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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 우리 시에 비친 현대 철학의 풍경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0년 2월
평점 :
사진은 책에서 소개한 김남주 시인의 묘소이다. 그의 시선집을 놓고 사진을 찍어봤다.
스무살 때는 소설이 문학의 전부인양 생각했다. 시 교육이 엉망인 중등교육체제 탓도 있겠지만-그렇다고 소설 교육이 훌륭한 것도 아니다-그저 시는 어렵고, 따분하다는 생각이 컸다. 대학에 들어와 처음 접한 문학론이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였는데, 다들 아듯 이 책에서 사르트르는 시를 철저히 무시한다. 그가 바라는 혁명에 시가 무용지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가의 의견이라 그의 말을 들었던 건 아니지만 같은 생각을 가진 지원군이라 생각했다.
근래 시에 가까이가고자 노력하는 게 나이 탓인지는 모르겠다. 문학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는지도 모르겠다. 묘하게 시를 안 좋아하는데도 집에 시집이 꽤 많은데 들춰보니 읽는 가운데 여러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도 철학에 대한 관심보다는 시에 대한 관심을 더 갖게 되었다. 우리 시인들이 현대 철학의 중요한 개념을 우리말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는 게 놀랍고 신기했다. 철학자의 안내로 이러한 기회를 갖는 것도 고맙지만, 문학인들도 이러한 작업을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현대 철학을 문학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철학 파트에 한 마디 거들자면 유일한 우리 철학자로 박동환을 들었는데, 윤노빈과 그의 제자인 김영민도 우리의 철학자로 손색이 없지 않을까 한다. 윤노빈은 기구한 삶 때문에 저서가 1권 뿐이지만, 그 책이 갖는 무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제자인 김영민도 우리 철학을 하기 위해 분투하는데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저자도 잠깐 언급하지만 '서로주체성'의 철학자 김상봉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