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당장 필요한 책과 꼭 사고 싶은 책이 있었다.
그래서 고민하다 처음으로 당일배송을 클릭했다.
굳이 이 책을 오늘 받아야만 하는가..고민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급한 책이 있으니까....하는 맘에.

저녁에 온다기에 내내 기다리다 퇴근하는 동생에게 문자넣고 난리를 피우다 배송조회를 클릭했다. 낮 12시 집하..에서 배송추적 끝. 이게 뭔가??
당장 필요했던 책보다 꼭 사고 싶었단 책의 행방이 궁금해졌다. 책이 사라진 건 아닐까 걱정하면서.

아침부터 당일배송 문의 전화를 건다. 연결조차 되지 않는다. 고객센터에 배송지연 문의를 한다. 다시 당일배송 문의 전화를 건다. 8번째 시도 끝에 통화완료.
내 책은 사라진 건 아니고 조금 늦을 뿐이란다. 다행이다.
좀전에 택배아저씨가 다녀가셨다. 배송 동선상 오후늦게나 배송되는데 당일배송..이었던 내 택배땜에 먼저 오신 거 같다. ㅡㅡ;;
정말 급한 건 그냥 서점 가서 사야겠다. 당일배송은 첨이지만 별로 좋은 거 같지 않다. 내내 초조하게 기다리기만 하고 재촉해야 하는 처지가 괴롭다. ㅡㅡ

꼭 사고 싶었던 책은 귀여운 아기이불 만드는 책이다. 귀염귀염하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토리노에서 보낸 일주일...벌써 4년 전 일이다.
9개월 남짓 베를린에서 머물게 되었을 때 꼭 가고 싶었던 곳 가운데 하나가 쁘리모 레비가 나고 자란 곳, 모노비츠에서 돌아와 다시 삶을 꾸린 토리노였다.

그가 사망한 4월 11일을 전후해 일주일 동안 토리노를 방문했었다.
토리노에서만 일주일을 보내는 동안 쁘리모 레비와 관계 깊은 장소들을 찾아다녔다.
그가 친구와 실험실을 차렸던 거리, 그가 다녔던 토리노대학, 그의 부모님이 결혼하면서부터 살았던 집 주소를 알아내어서 한참 동안 바라보다 오기도 했다.
그의 이름을 딴 국제연구센터에 연락해 스탭을 만나 그의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들과 그의 사망에 관한 생각을 물어보기도 했다.
쁘리모 레비의 이름이 걸린 거리, 그가 생전 다녔던 유대교 회당의 높은 벽도 실감했고...
그가 사망한 4월 11일에는 단정하게 차려입고 시장에 들러 국화꽃을 산 후 묘지를 찾아갔다. 아무도 없는 그의 묘지에 꽃을 놓고 잠시 기도를 한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왔었다. 절멸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그가 남긴 책들을 읽으면서 그렇게 그의 자취를 따라가보고 싶었다.

1987년 4월 11일 세상을 떠난 쁘리모 레비를 생각하며 오늘이 가기 전에 이 글을 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언론이 질문을 못하게 하면 나라가 망해요!"
MB에게 소리치던 최승호 pd.
두 편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지만 내겐 여전히 pd수첩의 pd로 더 익숙하다.

<7년ㅡ 그들이 없는 언론>에서는 ytn 해고 노동자들의 얘기가 중심이었다면, <공범자들>은 보다 구조적인 문제로 이명박근혜 정권이 어떻게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파괴하고 그 가운데에서 언론노동자들이 어떻게 투쟁하고 좌절하고 견디고 살아남았는지를 들려준다.

언론을 정권의 전리품쯤으로 여겼던 이명박, 박근혜 정권하에서 한국의 언론이 어떻게 장악당했는가?
누가 권력에 빌붙어 부역하며 일신의 영달을 꾀했는가?
해고와 징계의 칼날 위에서 무력하게 때론 우직하게 처절하게 싸워온 언론노동자들의 모습을 이 영화는
담담히 그리고 있다.

그러나 암투병으로 핼쓱해진 이용마 기자가 아이들에게 줄 글을 쓰고 있다고 할 때, pd수첩에서 국적포기자 방송을 만들었던 이우환 pd가 스케이트장을 치우는 모습을 볼 때, 뉴스에서 사라져버린 김범도 아나운서가 그동안 어떻게 징계받고 살아왔는지 얘기할 때,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자들에게 거침없이 질문하고 곧바로 밀려나기를 반복하는 최승호pd를 볼 때... 그때마다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물론 언론노동자들이 마냥 당하기만 하지 않았다.
파업을 하고, 징계를 무릅쓰고 저항하고, 대안언론을 만들어 '제대로' 보도하고, 영화를 만들고... 그리고 다시 파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고대영, 김장겸만 물러나면 끝날까?
공영방송에 남아있는 적폐세력들은 어찌할 것인가?
부역한 댓가로 지역 방송사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순순히 물러날 것인가? 이들을 다 고소한다고
해도 법원이 노조 손을 들어줄 것인가?
당장 MBC안에 있는, 기존 아나운서, 기자, pd들을 귀양보내고 그들을 대체하기 위해 고용된 이들은 어찌할 것인가??

점령당했던 공영방송을 다시 정상화하기까지 또 얼마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지....

그러나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비루하고 남루해져도 모욕당하고 존재가치를 부정당하면서도 살아남았던 이들의 끈기와 의지를 믿는다. 비록 오래 걸릴지라도 이들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운전면허증 적성검사 마지막날, 과태료를 물기 싫어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사진을 찍기 전에 미장원에 들렀다. 몇 달 동안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었는데 너무 지저분해서 다시 커트해버렸다. 앞으로는 그냥 커트머리로 살아야겠다.

시내 사진관에서 증명사진을 찍을 때, 직원이 날 '어머니'라고 불렀다. 좀 당황스러웠지만 '어머니 아닌데요?'라는 식의 말은 하지 않았다. 그 직원이야 내 얼굴 한 번 쓰윽 보고 누군가의 어머니가 되었을 나이라 생각한 것일 테니까. 

그 직원은 인화하기 전 다시 나를 불렀다. 컴퓨터에 내 사진 파일을 띄워놨길래 인화 전 확인해주는 것인가 했다. 그런데 그의 손은 분주하게 뭔가를 고치고 있었다. 내게 보여주기 전부터 열심히 턱을 깎고 피부를 뽀얗게 만들고 튀어나온 머리카락은 매끈하게 지워버린다. 

"증명사진을 이렇게 손봐도 되냐?"며 놀라서 물었더니 여권사진이 아닌 이상 괜찮다고 한다. '괜찮은 거 맞나?' 잠시 고민하다 더이상 손대지 마시라 했다. 인화되어 나온 사진은 나랑 닮았으나 나는 아닌 여자였다.

앞으로 한동안은 나랑 닮은 여자 사진이 붙은 면허증을 들고 다니게 생겼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쿼크 2017-02-20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도 똑같은 일이 있었는데.. 아버님 소리가 매우 어색했다고..ㅎㅎ.. 자기 부르는지도 몰랐데요.. 듣고 있는 저도 심각하게 들었어요.. 남일 같지 않더라구요.. 그때 친구가 쇼킹한 일이 있었다며 꺼낸 이야긴데.. 듣고 나서 먼가를 배운 것 같은 느낌이...

rosa 2017-02-21 00:20   좋아요 1 | URL
처음 ˝아줌마˝로 불렸을 때 절대 날 부르는 게 아닐 거라 생각했죠. 30대 중반 무렵에도 ˝학생˝ 소릴 들었거든요. ㅎㅎ
그때 그 아저씨는 제가 흘린 교통카드를 들고 뛰어오시며 ˝뭐하느라 사람 부르는데도 안 돌아보냐?˝고 나무라셔서 고마웠지만 정말 민망했었어요.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
그래도 가게에서는 그냥 ‘손님‘으로 불리는 게 낫겠다 싶긴 합니다. ^^
 

영화 <7년 ㅡ 그들이 없는 언론>을 보러 갔다.
암호처럼 적은 숫자는 순서대로 개봉일, 상영시간, 관람객수 이다.
상영시간이 넘 일러서이긴 하지만... 나 빼고 2명인 썰렁한 영화관은 어째 좀 민망하고 미안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그들은 대단한 투사라서 해고되고 징계받은 게 아니었다. 그저 언론인으로서 직업윤리에 충실하려고 한 것만으로도 해고되고 징계당했다. 언제든지 그들을 을 대체할 수 있는 계약직들을 뽑아놓고 조금만 이의를 제기해도 내처지고 모욕당하는 상황. 그나마 그들이 언론인이라서 여타 직장인들보다는 처지가 나아보이지만... 그게 위로가 되진 않을 것이다.

해직언론인들이 거리에서 직장으로, 명예롭게 우리 곁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양철나무꾼 2017-01-13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그런 얘길 들었어요.
사람이 좀 없는 영화관이라도 뻘쭘하고 미안해 할게 없는게,
사람이 한명도 없어도 그 영화는 시간 맞춰 올려야 한다더라구요.
누리시지 그러셨어요~^^

날씨가 좀 추워지는데,
겨울엔 역쉬 추워야 제맛이라죠~^^
춥다고 해도 부산과 서울은 기온이 차이가 나겠죠?^^
저도 따뜻한 남쪽에서 살고 싶습니다~^^

rosa 2017-01-14 16:41   좋아요 0 | URL
영화 <중경삼림>을 봤을 때가 생각났어요. 그때도 평일 조조였는대 열 명 남짓 앉아서 봤어요. 그땐 넘 좋아했는데 이번 영화는 관객이 좀 많았으면 하는 맘이 커서 그런지 영 불편하더라구요.^^;
어젠 부산에도 살짝 눈발이 흩날렸고 바람도 많이 불고 기온이 뚝 떨어져서 정말 오들오들 떨었죠. 지금 듣는 교육이 저녁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하거든요. 히터를 틀어도 강의실은 썰렁하고 손끝이 시리는게... 여기도 매서운 한겨울이랍니다. 부산은 바람이 안불면 따신데 바람 불면 진짜 장난아니거든요.
저는... 따뜻한 남쪽나라가 그립습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