁과정에서 많은 과오를 저질렀다. 가깝게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쟁에서
발견되는 오류들을 보면 그들이라고 천사는 아니다.
그럼에도 일본의 잘못에 대해서 시인하지 않는 기성세대 주류들 덕분에 앞서 중국의 민주화 운동가까지
일본은 적으로 남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저자는 아시아 여러나라들의 관점과 이해관계를 연결지으며 서로 서로 다른 면모들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동남아로 가면 외환위기 직전에 벌어졌던 관광사업과 부동산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이것이
일거에 무너지면서 사회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하던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같은 독재가 무너지는 것이지만 부정적인 면으로는 희생양을 찾다가
마구잡이로 마녀사냥을 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아시아권에서는 인명에 대한 대우가 너무 값싼점을 보면서 그 이유로 너무 많은 인국의
밀집을 들고 있다. 환경 보호도 중요하지만 공장을 돌려서 나오는 돈으로 빈곤을 탈출한다면 그냥
참고 가자는 것이 지금 사회의 합의라는데서 서글픈 느낌을 토로한다.
중국의 환경문제를 고발하는 시도를 관을 동원해 억지로 막으려는 모습은 가깝게는 박정희 시절
환경운동에 대한 강압적 탄압이 이루어진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아시아권의 활력이 적지 않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기자들은 대체로 자신의 취재대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쨌든 저자가 보기에 중국과 인도의 부상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그 원동력은 배우고 상승하려는 욕구를 가진 많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한편이지만 분석은 꽤 정확하다.
남한에서 연구되는 통일방안은 무조건적인 두 체제의 결합이 아니라 일정기간 상호 분리되어
별도로 운영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이는 독일의 무조건적인 결합이 동독의 과잉기대와
서독의 과중한 부담을 가져와 사회 전반의 침체로 이어졌다는 교훈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맞다. 김대중의 연방제 방안 또한 이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아마 그때가 되면 박애주의자들은 한국사람이 왜 서로 다른 대우를 받아야하냐고 이야기하겠지만
현재의 방안은 분명 이렇게 휴전선과 북한의 낮은 임금을 유지하며 완만히 결합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여러모로 보아 저자들의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분명 있다.
나 혼자만의 눈이 아니라 주변의 눈으로 나를 보는 노력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한국이 일본을 비판하듯 베트남이 한국을 비판할 수 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