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버스는 부모-자식 갈등 이론에서 보면, 부모는 자식을 사회화시킬 때 진심으로 자식의 이익에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부모는 종종 자식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만, 자식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도록 훈련시킬 수도 있다. 부모는 각각의 아이가 자기 자신보다 형제에게 더 이타적으로 행동하기를 원한다. 이것은 이타적인 행동으로 인해 아이가 치르는 비용보다 형제에게 돌아가는 이득이 더 클 때 부모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아이에게는 형제에게 돌아가는 이득이 자신의 비용보다 두 배 더 클 때에만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유리하다.-688쪽
의붓형제나 사촌처럼 더 먼 친족인 경우, 부모의 이익과 자식의 이익의 차이는 훨씬 더 크다. 아이보다는 부모가 그 의붓형제나 사촌과 혈연적으로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모는 집에 남아서 일을 돕는 것이나, 다른 집에 팔려 가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나, 부모에게 유익한(그러므로 아직 태어나지 않은 형제들에게 유익한) 그 밖의 일들이 사실은 아이 본인에게 좋은 것이라고 아이를 설득할 수도 있다. 갈등이 존재하는 모든 무대에서처럼 부모는 기만이나 (아이들은 바보가 아니므로) 자기기만에 의존할 수 있다. 아이들은 작고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당장에는 부모의 보상, 벌, 훈계, 권유를 받아들이지만, 갈등이론에 따르면 이런 전술들이 아이의 성격까지 좌우하지는 않는다. -689쪽
트리버스는 갈등 이론 때문에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부모가 자식을 만든다는 생각은 너무나 뿌리 깊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자명한 진리가 아니라 시험 가능한 가설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오늘날 그 가설은 시험을 거쳤으며, 그 결과 심리학의 역사상 가장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689쪽
성격은 최소 다섯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사교적인가 비사교적인가(외향성-내향성), 끊임없이 고민하는가 침착하고 자족하는가(신경증적 경향성-안정성), 예의 바르고 남을 신뢰하는가 무례하고 의심이 많은가(친화성-적대성), 신중한가 경솔한가(성실성-목표 불명), 대담한가 순응적인가(개방성-비개방성)가 그것이다. 이런 특성들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만일 그것들이 유전적이라면, 일란성 쌍둥이는 떨어져 자랐어도 그것들을 공유할 것이고, 생물학적 형제들은 입양 형제들보다 더 많이 공유할 것이다. 만일 그것들이 부모의 사회화로부터 생긴 결과물이라면 입양 형제들은 그것들을 공유할 것이고, 쌍둥이들과 생물학적 형제들은 다른 가정에서 자랐을 때보다 한 가정에서 자랐을 때 더 많이 공유할 것이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여러 나라에서 수천 명을 대상으로 이런 예측을 시험했다. 연구자들은 위의 성격특성들뿐만 아니라 이혼과 알콜중독 같은 인생의 실제 사건들도 조사했다. 분명하고도 반복 가능한 결과가 나왔으며, 그 속에는 두 가지 충격적인 사실이 담겨 있다. -6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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