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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평점 :
꽤나 과학적이고 일견 어려울 수도 있는 이 책이 2007년 5월에 출간되자 말자 '상상 밖의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내가 가진 책은 2007년 10월에 인쇄된 책인데 5개월 만에 1판 11쇄로 나온 책이다.) 대강 짐작해 보자면 누구나 모두 '생각'에 대해 늘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뭔가 이 책을 읽으면 생각을 잘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사실 이 책은 독자들의 그런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 줄만큼 '생각'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을 보여주는 훌륭한 책이다. 다만 독자들의 일반적인 기대 보다는 책이 다루는 내용이 훨씬 더 깊이를 지녔기 때문에 쉽게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 많다는 평가들도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이 한창 인기를 끌 때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애독하는 책으로 알려져 더더욱 주목받기도 했던 일도 있었다.
이 책의 부제는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인데, 누구나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이 13가지 생각도구들을 각자 '자신의 능력에 따라' 이런 도구들을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생각의 도구들을 얼마만큼 '천재적으로' 쓸 줄 아느냐에 있는 것이다.
"우리 역시 대가가 되고자 한다면 필요한 도구의 용법을 익히고, 정신적 요리법을 배우며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우리에게 '정신적 요리'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 '다시 생각하기'를 통해 정신적 요리법은 '무엇을 생각(요리)하는가'에서 '어떻게 생각(요리)하는가'로 초점이 옮겨진다."
"창조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첫째, '느낀다'는 것이다. 이해하려는 욕구는 반드시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느낌과 한데 어우러져야 하고 지성과 통합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상력 넘치는 통찰을 낳을 수 있다. 실제로 생각과 감정, 느낌 사이의 연관성은 <데카르트의 오류>라는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마음(생각)과 몸(존재 혹은 감각)의 분리를 말한 철학자(데카르트)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 느낌과 직관은 '합리적 사고'의 방해물이 아니라 오히려 합리적 사고의 원천이자 기반이다."
면역학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샤를 니콜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새로운 사실의 발견, 전진과 도약, 무지의 정복은 이성이 아니라 상상력과 직관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상상력이나 직관은 예술가나 시인들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현실로 이루어지는 꿈과 무엇인가를 창조할 듯한 꿈은 같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생각을 좀 더 창조적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을 살펴볼 수 있고, 또 그런 '도구'들을 너무나 훌륭하게 다룰 줄 알았던 위대한 인물들도 만날 수 있다. 그들이 훌륭하게 사용했던 '도구들과 그 사용법들'을 배움으로써 우리 역시 좀 더 훌륭한 생각들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훌륭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