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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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접근할 기회를 놓고 아버지와 충돌하지만 이것은 성적 경쟁이 아니다. 그리고 큰 아이들은 성적인 문제로 부모, 그중에서도 특히 아버지와 충돌하지만, 그 대상은 어머니가 아니다. 많은 사회에서 아버지는 암묵적으로나 공개적으로나 성적 파트너를 놓고 아들과 경쟁을 벌인다. 남자가 여러 명의 아내를 거느리는 일부다처 사회에서는 부자가 말 그대로 한 여자를 놓고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일부다처제나 일부일처제인 대부분의 사회에서 아버지는 아들의 아내 찾기를 지원해야 하는데, 이것은 다른 자식들이나 아버지 자신의 열망에 손해가 될 수 있다. 아내를 구하려는 아들은 조급한 심정으로 아버지가 그에게 재산을 떼어 주기만을 기다릴 수 있고, 여전히 정력적인 아버지는 그의 인생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자식 살해와 존속살해는 그런 경쟁 때문에 촉발된다.-6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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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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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식 갈등 이론은 두 유명한 이론의 대안이다. 하나는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콤플렉스, 즉 남자아이들은 어머니와 잠자리를 하고 아버지를 살해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바라고, 그래서 아버지에게 거세당할 것을 두려워한다는 가설이다.(또한 엘렉트라콤플렉스에서는 어린 딸이 아버지와 잠자리를 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한다.)
-686쪽

이쯤에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모든 문화에서 어린아이들은(여자아이를 포함해) 때때로 어머니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이고 어머니의 배우자에게 냉담한 태도를 보인다. 부모-자식 갈등 이론은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한다. 엄마에 대한 아빠의 관심은 엄마의 주의를 빼앗아 가고, 설상가상으로 동생을 만들겠다는 위협으로 다가온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런 비극적인 날을 어떻게든 미루기 위해 섹스에 대한 어머니의 관심을 줄이고 아버지를 어머니로부터 멀리 떼어 놓을 수 있는 전술들을 진화시킬 만하다. 그것은 젖떼기 갈등의 직접적인 연장이다. 부모-자식 갈등 이론은 이른바 오이디푸스적 감정이 왜 남자아이들뿐만 아니라 여자아이들에게서도 흔히 나타나는지를 설명하는 동시에, 어린 남자아이들이 어머니와 성교하기를 원한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피할 수 있다.-6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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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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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기에게 생존이 허락되면 세대 간 전투는 계속된다. 자식은 이 전투에서 어떻게 자신의 입장을 지켜 낼까? 트리버스의 말에 따르면, 아기들은 어머니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원하는 대로 젖을 먹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전술을 이용한다고 한다. 아기는 부모가 그에게 주고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도록 유도하기 위해 아기의 행복을 바라는 부모의 진심 어린 마음을 조작해야 한다. 부모는 "늑대야"라고 외치는 소리를 무시할 줄 알기 때문에 아기의 전술은 더 교활해야 한다. 아기의 뇌는 몸 전체의 감지 장치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아기는 자신의 상태를 부모보다 더 잘 안다. 부모와 아기는 모두 아기의 필요에 대한 부모의 반응-예를 들어 아기가 배고플 때 젖을 먹이고, 추울 때 껴안아 주는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 아기 입장에서 이것은 부모가 주고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보살핌을 이끌어 낼 기회가 된다.-685쪽

아기는 아주 춥거나 배고프지 않아도 울 줄 알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때까지 미소를 참을 줄도 안다. 아기는 말 그대로 속임수를 쓸 필요가 없다. 부모는 거짓 울음을 식별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아기의 가장 효과적인 전술은 생물학적 필요가 전혀 없을 때에도 정말로 비참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기기만은 일찍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685쪽

아기는 또한 한밤중에 울부짖거나 사람들 앞에서 짜증을 내는 등의 강제적인 방법에 호소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부모들은 소음이 계속되는 것을 싫어해 조건부로 항복을 하는 경향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자식의 행복에 대한 부모의 관심 덕분에 아이들은 난폭하게 짜증을 내며 뒹굴거나, 아이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을 양쪽이 뻔히 아는 어떤 것을 하지 않음으로써 자기 자신을 인질로 잡힐 수도 있다. 토머스 셸링의 지적에 따르면, 아이들은 모순적 전술을 이용하기에 딱 좋은 입장이라고 한다. 아기들은 귀를 막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부모의 시선을 피하거나, 뒷걸음질을 치곤 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부모의 으름장을 받아들이거나 이해하지 않으려는 행위다.


-6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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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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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이해 당사자로서,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를 가지고 자신의 이익을 쟁취한다. 그 무기는 바로 귀여움이다. 갓난아기들은 일찍부터 어머니에게 반응한다. 아기들은 미소를 짓고, 눈을 맞추고, 어머니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심지어 어머니의 표정을 흉내 내기도 한다. 아기가 신경계의 기능을 그렇게 광고하면 어머니는 마음이 약해져서 아기를 키워야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힐 수 있다. 동물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의 지적에 따르면, 아기들의 기하학적 배열-큰 머리, 둥근 두개골, 얼굴 아래쪽에 자리 잡은 큰 눈, 통통한 볼, 짧은 팔다리-은 상냥함과 애정을 이끌어 낸다고 한다. 그런 배열은 아기 조립 과정의 산물이다. 자궁 안에서는 머리 끝 쪽이 빨리 자라고, 반대쪽 끝은 태어난 후에 부진을 만회한다. 뇌와 눈은 나중에 들어찬다. 로렌츠는 오리와 토끼처럼 그런 배열을 가진 동물들이 사람들에게 귀엽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6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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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낳은 어머니의 감정은 아기를 살릴 것인가 죽게 놔둘 것인가를 결정하는 원동력으로, 위와 같은 보험학적 사실들에 의해 형성되었을 것이다. 산후우울증을 대개 호르몬 이상으로 설명하고 넘어가지만, 복잡한 감정에 대한 다른 모든 설명들이 그렇듯이 우리는 '왜 뇌가 호르몬의 영향을 허락하도록 배선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류 진화사의 대부분에 산모는 잠시 짬을 내 재고 조사를 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그녀는 현재의 분명한 비극과 몇 년 후의 더 큰 비극의 가능성을 두고 결정을 내려야 했는데 그것은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산모의 전형적인 우울증-이 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산후우울증은 예를 들어 가난, 부부 갈등, 홀어머니 양육 같은 상황에서 가장 심각하다. 세계의 다른 곳에서는 그런 상황이 종종 유아 살해로 이어진다.-6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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