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마코스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강상진.김재홍.이창우 옮김 / 길(도서출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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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제외한다면

 

그러므로 행복은 놀이 속에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또 우리의 목적이 놀이이며, 고작 놀기 위해 우리가 삶 전체에 걸쳐 애쓰고 어려움을 감내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기 때문이다. 행복을 제외한다면-행복이 바로 목적이니까-우리가 선택하는 거의 모든 것은 [그것과는] 다른 어떤 것을 목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단지 놀이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수고를 감내한다는 것은 한심하고 너무 어린아이 같은 짓으로 보인다. 아나카르시스가 말한 것처럼 오히려 "진지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놀이한다"는 것이 옳은 이야기로 보인다. 놀이는 휴식과 같은 것이며, 사람은 연속적으로 일을 할 수 없기에 휴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니까. 따라서 휴식은 목적이 아니다. 그것은 활동을 위해서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행복한 삶은 탁월성에 따르는 삶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진지함을 동반하는 삶이지, 놀이에서 성립하는 삶이 아니다. 우리는 또 우습고 놀이를 동반하는 것보다 진지한 것들이 더 낫다고 하며, 더 좋은 것의 활동이-그것이 더 나은 부분의 활동이건 더 나은 사람의 활동이건 간에-언제나 더 진지한 활동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더 나은 것의 활동은 더 우월한 것이고 더 많은 행복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또 육체적 즐거움은 아무나, 심지어 노예까지도 가장 훌륭한 사람 못지않게 향유할 수 있다. 그러나 노예가 [진정한] 삶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더라도 행복에 참여하고 있다고까지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행복은 이런 종류의 소일거리에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탁월성에 따른 활동 속에서 성립하기 때문이다.(368∼369쪽)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10권 제6장 <행복: 지금까지의 논의의 요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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