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같은 막연한 기대와 희망은 가능하지 않았다.
어른이 된다는 건,
아픔을 견디는 것.
피하거나 돌아가지 않는 것.
담담히 이 시간에 내가 할 일을 하는 것.
그리고 또 견디는 것.
누군가가 서서히 그의 죽음을 향해 다가서는 것을,
그의 몸과 마음이 서서히 저물어가는 것마저
함께 지켜보는 것.
내가 무력하고 또 무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도
그의 곁에서 지켜보는 것.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것을 보고 또 보는 것.
그리고 그녀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이었는가
얼마나 그녀의 삶을 충만하게 살았던 사람인가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