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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괴로웠던 장편소설At 10:25 PM 99.4.14
전집판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에세이에서, "이제까지 쓴 6개의 장편 가운데서, 이 『세계의~』가 가장 괴로웠다. 지쳐서 녹초가 되었다" 라고 써 있습니다. 수년 뒤에 『
태엽감는 새 크로니클*』을 출판하여, 이것도 상당히 고된 일이었겠구나, 하고 저는 느꼈습니다. 여기서 질문입니다만, 이제까지의 6개의 장편 가운데서 가장 괴로웠던 『세계의 끝~』과 완성하기까지 몇 년이나 걸린 『태엽감는 새 크로니클』, 어느 쪽이 괴로웠습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세계의 끝』과 『태엽감는 새』는 같은 정도로 힘들었습니다만, 『태엽감는 새』 쪽이 세월이 길게 걸린 그만큼 보다 고되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쪽도 자신의 뼈를 박박 깎아내는 것 같은 작업이었습니다. 이런 일은 인생 가운데서 그렇게 몇 번이나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스푸트니크의 연인』은 말하자면 저에게 있어서는 '깎인 만큼의 뼈를 보급하기' 위한 작품입니다. 다음에는 또 뼈를 깎는 장편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태엽감는 새 크로니클: 윤성원 옮김,『태엽감는 새 1~4』, 문학사상사, 1994~1995.
일본어판은 원래 1부 '도둑 까치', 2부 '예언하는 새'가 1994년에 발표되어 완결로 알려졌으나, 1995년에 3부 '새잡이 남자'를 발표, 독자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권수를 늘리다니, 역시 싫어하는 출판사답다……고 하고 싶지만, 3부가 워낙 분량이 길기에 어쩔 수 없었던 듯. 1994년 4월에 나온 일본어판 1, 2부를 그 해 9월 말에 내놓고, 1995년 8월에 나온 3부를 그 해 12월 말에 내놓았다. 거의 4개월만에 번역을 끝마쳤다는 이야기인데 옮긴이 윤성원씨의 능력에 감탄해야 할지, 번역의 질을 걱정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문학사상사 번역본은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번역: 페일레스
음음, 하루키씨는 마조히스트인 걸까요. 하루에 두 편 정도의 페이스로 올려볼 생각입니다. 참, 지금 올리고 있는 건 『CD-ROM판 무라카미 아사히도 - 스메르쟈코프 대 오다 노부나가 가신단』에서 CD가 아니라 책의 뒷부분에 실린 '독자 & 무라카미 하루키 포럼'입니다. CD에 실린 4107편 중 재미있는 걸 골라놓은 것이죠. 4107편을 다 올리는 건…… 글쎄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