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이 많이 묻어나는 글들이다.
법어와도 어울리니 가일층 호되게 느껴진다.
시절이라 함은 저자와도 같은 말일게다.
산야 속의 법어가 저잣거리의 범부와 잡동사니들을 뒤 흔든다.
'물소리 바람소리'처럼 잔잔하게 말이다.
'물소리 바람소리'처럼 세차게 말이다.
거만함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자신을 김수영에 비견하는 황동규의 자신감 말이다.
유다르지만 나는 정지용, 백석, 김수영 다음에 황동규를 놓는다.
그래도 황은 세 시인보다는 작가적 자유를 누렸기에 우리 앞에 꽤 많은 분량의 시를 놓고 있다.
독자로서 나는 행복하다.
임철우를 볼 때면 왠지 나는 조바심이 난다.
'잘 하고 있나?'하는 걱정 때문이겠지.
친구라서 그럴까?
이창동과 더불어 임철우도 차분히 궤적을 그려 나간다.
외도가 눈에 띄지 않아서인가?
임철우의 발놀림이 차분해 보인다.
근래 발표한 <묘약-황천읍 이야기3>(<문학동네> 2008년 봄호)도 차분함 속에 정진해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아무래도 부끄런 얘기는 자서전(<예기치 못한 기쁨>, 홍성사 역간)에서 다 이야기한 듯 싶은데, 그것은 저자가 루이스를 꽤나 존경하던 이라서 그런 거겠지.
한 땀, 한 땀 잘 엮어서 루이스를 잘 보여준다.
적절하게 방어하면서 말이다.
루이스는 이만하면 너무 훌륭한 사람 아닌가?
좋은 소설이다.
담고 싶은 뜻과 소설의 재미가 잘 어울려 있다.
<천국과 지옥의 이혼>보단 덜 설교적이고 완성에 대한 작가의 의지가 보인다.
소재로 이야기를 돌리자면 우리의 '바리데기'와 비교해 볼 만하다.
'찾음'의 의미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