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날 -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 * *


오늘 하루는 정말 푸르렀다.

아마도 어젯밤 늦게까지 내린 비 덕분이 아닌가 싶다.

내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 앞에 핀 연산홍이 너무 예쁘다.

지난주 금요일만 하더라도 벚꽃 축제가 진행중이었고, 그 땐 사무실 앞의 연산홍도 꽃망울만 소복하게 내민채 서로 귓속말을 소곤거리는 듯하더니, 주말에 내린 봄비 덕분이었는지 이번주 월요일에 출근해 보니 정말 무서운 속도로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었고, 그저께의 무더위와 어제의 봄비를 보탠 결과 오늘 아침엔 마침내 '화들짝' 피어났다.

아무래도 오늘을 넘기고 나면 '그 고운 자태'를 다시 보기 어려울 듯싶어 아침 출근길에 '일부러' 카메라를 챙겨 나왔는데, 건물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1층으로 올라와 잠시 빌딩 현관 밖으로 나와 보니 '봄풍경'이 정말 예사롭지 않았다.

그래서 잠시 일을 보다가 서둘러 주차장에 다시 내려가서 '카메라'를 꺼내들고 올라와 몇 장을 먼저 찍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후배'와 일찌감치 콩나물국밥 한 그릇씩 비우고, 본격적으로 여의도 공원 산책길에 나섰다.

후배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거의 '한시간 반' 가까이 여의도 공원을 샅샅이 둘러 볼 수 있었다.

여의도의 봄이 이렇게 화려했던가 싶다.

오늘 퇴근길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송창식의 '푸르른 날'이 실감나는 하루였다.



1. 사무실 앞, 일하다가 밖으로 나가 마주친 '새봄'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전 9:54:18



2. 사무실 앞, 꽃무리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전 9:57:09



3. 사무실 앞, 봄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전 9:58:08


4. 사무실 앞, 봄을 맞은 단풍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전 10:02:59



5. 점심 식사를 마치고 여의도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02:52

6. '山'을 닮은 빌딩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06:52


7. '콸콸콸'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는 풍경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17:59



8. 봄소풍을 나온 새싹들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24:26


9. 가지를 잘라낸 자리에 '눈'을 달고 서있는 오동나무





10. 색의 향연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32:28



11. 풀밭위의 점심식사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34:06



12. '가을'을 닮은 봄~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39:59



13. 꽃밭 옆에서~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40:31


14. 어떤 휴식~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58:13


15. 높이에 대한 욕망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58:40



16. 배꽃(엄밀히 말하자면 돌배꽃)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59:51


17. 푸른 하늘, 푸른 빌딩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02:04


18. 초록의 싱그러움을 자랑하는 느티나무 한 그루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03:29


19. 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잊을수 없는 기억에 햇살가득 눈부신 슬픔안고~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04:54


20. 어떤 봄나들이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09:21



21. 점심시간 끝, 인적이 뜸해질 시각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12:52


22. 더 뜨거운 햇살을 기다리는 나무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14:17



23. 빌딩에 내려앉은 흰구름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16:16


24. 서둘러 사무실로 들어가야 할 시간~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16:37


25. 원두막이 있는 풍경~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19:46



26. 그댄 어떤 봄색깔을 좋아하세요?


Shooting Date/Time 2012-04-26 오후 1:23:15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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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4-26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아요!
도심 속에서도 봄은 마냥 뽐내는 중이네요.^^

oren 2012-04-27 16:51   좋아요 0 | URL
여의도 공원이 조성되기 전에는 저 곳이 한 때는 '땅콩밭'이었다고 합니다.
그 후 공군 비행장으로 바뀌었다가, 5.16 광장으로 불리기도 했었죠.
10년쯤 전에 조순 시장님이 일하실 때 공원으로 조성했는데, 꽃과 나무 뿐만 아니라 연못에는 오리도 살고 있고, 숲 속에는 토끼도 살고 있답니다. ㅎㅎ

글샘 2012-04-27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 시를 한 편 본 거 같습니다. ^^ 잘 보고 갑니다.

oren 2012-04-27 16:51   좋아요 0 | URL
봄을 맞은 자연 그 자체가 詩처럼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드려요^^

blanca 2012-04-27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정말 봄을 실감나게 합니다. 소풍나온 꼬맹이들 사진도 너무 좋아요.

oren 2012-04-27 16:53   좋아요 0 | URL
여의도 공원에 나갈 때마다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아무래도 따스한 봄날에 만나게 되는 꼬맹이들이 제일 귀여운 것 같아요. ㅎㅎ

페크pek0501 2012-04-2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진 사진 전시회를 잘 봤어요. 이것 공짜로 봐도 되나요? 으음~~ 사진 감상의 글로 구경값 내고 갑니다.ㅋㅋ

2번. 어떤 여성보다도 화려하게 아름다운 꽃!!!

8번. 우리 큰 애가 유치원 다니던 때가 생각나요. 둘째애도 생각나고요. 유치원생 둘째애는 얼굴도 작고 키도 작아서 저맘때 꼬맹이라고 불렀는데, 현재 키가 170센티가 되었답니다. 고1이에요.

11번. 저도 저 속에 끼고 싶어요. 즐거운 점심식사~~

19번. 저는 나무가 있는 아스팔트 길이 너무 좋더라고요. 걷고 싶은 유혹의 길이라고나 할까요.

20번. 귀족적인 소나무인가요? 혹시 그 밑에서 넷이 고스톱 치는 것 아니죠? 양산으로 가리신 게 수상해서요. 햇볕을 가리신 건가요?

21번. 이런 길 참 좋아요. 걷는 사람들이 있어 더 멋진 사진이 되지요.

26번. 저는 흰색이 좋아요. 여러 색깔과 어울릴 때 가장 화려하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아주 주관적으로 뽑아서) 19번입니다. 나무와 꽃만 좋은 게 아니라 하늘과 길이 있어서 완벽해요.

이상입니다. ㅋㅋ 이 정도면 구경값 낸 거죠?

oren 2012-04-27 17:03   좋아요 0 | URL
우리가 키우던 그 유치원생들은 어느새 다들 어디로 사라지고 없네요.. ㅠㅠ
지금 대입준비에 정신없는 고3인 제 아들 녀석도 가끔씩 볼 때마다 부담스러워 죽겠어요..
키는 180이 조금 넘는데 몸무게도 80kg쯤 되거든요.ㅎㅎ

19번 사진은 원래 '제외'했다가 다시 넣은 사진인데 pek님이 가장 좋아하신다니 깜놀입니다. ㅎㅎ
저 사진을 찍을 땐 라일락 향기가 정말 죽여주더군요. 그 사진에 제가 붙인 코멘트는 아시다시피 '노래가사'를 그대로 베낀 건데, 예전에 '이문세의 붉은 노을' 공연때 들었던 그 감미로운 노래가 다시금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어요. ㅎㅎ

신지 2012-04-2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은 길 나무 꽃 등에 느낌이 있으시군요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구도, 사진이 보여주는 것에 대해 말해 보면요
오히려 저한테는 12, 18, 19, 21 사진이 상대적으로 평범한 반면,

3은 꽉 찬 색감의 대비가 참 좋고
특히 8, 11, 14, 20, 24 ㅡ> 이 사진들에는 시간이 담겨 있어서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인생의 어느 한 때, 혹은 시대가 담겨 있는 느낌이어서요.
인상적인 순간을 잘 포착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이나 사진은 특히 보는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받는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oren 2012-04-30 12:29   좋아요 0 | URL
저 역시 단순한 풍경 보다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사진에 많이 담고 싶습니다만, 사진에 담기는 분들로부터 '사전 양해'를 받을 수도 없고, 몰래 숨어서 찍을 수도 없어서 그냥 편하게 '일상적인 풍경 사진들'을 찍는 데 그치곤 합니다.(제 개인적으로 딱 1장의 사진만 올리게 된다면 아마도 '3번'을 택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신지 2012-04-30 14:47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겠네요. 저는 대부분 사진들이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사진을 동의없이 찍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람이 담긴 사진은 쉬운 일이 아니겠군요.

작가님 스스로는 3번을 꼽으셨다면...
제가 그걸 맞춘 것 같아서 왠지 뿌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