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보는 내내 카프리가 마시고 싶었습니다.

ART라는 연극에서는 연극의 후반부에 세 친구가 맥주를 한병씩 마시거든요.

그런데 이번 공연에 카프리가 협찬을 해서 카프리를 마십니다.

남이 술 마시는 것을 보고 있으니 어찌나 마시고 싶던지요.

그런데 막상 공연장에서 나와보니 너무 춥더군요.

그래서 소주로 주종을 바꿨습니다.

늘 다니던 술집이 하나 있는데 오늘 낮에 한 가게의 간판에서 '요구르트 소주'라는 걸 봤거든요.

궁금해서 들어가봤습니다.

친구 둘이나 셋이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면 딱 좋은 세련된 술지이더군요.

오늘은 아마 대학 동창회가 있는 지 10명 남짓의 단체 손님이 있어서 시끄러웠지만,

서늘한 블루 톤의 바와 같은 술집이었습니다.

궁금했더 요구르트 소주를 시켰더니 예전에 무슨 요구르트 였나요? 그 다방 같은데서 주문하면

사이다 잔에 하나 가득 따라주던 그 요구르트, 그 요구르트에 소주가 섞여 나오더군요.

술이 너무 달아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러는 순간 생각했지요. 아 이거 계속 마시면 순간 올라와서 쓰러진다.

그래서 친구와 언제나 마시는 정량인 1병을 딱 마시고 일어났습니다.

색다른 맛이더군요. 집에서 만들어 마셔야겠습니다. 그런데 그 요구르트 이름이 뭐였지요?

그팩으로 나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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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sky 2004-10-03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쿨피스? 맞나요?
요구르트 소주 맛나셨겠어요. ^-^
저희 집 냉장고에 출처를 알 수 없는 웬 소주가 1병 들어 있는데(저희 집 식구들은 모두 소주를 못 마셔서 냉장고에 들어 있을 일이 없거든요) 쿨피스 맞으면 저도 사다가 해먹어 볼래요!

tarsta 2004-10-03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으으음... 요구르트 쏘주라굽쇼...달다굽쇼..;;;
(사과님이 나보고 '초빼이'라구 그랬는뎅.. 진짜인가봐요 흑흑)

soyo12 2004-10-03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쿨피스 파인 맛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다른 맛 하나 더 있지 않았나요?
야구르트 특유의 맛이 있었답니다.^.^ 그 있잖아요. 요구르트가 아닌 야구르트.^.^;;
달았답니다. 음료수 같아서 하지만 야구르트 특유의 끈적끈적함은 좀 사라졌더군요. 그래서 더 좋았다는. 그런데 초빼이가 뭐에요? ^.~

soyo12 2004-10-04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음 요즘은 지방에서 히트 친 상품들이 서울로 올라오는 것 같아요.^.~

groove 2004-10-0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는 망고소주가 뜬답니다 캬캬 진짜 쵝오.
요쿠르트 소주도 한창 즐겼었는데. 달콤하니 맛나죠. 취하지도않고
제가 자주가던곳은 약간 꿀맛같은것도났는데 참 맛있엇습니다.

soyo12 2004-10-04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고, 음 망고, 대학로에 생과일 소주점이 생겼더군요.
그런데 고민하고 있습니다.
과일이 잠시 발만 담그고 지나간 것인 지 아니면 푹 몸까지 담그고 지나간 것인지 하구요.^.~
 

제가 한번 글을 쓴 적이 있는

제가 이뻐라하는 동생이 질문을 해 왔습니다.

이미지를 만들어야하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비슷한 소재의 책이 없냐구요.

앨리스 느낌으로 가고 싶은데

이미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이미지들이 많아서 조금 색다른 것을 하고 싶다고 하네요.

전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는데,

혹시 없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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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10-03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갑자기 질문하니...머리가 하얘요....
오즈의 마법사는 안 되려나?

깍두기 2004-10-03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즈의 마법사> 저도 추천이구요. 그런데 그것도 못지않게 유명한데....
뭘 하려고 이미지를 만드시는지 안다면 좀더 확실하게 추천할 수 있을 텐데요.
<내이름은 삐삐 롱스타킹>도 개구장이 소녀가 나오는 이야기인데 이미지는 흑백삽화 밖에 없네요.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나니아 시리즈>는 어떠신가요? 4명의 형제자매들이 벽장을 통해 환상세계에 들어가 모험을 하는 이야기죠.
 


그림이 너무 작네요. ^.^;;

오늘은 옆 사진 팀의 마지막 공연이었습니다.

정보석이라는 스타급 배우의 출연으로 많은 관객들이 들었더군요.

제가 저번에 본 다른 팀의 공연과는 사뭇다른 느낌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지막 날 공연이어서 그런 지

더 많은 감정이입을 한 느낌이 있었지만,

다소 격앙된 분위기의 이 팀의 공연은

어느 순간 외국의 작품이 아닌 한국의 이야기가 되어 있더군요.

이것이 좋았다 저것이 좋았다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두 팀의 작품 해석 자체가 틀렸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가장 귓전에 맴돌았던 대사는 이거였습니다.

친구는 항상 돌봐줘야하는 존재야. 내가 안 돌봐주면 멀리 떨어지게 되거든

한번 더 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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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하게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습니다.

작년 가을 정도엔가?

[황혼녘에 생긴 일]이란 연극을 보러 갔었습니다.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스타급 작가에게

한 형사가 접근합니다.

그리고 말하지요.

당신이 쓴 모든 범죄 소설 속의 이야기는

당신이 직접 저질렀던 사건들이라고 협박을 하지요.

그러자 그 작가가 말합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황색 저널들이

매일 그 이야기를 하지만

그냥 그렇게 넘어갈 뿐이라고,

그리고 태연히 형사를 죽이고 연극 시작할 때처럼

그 날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권태로운 일상을 맞지요. 새로운 소재를 이야기하면서요.

한 낮에 아무도 호응하지 않아 혼자 본 연극이었던 이 작품에 상당히 빠졌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 펼쳐나가는 방법이 녹녹치 않게 느껴졌고,

수미상관법은 저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오곤 하거든요.

그 당시 작가였던 뒤렌마트의 책을 나름대로 모아서 읽었습니다.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구하지 못했던 [로물루스 대제]를 오늘 하더군요.

게다가 이벤트로 보니 정말 감사한 공연이었지요.^.^

 

전 로물루스 대제가 로마의 건국자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연극 내용을 보니 서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도 로물루스 대제더군요.

로마가 망하기 전의 하룻동안의 이야기가 이 연극의 소재였습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뒤렌마트의 상상인 지 몰라도,

연극 속의 황제는 남을 죽임으로서 나의 조국이 되어버린 잔인한 존재인 로마를 망하게 하려고

결심합니다. 아무 것도 안하는 황제가 되어, 그리고 그 일에 성공합니다.

이 연극에서 아마도 뒤렌마트는 자신이 말하고 싶었던 국가관을 모두 피력한 듯합니다.

거대한 제국을 두려워하고, 국가라는 허상을 증오하는 로물루스는

딸에게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나의 조국은 어찌하냐고 묻는 딸에게 그렇게 대답하더군요.

국가가 많은 살육을 하였기에 나에게 조국이 된 것이라고 그것을 위하여 사랑을 포기하지 말라고.

상당히 매력적인 말이었습니다. 제국이 되기 위하여 지나온 역사를 슬퍼하는 그의 모습은

오늘날의 현실과도 그리 다르지 않아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더군요.

 

문학 작품을 연극으로 볼때 최고의 매력은

읽어야할 텍스트가 내 눈 앞에서 읽혀진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 배우들이 대사 전달력이 정확할 땐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공연을 한 공연단은 그 기본기에 워낙에 충실한 극단이었습니다.

역시 명작을 꾸준히 올리는 서울시극단의 대사전달력은 최고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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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4-10-03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soyo12님 서재에만 오면 연극이 마구 땡겨서 미칠것 같아요~~>ㅂ<
사진만 봐도 막 두근거린다니깐요!
흑흑..하지만 연극은 제겐 너무나 먼 존재인지라...그저 소요님이 보여주시는 것들에 침흘리는 것만으로 만족할랍니다...^^a

soyo12 2004-10-03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님을 팍 땡기게 할 방법으로 음.......아주 이쁜 꽃미남이 나오는 연극을 제가 한번 선정해봐야할까요? ㅋㅋ 얼마 전에 유지태는 연극 했었는데.^.~
 

참 바보같은 일이지요?

어머니께서 84년도에 사놓은 책을 읽지 못하고 있다가

학원 하신다고 책 달라고 하시는 분께 넘겼었습니다.

왜 그리 그 당시에는 책이 다 짐처럼 보였는 지,

그러다가 얼마 전 아영엄마님 서재에선가 읽은 책 리뷰에서

그 시리즈에 대한 기억이 나서 발작처럼 갈망하다

결국 샀습니다.

어떤 꼬마 친구의 책이었나 싶은데, 이 친구도 다 보지는 못한 듯 합니다.

이름은 이지호더군요.^.^  오늘 정리하는 가운데 책 안페이지에 이름이 적혀 있더군요.

감사하게도 책의 겉 포장지도 멀쩡하게 있어 정말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저에게 어렵기는 했을 듯 합니다.

오늘 읽는 책의 배경이 영국의 헨리 8세의 종교 개혁이더군요.

이 책 못 읽은 것이 정상이라고 엄니에게 열심히 항변하는 중입니다.

갑자기 집 곳간에 쌀이 가득찬 느낌입니다.-물론 전 그 느낌 정확하게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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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02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돌이한테 얘기했더니 13만원이면 싼거라더군요. 제가 세상물정을 잘 모르나봐요...

soyo12 2004-10-03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구나. 다행이네요.^.^
정가가 없는 물건은 사고 나면 항상 고민을 하게 되요,
과연 잘 산 걸까? 첫 시작이 좋았네요. ㅋㅋ 이제부터 헌책방을 잘 살펴봐야겠어요.
혹시 숨겨진 보물이 없을까하구요.^.~

깍두기 2004-10-03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 전집.....곳간에 쌀이 들어찬 느낌...이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