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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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이 아벨을 죽인 이래로 형제들은 항상 실타래 같은 감정들로 뒤얽혀 왔다. 서로를 잘 아는 같은 세대의 사람으로서 형제들은 서로를 개인으로 대한다. 즉, 형제들은 서로를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으며, 성이 같으면 경쟁을 하기도 하고, 성이 다르면 성적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가까운 친족으로서 형제들은 각별한 애정과 유대감을 느낀다. 그러나 형제들은 50퍼센트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형제애나 자매애에는 한계가 있다. 한 부모의 자손으로서 형제들은 젖떼기에서 유언장에 이르기까지 부모 투자를 얻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그리고 유전자의 겹침으로 인해 남매는 선천적인 동맹자가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자연스런 부모가 될 수 있고, 이런 유전적 연금술 때문에 웬만해서는 서로 성적인 느낌을 갖지 못한다.-6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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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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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해리스는 세계의 모든 곳에서 아이들이 부모가 아니라 또래집단에 의해 사회화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를 수집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놀이집단, 무리, 패거리, 일당, 도당에 참가하고, 그 안에서 지위를 얻기 위해 책략을 쓴다. 각 집단은 외부 관습을 약간 흡수하고 자체적인 관습을 많이 만들어 내는 하나의 문화다. 아이들의 문화적 유산-링고레비오의 규칙, 니아니의 노래의 선율과 가사, 사람을 죽이면 법률상 죽은 사람의 비석값을 내야 한다는 믿음-은 아이들 간에 전파되고, 어떤 것은 수천 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한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 넘어가고 마지막에는 어른 집단에 합류한다. 한 차원에서 쌓은 위신은 다음 단계의 디딤돌이 된다. 무엇보다, 어린 청소년 집단의 리더는 데이트 상대 1순위가 된다.-692쪽

모든 나이에서 아이들은 또래들 사이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내야 하고, 부모가 부과하는 어떤 것보다 그 전략에 우선권을 둬야 한다. 지쳐 버린 부모들은 아이의 친구들을 당해 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국 자식을 키우기에 가장 좋은 동네를 알아보느라 진땀을 흘린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때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들이지만, 언어나 관습을 전혀 모르는 문화적으로 무능한 부모들 때문에 어떤 불리함도 겪지 않았다. 언어 발달을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나는 아이들이 부모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또래들의 언어(특히 억양)를 대단히 빠르게 습득한다는 사실에 항상 놀란다.
-6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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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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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도 나머지 45퍼센트의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알지 못한다. 어쩌면 성격은 성장하는 뇌에 영향을 미치는 고유한 사건들, 예를 들어 태아가 자궁에 어떻게 누워 있었는가, 태아가 어마니의 혈액을 얼마나 많이 끌어 썼는가, 태아가 어떻게 자궁 밖으로 나왔는가, 머리로 떨어졌는가, 또는 초기에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가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 어쩌면 성격은 고유한 경험들, 즉 개에게 쫓기거나 선생님이 친절하게 대해 준 것 등에 의해 형성될 수도 있다. 어쩌면 부모의 특성과 아이의 특성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고, 그래서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두 아이라해도 실제 환경은 매우 다를 수 있다.-691쪽

어떤 부모는 소란스런 아이에게 보상을 주고 조용한 아이에게 벌을 주는 반면, 또 어떤 부모는 정반대로 행동할 수 있다. 이런 각본들은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나는 다른 두 각본이 더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는데, 둘 다 성격을 부모와 자식 간의 이해 차이에서 비롯되는 적응특성으로 본다. 첫 번째는 형제들과 경쟁하기 위한 아이의 전투 계획으로, 이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 다루고자 한다. 두 번째는 또래집단에서 경쟁하기 위한 아이의 전투 계획이다.-6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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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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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결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성격 차이의 상당 부분-약50퍼센트-이 유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출생 직후 헤어진 일란성 쌍둥이는 서로 비슷하고, 함께 자란 생물학적 형제들은 입양 형제들보다 서로 더 비슷하다. 이것은 나머지 50퍼센트는 부모와 가정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의미할까? 아니다! 한 가정에서 자랐는지 서로 다른 가정에서 자랐는지는 기껏해야 성격 차이의 5퍼센트를 설명해 준다. 출생 직후 헤어진 일란성 쌍둥이는 그냥 비슷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함께 자란 쌍둥이들만큼 서로 비슷하다. 한 가정에서 자란 입양 형제들은 그냥 다른 것이 아니다. 그들은 전체 인구에서 무작위로 뽑아낸 두 사람만큼이나 서로 다르다. 부모가 자식에게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임신의 순간인 셈이다.-690쪽

(서둘러 한 가지 사실을 덧붙이고자 한다. 여기서 부모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때는 단지 부모들 간의 '차이'도 중요하지 않고, 성장한 아이들 간의 차이도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 연구들은 모든 정상적인 부모가 모든 자식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측면을 측정하진 않는다. 어린아이들에겐 분명 정상적인 부모의 사랑, 보호, 지도가 필요하다. 심리학자 주디스 해리스가 표현했듯이, 그 연구들은 단지 만일 아이들을 각자의 가정과 사회적 환경에 고정시키고 모든 부모를 돌아가면서 바꿔 주면 아이들은 똑같은 종류의 성인으로 자랄 것임을 의미한다.)-6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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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버스는 부모-자식 갈등 이론에서 보면, 부모는 자식을 사회화시킬 때 진심으로 자식의 이익에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부모는 종종 자식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만, 자식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도록 훈련시킬 수도 있다. 부모는 각각의 아이가 자기 자신보다 형제에게 더 이타적으로 행동하기를 원한다. 이것은 이타적인 행동으로 인해 아이가 치르는 비용보다 형제에게 돌아가는 이득이 더 클 때 부모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아이에게는 형제에게 돌아가는 이득이 자신의 비용보다 두 배 더 클 때에만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유리하다.-688쪽

의붓형제나 사촌처럼 더 먼 친족인 경우, 부모의 이익과 자식의 이익의 차이는 훨씬 더 크다. 아이보다는 부모가 그 의붓형제나 사촌과 혈연적으로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모는 집에 남아서 일을 돕는 것이나, 다른 집에 팔려 가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나, 부모에게 유익한(그러므로 아직 태어나지 않은 형제들에게 유익한) 그 밖의 일들이 사실은 아이 본인에게 좋은 것이라고 아이를 설득할 수도 있다. 갈등이 존재하는 모든 무대에서처럼 부모는 기만이나 (아이들은 바보가 아니므로) 자기기만에 의존할 수 있다. 아이들은 작고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당장에는 부모의 보상, 벌, 훈계, 권유를 받아들이지만, 갈등이론에 따르면 이런 전술들이 아이의 성격까지 좌우하지는 않는다.
-689쪽

트리버스는 갈등 이론 때문에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부모가 자식을 만든다는 생각은 너무나 뿌리 깊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자명한 진리가 아니라 시험 가능한 가설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오늘날 그 가설은 시험을 거쳤으며, 그 결과 심리학의 역사상 가장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689쪽

성격은 최소 다섯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사교적인가 비사교적인가(외향성-내향성), 끊임없이 고민하는가 침착하고 자족하는가(신경증적 경향성-안정성), 예의 바르고 남을 신뢰하는가 무례하고 의심이 많은가(친화성-적대성), 신중한가 경솔한가(성실성-목표 불명), 대담한가 순응적인가(개방성-비개방성)가 그것이다. 이런 특성들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만일 그것들이 유전적이라면, 일란성 쌍둥이는 떨어져 자랐어도 그것들을 공유할 것이고, 생물학적 형제들은 입양 형제들보다 더 많이 공유할 것이다. 만일 그것들이 부모의 사회화로부터 생긴 결과물이라면 입양 형제들은 그것들을 공유할 것이고, 쌍둥이들과 생물학적 형제들은 다른 가정에서 자랐을 때보다 한 가정에서 자랐을 때 더 많이 공유할 것이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여러 나라에서 수천 명을 대상으로 이런 예측을 시험했다. 연구자들은 위의 성격특성들뿐만 아니라 이혼과 알콜중독 같은 인생의 실제 사건들도 조사했다. 분명하고도 반복 가능한 결과가 나왔으며, 그 속에는 두 가지 충격적인 사실이 담겨 있다.
-6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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