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아기에게 생존이 허락되면 세대 간 전투는 계속된다. 자식은 이 전투에서 어떻게 자신의 입장을 지켜 낼까? 트리버스의 말에 따르면, 아기들은 어머니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원하는 대로 젖을 먹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전술을 이용한다고 한다. 아기는 부모가 그에게 주고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도록 유도하기 위해 아기의 행복을 바라는 부모의 진심 어린 마음을 조작해야 한다. 부모는 "늑대야"라고 외치는 소리를 무시할 줄 알기 때문에 아기의 전술은 더 교활해야 한다. 아기의 뇌는 몸 전체의 감지 장치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아기는 자신의 상태를 부모보다 더 잘 안다. 부모와 아기는 모두 아기의 필요에 대한 부모의 반응-예를 들어 아기가 배고플 때 젖을 먹이고, 추울 때 껴안아 주는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 아기 입장에서 이것은 부모가 주고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보살핌을 이끌어 낼 기회가 된다.-685쪽
아기는 아주 춥거나 배고프지 않아도 울 줄 알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때까지 미소를 참을 줄도 안다. 아기는 말 그대로 속임수를 쓸 필요가 없다. 부모는 거짓 울음을 식별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아기의 가장 효과적인 전술은 생물학적 필요가 전혀 없을 때에도 정말로 비참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기기만은 일찍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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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또한 한밤중에 울부짖거나 사람들 앞에서 짜증을 내는 등의 강제적인 방법에 호소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부모들은 소음이 계속되는 것을 싫어해 조건부로 항복을 하는 경향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자식의 행복에 대한 부모의 관심 덕분에 아이들은 난폭하게 짜증을 내며 뒹굴거나, 아이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을 양쪽이 뻔히 아는 어떤 것을 하지 않음으로써 자기 자신을 인질로 잡힐 수도 있다. 토머스 셸링의 지적에 따르면, 아이들은 모순적 전술을 이용하기에 딱 좋은 입장이라고 한다. 아기들은 귀를 막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부모의 시선을 피하거나, 뒷걸음질을 치곤 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부모의 으름장을 받아들이거나 이해하지 않으려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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