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6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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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의 도그마로부터 벗어나려 했던 사람들, 이들이 바로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이다.  

 

  사방팔방시방으로 출현해 껍질을 벗겨내고 본질을 보려했던 이들이 '다시 삶'의 르네상스를 만들었다.  

 

 '다시 삶'을 기억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우리 역시 다시 살아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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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
이윤기 외 대담 / 민음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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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창과 김상환의 대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직 우리는 진정한 근대를 살아보지 못했다는 김우창의 주장은 타당하다.  

 

  프랑스의 포스트 모더니즘 철학을 수입하는 김상환이 그 말에 얼마나 동조할지는 모르겠지만.  

 

  근대를 제대로 살아본 후에 포스트 모더니즘을 말해도 늦지는 않다 싶다.  

 

  조급함이 해결해주는 건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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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세트 (반양장) - 전10권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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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념, 권력, 돈, 사랑 따위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 긴 소설은 결국 이러한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섣불리 대답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들 따위가 갖는 힘이 여전히 대단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이토록 끝없이 독자들에게 말을 거는 건 그 역시 이 질문의 답을 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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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김승옥 소설전집 1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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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시종 지배하는 것은 프로이트가 말한 바 주둔군 이론이다. 이 것은 무진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일러준다. 군대가 전쟁을 치른다. 고지를 넘으며 힘겨운 전쟁을 치른다. 점령한 고지마다 군대는 주둔군을 남겨둔다. 한 전투에서 군대는 힘을 다하지만 패하고 만다. 후퇴를 감행할 수밖에 없다. 이 군대는 어디로 후퇴하는가? 통상 이 군대는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으로 후퇴한다고 한다.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에는 군사를 가장 많이 주둔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되돌아온 군대는 주둔군과 힘을 합해 다시금 전투를 치른다. 
  
  이는 인간의 심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사람이 큰 곤란에 빠질 때 심리적 퇴행(退行)이 일어난다. 큰 문제에 맞닥뜨린 사람은 당장 피하고만 싶다. 돌아갈 곳을 찾고 싶다. 그런데 그가 돌아가는 곳은 다름 아닌 자신의 삶에서 가장 큰 난제를 겪었던 곳이다. 왜냐면 이 곳에는 주둔군과 같이 자신이 풀지 못한 많은 문제들이 고스란히 놓여졌기 때문이다. 그 곳에서 사람은 자신을 다시 반추하게 되고, 현재 부닥친 문제의 해결안을 궁구하게 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윤희중이 무진을 소개하며 하는 말 '적군'은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범상치 않다. 
  
  윤희중은 어떤 군사들을 무진에 남겨놓고 왔는가? "그 무렵에 쓴 나의 일기장들은, 그 후에 태워버려서 지금은 없지만, 모두가 스스로를 모멸하고 오욕을 웃으며 견디는 내용들이었다. '어머니, 혹시 제가 지금 미친다면 대강 다음과 같은 원인들 때문일 테니 그 점에 유의하셔서 저를 치료해보십시오······'"그는 무진에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전쟁에 참가하고 싶었다. 어머니의 극구 만류는 그를 골방에 처박히게 했다. 전선에 나아가 죽더라도 또래의 친구들 같이 젊은이다운 삶을 살고 싶던 그에게 마련된 자리란 골방뿐이었다. 
  
  심리적 퇴행은 사회적 관계에서의 긴장을 풀어주고, 평상시에 감성적 욕구가 차단된 사람들에게 해방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동시에 심리적 퇴행은 자기 판단기능까지 퇴행시킨다. 윤희중 역시 심리적 퇴행의 공간인 무진에서는 일종의 해방감을 느낀다.
  
  윤희중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설명해 볼 수도 있을 듯 하다. 청년 시절 어머니에 대한 의존, 이후 연인과 아내, 그리고 하인숙에 대한 사랑 등 그에게는 여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보인다. 하인숙에게 그가 끌려 다닌다는 인상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연관하여 소설에 그려진 남성들의 모습은 주인공 자신을 비롯해 대체로 부정적이다. 속물 근성의 조(趙), 열등감에 사로잡힌 박(朴) 등은 작가가 생각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대변해 준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을 바라보는 서술자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그들 역시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나 서술자는 연민을 가지고 바라본다. 무진에서의 삶을 경멸하면서도 모임에서는 유행가를 불어제끼는 하인숙을 윤희중은 자신과 같은 희극적인 속물로 생각하며 동일시한다. 아내 역시 위압적인 모습을 보이나 미워하지는 않는다. 
  
  김승옥(金承鈺)은 7살 때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외갓집에서 태어났으며, 줄곧 그 곳에서 자랐다. 밑으로는 남동생 둘과 여동생 하나가 있었지만 여동생은 6·25 무렵에 죽었다. 김승옥은 "내가 진실로 누구를 사랑해본 것은 그 애뿐이었다."(<내가 만난 하나님> 128면)라 말한다. 6·25와 산업화를 겪으며 남성적 세계에 대한 혐오는 자연히 여성적 세계에 대한 갈망을 낳았을 것이다. 
  
  윤희중에게는 양가감정이 보인다. 도피적 충동과 현실의 인정이 그것이다. 도피적 충동은 하인숙과의 관계 속에서 잘 드러난다. 그러나 그는 현실을 또한 직시할 수밖에 없다. "나는 문득 그 여자를 껴안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어디선가 한시를 시계소리가 나직이 들려왔다. 어디선가 두시를 알리는 시계소리가 나직이 들려왔다. ······잠시 후에 통금 해제의 사이렌이 불었다." 시계 소리는 단순하지 않다. 하인숙에게로 도피하고자 하는 마음을 시계 소리는 다시금 제자리로 불러들인다. 또한 도피적 충동에 자신을 내맡겨 보지만, 다음 날 아내의 전보를 받고 '내게 주어진 한정된 책임 속에서만 살기로 약속'하는 타협안은 양가감정을 정확히 드러낸다 할 수 있다. "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는 고백은 이 감정 속에서 여전히 방황하는 윤희중을 말해준다 할 수 있다.
  
   안개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정신분석의들은 환자의 꿈속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로 동굴을 들고 있다. 동굴이란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통로이다. 소설의 뿌연 안개 역시 무의식의 공간인 무진으로 들어가는 입구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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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미소 - 창비장편소설
송기숙 지음 / 창비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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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원제목은 '테러리스트'였다.  

 

  원제가 책의 내용과도 더 어울리는 제목이다.  

 

  오월 광주의 주역 중 하나는 앓은 소리를 하고, 또 하나는 하염없이 궤변을 늘어놓는다.  

 

  미소라 말하기엔 기억하고 감당해야 할 역사가 너무 많다.  

 

  앓은 소리와 궤변이라도 단죄해야 하지 않을까? 

 

  테러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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