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켭켭이 쌓이고...

마음을 담아 하고 있는가?
그저 해내는 것에 급급한 것은 아닐까?
씁쓸하다.

어느 사이에 내겐 해야할 일들만 남고
하고 싶었던 일은 프로젝트의 꺼풀을 입혀야 하는 걸로 바뀌고 있다.

책임, 의무감이 나를 잠식하는 것 같아
숨이 턱턱 막힌다.

그냥...
슬럼프일까?
그저 삶의 한 단락, 고비를 넘어가는 중이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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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같은 막연한 기대와 희망은 가능하지 않았다.


어른이 된다는 건, 

아픔을 견디는 것.

피하거나 돌아가지 않는 것.

담담히 이 시간에 내가 할 일을 하는 것.

그리고 또 견디는 것.


누군가가 서서히 그의 죽음을 향해 다가서는 것을,

그의 몸과 마음이 서서히 저물어가는 것마저

함께 지켜보는 것.


내가 무력하고 또 무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도 

그의 곁에서 지켜보는 것.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것을 보고 또 보는 것.


그리고 그녀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이었는가

얼마나 그녀의 삶을 충만하게 살았던 사람인가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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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활동하는 이주민과함께가 문을 연지 벌써 만 17년이 다 되어 갑니다. 

16년 7개월 동안 전포동 낡은 건물에 세들어 살았지요.

그리고 낡은 건물에 쌓인 추억도 많지만, 비만 오면 천장에서는 비가 샜고, 여름에는 무덥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그렇게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랍니다.

본격적으로 이사 얘기가 나온지 1년쯤 되었나 봐요.

먼데로 이사간 것이 아니라 걸어서 2분 거리, 리모델링한 건물로 옮겼습니다.

그제, 어제.. 이삿짐을 옮기고 정리하느라 다들 정신이 없었네요.


17년 동안 한번도 짐 정리를 안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미련이 남고, 그래도 아쉬워서

계속 붙들고 있던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조금 더 좁은 사무실로 이사하면서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하는 물건들이 생기고

정리해야 하는 자료들이 쌓여갑니다.

지난 몇 주간 정리하고 버리기를 반복했지만 여전히 정리해야 하는 자료들이 많네요.

당분간은 못다한 짐정리로 바쁠 것 같습니다.


17년만의 첫이사. 이제 이곳에서도 새로운 추억이 쌓일 것입니다.

많은 이들을 만나고 또 많은 일들을 겪겠지요.

모쪼록 슬픈 일보다 기쁘고 행복한 일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일도 서로 도와간다면 힘을 내어서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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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13-05-28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7년만의 이사라니 장난 아닌 이사였겠네요.
힘드셧겠어요. 지금도 여전히 짐정리하고 계실듯한데.... ^^
새 집에서 좋은 일들이 더 많기를 기원합니다. 이주민과 함께라면 저는 직접 뭘한적이 없지만 제가 아는 사람들이 거기서 자원봉사나 관련이 있었던 단체인것 같아요. 로자님도 저랑 한두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이일듯.... ^^
아 그리고 스페인 여행 팁들만 일단 올렸어요. 가실때 필요하실것같은 것들요. 여행기는 이제 본격적으로 쓰려고 하는데 사실 엄두가 안나네요. ^^

rosa 2013-05-28 15:35   좋아요 0 | URL
아직 제 방은 짐정리를 끝내지 못하고 한쪽에 수북히 짐을 쌓아놓고 있어요.
인터넷 설치하는 기사분들이 짐이 많아서 선 정리를 못하겠다며 그냥 가셨다는데(다시 와서 해주겠다고는 했다지만) 괜히 벌컥 화가 나는 거예요. 제 책상 뒤로 있는 랜선을 안 쓰고 맞은 편 쪽 벽의 랜 선을 끌어다 쓰면서 온 사무실을 전선이 휘돌아서 엉망입니다. 자기들 잘못은 모르고 제 탓을 하니 성질 날 수 밖에요. 계속 외근으로 사무실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서 좀처럼 남은 짐 정리를 할 시간이 없네요. 오늘부터 조금씩 정리해야 겠습니다.
스페인 여행기 꼬옥 올려주셔야 해요~ 사실 여행기와 여행서적을 몇 번 쓰사삭 읽어버려서 이미 거기 다녀온 느낌마저 들어서 당분간은 안 봐야지.. 그러고 있네요.^^; 그래도 바람돌이님 페이퍼는 모두 다 읽었답니다.^^
 

오피스텔에 살 때는 거의 난방을 하지 않았다. 내가 살던 곳은 복층 오피스텔이었고 침대가 있는 복층에는 전혀 온기가 없었다. 굳이 바닥난방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대신 극세사 카펫을 깔고, 수면양말을 신고, 가끔씩 초를 피워두는 것으로 차가운 실내온기에 맞섰다.


집으로 이사온 후,  단열벽지를 구입해서 도배를 마쳤다. 

아직 그닥 따뜻한 줄은 모르겠다. 창 틈으로 무섭게 들어오는 저 바람을 어쩌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겠다 싶다. 열심히 짐에 쟁여두었던 천을 꺼내어 대충 창틈을 막아봐야겠다.


침대를 하나 장만하기로 했다. 아주 단순한 모양의 침대조차 너무 비싸다. 구입할까말까 이틀을 망설이다 우연히 들른 까페에 사이즈가 맞지 않아 막 구입한 침대를 판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는 사자마자 벽에 세워둔 침대를 처치할 수 있어 다행, 나는 새침대를 싸게 구입할 수 있어 다행. 이래저래 양자가 만족스러운 거래였다. 콜밴에 싣고서 집으로 씽씽~ 골목안으로 들어올 때는 모두다 낑낑~ 방 한 구석에 듬직하고 자리 잡은 침대.


방 수리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 것은 천장 도배. 어떻게 작업할까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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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주가 흘렀다. 

근 3년을 따로 나가 살다보니 '부모님집'이라는 느낌이 확~ 다가왔다.

비록 전셋집이었으나 '내집'이란 느낌으로 살았는데...


집으로 이사오긴 했으나 내 거처는 1층 세입자가 떠난 방으로 정했다.

문제는 방 상태가 너무 엉망이라 도저히 수리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

수리업자를 부르기에는 너무나 가벼운 주머니에다 집 주인(=부모님)은 고쳐줄 용의가 없다는 것.

물론 집주인으로서는 그럴 만하다. "월세 안 받는 게 어딘데?". ㅡㅡ;;

결국 스스로 수리해서 살겠노라 말씀드리고 지난 2주 동안 천천히 하나하나 고치기 시작했다.


DIY 까페에 드나들다 보면 고질병이 하나 생긴다.

그건 바로 남들 하듯이 나도 스스로 뚝딱~ 해낼 것 같은 근거없는 자신감이다.

한번도 집수리를 해 본 적이 없는 내가 어떤 망설임이나 두려움 없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칼 헤라, 플라스틱 헤라, 곰팡이제거제, 방진마스크, 방진복, 붓, 바인딩, 핸디코트, 우레탄 폼, 단열본드, 단열벽지, 장판......

이번 집 수리에 구입한 물품 목록들.

물론 이전에 한 번도 구입해 본 적 없는 물건들이다.


다섯겹이나 되는 벽지를 뜯어냈을 때, 곰팡이로 뒤덮인 시멘트벽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쉬운 일이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작업은 더 더디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일단 방 하나 공사를 끝냈고, 2주 동안 주방과 창고로 쓰이는 다른 방 하나에 쌓였던 짐을 일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방 하나를 혼자 도배하는 일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지만 뭔가 완성해냈다는 뿌듯함이 맘에 든다.

물론.. 평소에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들이 아프다며 저마다 난리를 피우는 통에 계단 하나 오르락내리락 할 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중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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