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난 내가 이 나이 먹도록 혼자 살 지는 몰랐다.
그렇다고 특별한 이상적 결혼을 상상해본 건 아니었지만,
-음, 당연히 그런 이상적 인간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 안해본 것은 아니군,
난 정말로 엘러리 퀸이나 셜록 홈즈와 같은 남자와 살고 싶었다.
어느덧 29살이 되고
난 여전히 철없고 어린데, 남들은 아이도 낳고 잘 키우고 살더라.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소름끼치는 일이다.
만약 나에게 지금 아이가 있다면 던져버릴 지도 모른다.-내가 좀 그렇다.^.^;
요즘들어 생각난 건데, 혹시라도 계속 혼자살 것을 대비해서 하나씩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우선 혼자 살때 필요한 것들
1. 연극이나 뮤지컬을 혼자 가서 볼 수 있는 배짱 -이건 이미 충분하다.
2. 영화 혼자 볼 수 있는 깡 -이건 농담하냐? 연극도 혼자 본다.
3. 밥 혼자서 먹을 수 있는 심장 -이것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난 친구들하고 있을 때보다 혼자 있을 때 더 비싼 밥 사 먹는다.
4. 취미 -이 세상의 아름다운 남자들 사진 보는 것만으로 하루는 보낼 수 있고,
그 다음엔 책 읽고, 그리고는 디비디보고, 아니면 텔레비젼 보고, 그것도 아니면 인터넷하지 뭐.
이것도 아직은 만만한 것 같다.
그런데 두려운 건 이러다가 나 죽은 다음에 정말 시체 썩는 냄새 난 다음에 아는 건 아닐까? >.<
이제부터는 현실적인 거다.
5. 생활비 -이게 문제다,
혹시하는 마음에서 50살 이후부터 나오는 연금보험을 들어났는데,
요즘 수입이 줄어서 정지시켜놓은 단계다, 생활 피면 바로 다시 살려야지.
6. 살 곳 -이건 해결된 것 같다.
크게 망하지만 않으면 그리고 만약 쭉 혼자살게 되면 역모기지론으로 집 저당 잡히고 돈 빼서 살꺼다.
7. 심심할 때 만나고 정말 가끔은 연인인 척 하고 싶은 남자 친구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다.
나랑 놀아주는 남자 애들이 전반적으로 다소 어린 관계로 아직 학교에 있어서 지금은 괜찮은데,
저 친구들이 직장 생활하고 그 다음에도 나하고 놀아줄까?
음, 독신 남자 친구를 구해야겠다.
그리고 게이 친구도 필요하다.
아무래도 그 쪽이 오래 갈 확률이 높다.
8. 수다 떨 여자 친구
-아무리 남자 친구가 배려를 잘해주더라도 할 수 있는 영역은 따로 있다.
여자도 필요하다.
지금은 내 주변 여자들이 다 미혼이라 상관없는데
과연 뜻밖에 내가 오래 동안 혼자로 유지해도 가능할까?
그렇다고 내 친구들이 이혼하길 기원할 수도 없잖아.
정말 이건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우선 생각나는 건 이렇다.
혼자서 아프거나 힘들 때를 빼고는
우선은 위의 여덟가지가 있으면 어떻게 살아갈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다른 건 내가 노력하면 되는데, 7,8번이 문제다. 정말 잘 해나갈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