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고 해서 덫이 되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 * *

 

인간은 얼마나 자주 진퇴양난에 빠지는가!

······ 이런 덫들이341 우리 허리띠에 주렁주렁 매달려, 우리에게 정해진 거친 땅에서 한 발짝을 내밀 때마다 우리는 덫까지 질질 끌고 가야 한다. 차라리 덫에 걸린 꼬리를 잘라버린 여우가 운이 좋은 여우였다. 사향쥐는 덫에 걸리면 세 번째 다리를 물어뜯어서라도 도망치려고 한다.343 우리 인간이 융통성을 잃어버린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얼마나 자주 진퇴양난에 빠지는가! "잠깐만요, 무례한 질문인지 모르겠지만 무슨 뜻으로 진퇴양난이란 말을 쓴 겁니까?" 당신이 천리안을 지닌 사람345이라면 누구를 만나든지 그 사람이 지닌 모든 것은 물론이고, 그 사람이 뒤로 감추고 자기의 것이 아닌 척하는 것, 예컨대 부엌 가구와, 그가 아끼면서 불태워버리지 못하는 하찮은 것까지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런 것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려고 발버둥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자신의 몸은 어렵사리 옹이구멍이나 대문을 빠져나갔지만 가구를 실은 썰매는 뒤따라 나오지 못해 꼼짝 못하고 서 있다는 뜻에서 나는 그 사람이 진퇴양난이라고 말한 것이다. 말쑥하게 차려입고 옹골차게 보이며, 겉으로는 자유분방하게 보이는 사람이 잔뜩 긴장해서 자기 입으로 자기 가구가 보험에 들어 있다느니 그렇지 않다느니 하며 떠들어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내 가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화려한 나비는 이미 거미줄에 걸려든 것이다. 오래 전부터 어떤 가구도 지니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꼬치꼬치 따져 물으면, 다른 사람의 헛간에 적잖은 가구를 보관해두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내가 보기에 요즘의 영국은 엄청난 짐을 끌고 다니며 여행하는 노신사와 비슷하다. 오랫동안 살림살이를 하면서 축적된 하찮은 것들도 불에 태워버릴 용기가 없어 거추장스럽게 짐으로 끌고 다닌다. 큰 여행가방, 작은 여행가방, 모자 상자, 꾸러미 따위 등등. 적어도 앞의 세 가지는 버려도 상관없다. 요즘에는 건강한 사람도 자기 침대를 등에 지고 걷기는 힘들다.347 따라서 나라면 병든 사람에게 침대를 내려놓고 뛰라고 충고해줄 것이다. 나는 자신의 모든 재산이 담긴 보따리를 짊어지고 비틀거리며 걷는 이민자를 보았다. 보따리가 마치 그의 목덜미에서 자라는 거대한 혹처럼 보였다. 나는 그 사람이 한없이 불쌍하게 여겨졌다. 그 보따리가 그의 전 재산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전 재산을 짊어지고 다니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런 덫을 끌고 다녀야할 처지가 된다면, 덫을 가볍게 처리해서 덫에 내 중요한 부분이 걸리지 않도록 조심할 것이다. 그러나 가능하면 애초부터 발을 덫에 넣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짓일 것이다.
(112∼113쪽)


주석

341. 말장난이 섞여 있다. 여기에서 '덫'은 올가미라는 뜻이기도 하며, 외적인 장식물이나 세간을 뜻하기도 한다.

343. 소로는 일기에서 "사향쥐는 자신의 다리를 물어뜯어 끊어내는 대단한 녀석이다. 언젠가 나는 사향쥐 한 마리를 잡았는데 녀석은 세 번째 다리를 물어뜯어 끊어냈다. 그런데 그때가 세 번째로 덫에 걸린 때였다. 하지만 한 다리로는 도망칠 수가 없어 녀석은 덫 옆에 죽어 있었다"라는 콩코드의 덫 사냥꾼 조지 멜빈의 말을 인용했다. 이 이야기에 대해 소로는 "이런 비극이 이 지역에서, 또 우리의 평화로운 강가에서 일어나며, 사냥꾼은 그런 용기를 보여주는 사냥감에 경외감을 표하며, 결국에는 사냥감을 치료하는 의사가 된다"라고 말했다. 소로는 1854년 2월 5일 일기에서도 이 야야기를 언급하며 "자기의 세 번째 다리를 물어뜯어 끊어내는 사향쥐를 어떻게 동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동정심은 사향쥐의 고통에 대한 연민이 아니라, 똑같이 유한한 목숨이기 때문에 사향쥐의 엄청난 고통과 영웅적인 힘을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345. seer. 이 단어는 직역하면 '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뜻이 확대되어 예언자와 시인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 에머슨은 「신학교 강연」에서 "천리안을 지녔다는 예언자는 자신의 깨달음을 세상에 전하는 전령이다. 자신의 꿈을 어떤 식으로든 알린다. 그 꿈을 어떻게든 신성한 즐거움으로 알린다. 따라서 때로는 캔버스에 연필로 그림을 그려서, 떄로는 끌로 돌을 조각해서, 때로는 화강암으로 탑을 쌓거나 건물을 지어서, 때로는 송가를 통해서 그의 영혼이 숭배하는 것을 표현하지만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분명하고 오래 지속되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347. 「요한복음」5장 8절의 "일어나서 네 자리를 걷어 들고 걸어가거라"를 빗댄 표현이다.



 

단순하게, 소박하게, 수수하게!

우리 삶은 아무것도 아닌 일로 우왕좌왕한다. 정직한 사람은 열 손가락 넘게 헤아릴 게 거의 없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열 발가락을 보태고 나머지는 대충 하나로 뭉뚱그리면 충분하다. 단순하게, 소박하게, 수수하게!69 당신의 일을 둘이나 셋으로 줄이고, 100가지나 1,000가지로 늘리지 마라. 100만 대신에 여섯까지만 세라. 장부를 엄지손톱에 기록하라. 문명화된 삶이라는 변덕스런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구름과 폭풍과 유사流砂 등 온갖 것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침몰해 바닥에 가라앉아 항구에 도착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려면 추측항법으로 살아가야만 한다. 이런 점에서 성공한 사람은 뛰어난 계산가인 것이 분명하다. 단순화하라, 단순화하라! 하루에 세 끼를 먹는 대신, 꼭 먹어야 한다면 한 끼만 먹어라. 100가지 요리 대신 다섯 가지로 만족하라. 다른 것들도 같은 비율로 줄여라.
(142∼143쪽)

주석

69. 1848년 3월 27일, 해리슨 그레이 오티스 블레이크에게 보낸 서간에서 소로는 "나는 소박하게 살아야 한다고 믿네. 안타깝고도 놀라운 일이지만, 지혜롭기 그지없는 사람도 하루에 사소한 문제들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나. 그 때문에 중요한 문제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지. 수학자가 어려운 문제를 풀 때를 생각해보게. 방정식에서 거추장스런 것을 없애 간단한 식으로 만들지 않나. 이처럼 우리도 삶을 단순화해야 하네. 정말 필요한 것과 실재적인 것을 구분해야 하네. 우리의 중요한 뿌리가 어디로 뻗는지 철저히 탐구해봐야 하네"라고 썼다. 1853년 9월 1일 일기에서 소로는 두 유형의 단순함을 구분하며 이렇게 말했다.

미개인은 무지하고 나태하며 게으르기 때문에 단순하게 살지만, 철학자는 지혜롭기 때문에 단순하게 산다. 따라서 미개인의 경우에는 단순함에 나태라는 결함이 동반되지만, 철학자의 단순함은 최상의 경지까지 발달한 삶의 모습이다. 미개인과 태반의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뭔가를 심고 꾸미고 만들어내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만, 철학자나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은 몸과 마음의 능력을 최고의 상태로 함양하며, 뭔가를 심고 꾸미며 만드는 데 최소한의 시간을 사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미개인은 삶에 불필요한 물건을 얻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더 못한 짓을 하기 때문에 그들의 단순함은 잘못된 것이지만, 철학자는 사치품을 얻으려고 바쁘게 사는 것보다 더 나은 일을 하기 때문에 철학자의 단순함은 바람직한 것이다. 결국 문제는 자유를 누리느냐 않느냐에 달려 있다.




소로우는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의 삶으로 그대로 보여준 사람이었다. '책'이라고 해서 별다른 예외는 아니었다. 그가  비록 무수히 많은 책들을 '빌려' 읽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의 '서고'는 여전히 놀랍기만 하다.

 

주석

102. 소로는 1853년 10월 27일의 일기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내 책을 출간해준 출판사가 아직 팔리지 않는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 보낸 일주일』재고들을 어떻게 처분해야 겠느냐고 묻는 편지를 지난 한두 해 동안 가끔 보내다가, 재고들이 차지한 공간을 그들이 급히 사용해야 할 일이 생겼다고 내게 알려왔다. 그래서 나는 전부 여기로 보내달라고 부탁했고, 그 책들이 속달로 오늘 도착했다. 짐마차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았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4년 전에 먼로에게 사서 그 이후로 조금씩 값을 치렀지만 아직 완납하지 못한 1,000권 중 남은 706권이었다. 그 책들이 마침내 내게 보내졌고 이제야 내 물건들을 살펴볼 기회를 갖게 됐다. 그 책들을 등에 짊어진 채 층계참을 돌고 두 계단을 올라, 그것들이 원래 있었을 곳과 비슷한 공간까지 옮겼다. 290권 남짓한 책들 중 75권은 기증하고 나머지가 겨우 팔린 것이었다. 이제 나는 거의 900권에 달하는 서고를 갖게 됐지만, 그 중 700권 이상이 내가 쓴 책이다. 저자가 자신이 기울인 노고의 열매를 지켜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내 책들이 내 방 한 귀퉁이에 허리 높이까지 쌓여 있다. 내 오페라 옴니아(opera omnia, 모든 저작물-옮긴이)다. 내가 원작이고, 내가 머리를 짜내 빚어낸 작품이다.




그가「독서」에 대해 쓴 훌륭한 문장들을 굳이 여기까지 길게 덧댈 필요는 없을 듯하다. 다만 이 글의 제목에 어울리는 그의 글들을 조금쯤 옮겨 오는 수고는 너무 아낄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어떤 것도 허투루 버리는 걸 용납하지 못한다. 그들은 그런 것들을 읽어내는 기계다.

우리는 이미 문자를 배웠기 때문에 기왕 책을 읽을 바에는 가장 뛰어난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24  평생 4학년이나 5학년 교실에서, 혹은 학교 앞에 있는 가장 낮은 벤치에 앉아 에이 비 에이와 단음절 단어를 끝없이 반복할 수는 없잖은가. 대부분의 사람은 읽거나 누군가 읽어주는 걸 듣는 것으로 만족하며 한 권의 좋은 책, 예컨대 『성경』에 담긴 지혜에 의해 죄인이 되어버리는 듯하다. 그래서 그 이후 평생을 무기력하게 지내며, 이른바 쉬운 읽을거리를 읽으면서 그들의 능력을 헛되이 날려버린다. 우리 순회도서관에는 몇 권으로 구성된 책이 있다. 그 책에는 『리틀 리딩』이라는 제목이 붙어, 나는 그 제목이 내가 가보지 못한 어떤 마을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는 가마우지와 타조처럼 고기와 야채로 실컷 배를 채우고도 이런 종류의 책들을 너끈히 소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어떤 것도 허투루 버리는 걸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이런 하찮은 읽을거리를 만들어내는 기계라면, 그들은 그런 것들을 읽어내는 기계다. 그들은 제불론과 세프로니아31에 대한 9,000번째 이야기를 읽는다. 두 연인이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격렬한 사랑을 나누지만 그들의 진정한 사랑은 결코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한다는 이야기32, 그들의 사랑이 잘나가다 장애물에 부딪혀 비틀거리지만 다시 일어서서 계속된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또 종탑까지는 결코 올라가지 말았어야 할 어느 불쌍하고 불행한 사람이 교회의 첨탑까지 올라가는 이야기도 읽는다. 그럼 그 사람을 쓸데없이 그곳까지 올려놓고 희희낙락하는 소설가는 종을 시끄럽게 울리면서 세상 사람들을 모아놓고 "아, 그 사람이 다시 내려왔습니다!" 라며 어떻게 내려왔는지 들으라고 떠벌린다. 내 생각을 솔직히 말하면, 옛날에 주인공들이 별자리에서 활약했듯이 지금의 일반적인 소설 세계에서는 그런 향상심에 불타는 주인공들을 인간 풍향계로 바꾸어 그들이 못된 장난으로 정직한 사람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녹슬 때까지 어딘가 꼭대기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내려오지 못하게 하는 편이 더 나을 듯하다. 소설가가 다음에 종을 울리면 나는 교회당이 불타 없어지더라도 꼼짝하지 않을 것이다. "『티틀 톨 탄Tittle-Tol-Tan』을 쓴 유명 작가의 신작인 중세를 배경으로 한 연애소설, 『살금살금 펄쩍-뛰어넘기The Skip of the Tip-Toe_Hop』가 매달 분책으로 출간될 예정. 혼잡이 예상되오니 한꺼번에 오지 마십시오." 사람들은 눈을 부릅뜨고, 원초적인 호기심이 발동하여 이런 소설을 읽는다. 그들의 모래주머니는 지치지도 않아 주름37을 예민하게 다듬을 필요도 없다. 마치 네 살배기 꼬마가 벤치를 지키고 앉아 금박을 입힌 2센트짜리 『신데렐라』를 열심히 읽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내가 보기에, 그런 소설을 통해서는 아무리 읽어도 발음이나 말투 혹은 강조하는 법에서 어떤 향상도 이뤄내지 못한다. 또한 교훈을 끌어내고 끼워넣는 능력을 키우지도 못한다. 눈이 침침해지고 생명 유지에 필요한 순환 능력이 떨어지며 지적 능력이 전반적으로 저해되면서 서서히 감퇴하는 결과를 빚을 뿐이다. 이처럼 말초적인 신경만 자극하는 생강 빵이 거의 모든 집의 화덕에서 순수한 밀이나 호밀과 옥수수로 만든 빵보다 더 부지런히 매일 구워지며, 시장에서도 더 확실하게 팔린다.
(158∼160쪽)


주석

24.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 보낸 일주일』에서 소로는 "가장 좋은 책을 먼저 읽어라, 그렇지 않으면 그 책들을 읽을 기회를 영원히 놓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 영혼을 맑게 하는 건강한 책을 읽어야 한다

31. 제불론은 『성경』에서 야곱과 레아의 여섯 번째 아들이다(「창세기」30장 19-20절, 『성경』에서는 스불론이라 표기한다). 세프로니아는 16세기 이탈리아의 시인인 타소(Torquato Tasso, 1544-1595)의 서사시 「해방된 예루살렘」에 등장하는 소프로니아라는 인물의 이름을 약간 변형했을 가능성이 있다.

32.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서 "진정한 사랑은 결코 순조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를 빗댄 표현이다.

37. 씨를 먹는 새의 모래주머니 벽에는 주름이 있어 소화하는 데 유리하다.




내가 혹시 '병아리 한 마리를 데리고 다니는 암탉처럼 한 가지 생각밖에 할 줄 모른다'고 누군가 비웃을 지도 모르겠다. 설령 그렇더라도 나는 '지네'를 닮고 싶지는 않다. 내가 좇는 병아리가 혹시 독수리가 아닌지 그 누가 알 수 있겠는가 말이다.

 

암탉과 지네

병아리 한 마리를 데리고 다니는 암탉처럼 한 가지 생각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것도 실제로는 병아리가 아니라 새끼 오리였다. 반면 오만 생각을 하고 텁수룩한 머리를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한 마리의 벌레를 쫓아다니는 100마리의 병아리를 돌봐야 하고, 매일 아침 이슬에 병아리 20마리가 길을 잃어버리는 통에 그 녀석들을 찾아다니느라 애를 태우고 온 몸이 더럽혀지는 암탉과도 같은 사람들이었다. 다리 대신 머리를 앞세우는 사람, 즉 지능을 지닌 지네로 어떤 것에나 집적거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예컨대 화이트 산맥에서 그렇게 한다면서 방문객들이 이름을 적어놓는 방명록을 준비해두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는 사람이 있었다.46
(216쪽)


주석

46. 1824년 초, 화이트 산맥의 워싱턴 산 정상에는 그곳까지 올라온 관광객들을 위한 방명록이 실제로 있었다. 소로가 "누군가 당신에게 아무런 인상도 남기지 못한다면, 그의 이름이라도 남겨야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일기)라고 쓴 1852년 1월 22일 일기를 기초로 이 구절을 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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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12-16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께 책이 배달되어 왔어요.
이 책 보자마자 만족해서 주석달린 빨간머리 앤도 사고 싶어졌어요.
소로가 문학적 글쓰기를 했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오네요^^*
오렌님 감사합니다.^^*
주석달린 시리즈 중 괜찮은 것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빨간머리 앤만 욕심 나네요.
오렌님은 남자분이라 취향이 아니실 듯.

oren 2013-12-18 09:14   좋아요 0 | URL
『주석달린 월든』을 마침내 받으셨군요. 책이 만족스럽다니 다행이에요. 그런데 책이 생각보다 너무 크고 해서 어디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없다는 게 좀 아쉽더라구요. 어제 저녁에 (흔히 그렇듯이 '슬픈' 일로) 갑자기 안동엘 다녀왔는데, 마침 '오가는 길'에 책이라도 읽을 요량으로 둘러보니 딱 이 책밖에 없어서 대략 난감하더군요. 이렇게 큰 책을 아무데서나 태연하게 펼쳐 읽기는 좀 힘들겠더라구요.

『월든』에서 자연을 아름답게 묘사한 문장들은 정말 감동적인 구절들이 많지요. 그런데 제 생각으로는 '문학적 표현'에 있어서는 『주석달린 월든』보다는 강승영 님이 번역하신 『월든』이 훨씬 뛰어난 듯해요. 팜므님 말씀대로 저는 '주석 안 달린' '빨간머리 앤'조차 그다지 취향이 아니긴 해요. ㅎㅎ

다크아이즈 2013-12-18 08:10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두껍습니다.ㅋ
하지만 판형이 이뻐서 (주석 달아야 되니 그렇게 했겠지요.)용서가 되어요.
이걸 밖에 들고 다니면서 읽는다는 건 어차피 제 머리로는 무린 걸요.

강승영 번역의 월든도 찾아나서 볼게요. 고맙습니다.^^*

마녀고양이 2013-12-16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페이퍼의 짧은 댓글 대신
이 페이퍼를 열심히 읽고 있네요... 책도 덫이 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벌써 눈을 떼지 못하고...

이후 단순하라! 에서 한숨을 쉽니다. 다른 것은 노력하겠는데
밥 한끼만은 도저히 못 먹을거 같아요. ^^

oren 2013-12-17 16:05   좋아요 0 | URL
『월든』의 매력이 소로우 님의 '과격한 표현' 내지는 '모순어법'에 있기도 하지요.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라 하다가는 굶어 죽을지도 몰라요. ㅎㅎ

모순어법에 대해서는 자신의 일기에서도 다음과 같이 반성하는 빛을 내보이기도 했어요.

* * *

1852년 9월 2일

나의 잘못은 다음과 같다.
패러독스 - 정반대의 것만을 말함 - 모방일지 모르는 방법.
착상의 교묘함.
말로 희롱함 - 되웃어주는 것 - 단순 - 강건 - 명료하지 않을 때도 있음.
나 자신의 말을 해야 할 때에도 유명한 표현이나 격언을 사용함.
진지하지 못할 때도 있음. '요컨대', '사실', '참으로!' 등. 의식의 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