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크게 누리고 있는 혜택은 서점일 것이다. 뭐든지 뉴욕에 있는 게 최고라는 말에 전적으로 찬성은 못해도 서점만큼은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온통 대형 서점 체인망인 Barnes&Novel (반스 앤 노블) 천지인 것을 보고 마치 동네 카페들을 몰아낸 스타벅스를 보는 것 같았는데 각각의 개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서점도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화책 전문 서점인 Books of Wonder도 그 중 하나다.
외진 거리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서점 문을 열고 들어가본다.
여기는 특히 고전 동화, 그 중에서도 판타지 동화 전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일러스트레이션 때문에 어딜 가나 동화책을 유심히 보는 편인데 여기서는 물론 최신의 동화 일러스트의 경향 같은 것도 한눈에 볼 수 있지만 이 서점에서 가장 재밌는 것은 옛날 옛적의 동화책도 모아놓았다는 점이다.
특히 이곳의 대표적인 콜렉션은 오즈의 마법사.
바로 이런 점이 대형 서점과 차별화되는 이 서점만의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벽에는 판타지 일러스트레이션을 전시하고 판매도 하고 있다.
(특이하게 스타워즈도 있었다.)
서점 한 켠은 cup cake cafe인데 벽에 붙어 있는 안내장에 동화작가 누구누구와 함께 한다는 브런치 스케줄이 나와 있는 걸 보면 이 카페에서 그런 자리도 종종 마련하나보다.
이제 서점을 나갈 시간.
문득 문 위를 보니
얘네들도 책을 읽고 있구나..
딱 이 서점답다.
문을 닫는데 이런 포스터도 보인다.
레모니 스니켓(판타지 동화 작가)과 함께 하는 저녁 - only at Books of Wonder
이렇게 자신만의 색깔과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 작은 서점들의 모습은 뉴욕을 훨씬 인상적으로 만든다.
그래서 서점이야말로 뉴욕에서 그 어떤 관광코스보다 중요한 아이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