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 https://youtu.be/8-5vQ5yl3CU
로맹 가리, 에밀 아자르 ☞ https://youtu.be/vKy0n0XDJMM
마담 보바리, 플로베르 ☞ https://youtu.be/awC0tN9mWuU
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 https://youtu.be/MTUYTbjXDbA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700명을 넘었는데도 여전히 배가 고프다. 내 시야에는 어느새 스타트업 유튜버들이 차츰 사라지고, 구독자 7,000명 혹은 70,000명을 거느린 대형 유튜버들이 더 자주 어른거리기 때문이다. 한때는 구독자가 100명만 되었으면, 혹은 500명만 되었으면 했는데...
유튜브 동영상 하나에 좋아요, 댓글이 순식간에 100개 혹은 200개씩 달리면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댓글 다는 일이 어느새 밀린 숙제하듯 일과가 되고 있다. 그래도 구독자 한 사람 늘리기 위해 노심초사했던 '어려운 시절'을 생각해서 댓글 하나 소홀히 하지 않으려 기를 쓰고 있다.
유튜브 이용자들은 앞으로도 계속 급증세를 이어갈 듯하다. 비대면 활동이 어느새 일상화된 탓도 그런 추세에 일조하는 듯하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1인 1채널 시대가 도래할 듯한 분위기마저 감지된다.(1인 다채널 소유자도 많기 때문에 결국에는 인구수 만큼 유튜브 채널이 만들어질 듯하다.)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지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았지만, 초보 유튜버가 어설픈 눈으로 바라보더라도 신생 유튜버들은 끊임없이 밀려 들어오고 있는 게 확실하다. 특히나 직장에서 막 은퇴하기 시작한 50대, 60대의 활동이 유독 도드라지는 느낌도 받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이어지는 유튜브 진입 행렬을 보노라면 마치 노아의 방주를 보는 듯하다. 이 거대한 배에 올라타지 않으면 마치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밀려오기 때문이다.
유튜브 동영상을 올리고 나면 잠깐씩 짬을 내서 최신 동영상에 대한 홍보를 하러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게 하나 있다. 알라딘 서재는 어느새 왜소해도 너무 왜소해졌구나, 하는 느낌이다. 가령, 네이버 검색창에서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를 입력하고 '블로그'를 선택해서 검색하면, 네이버 블로그 글이 100개 정도 나올 때, 알라딘 서재글이 겨우 한둘 정도가 검색된다. 다른 검색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내가 최근에 동영상으로 만들었던 작품들을 홍보하기 위해 [마담 보바리, 플로베르]를 검색하거나,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을 검색했을 때도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극히 단편적인 일면만 보고 <알라딘 서재>가 너무 왜소해 졌다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업로드한 '고전 명작들'을 네이버에서 검색했을 때의 결과가 이상하게도 알라딘에 불리한 쪽으로 왜곡되어 나타났다고 믿고 싶은 생각마저 없어졌다. 똑같은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네이버 블로그 글이 100건 정도 검색될 때 알라딘 서재글이 겨우 한둘 정도로 검색되는데, 거기에 무슨 검색 과정의 왜곡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는가. 더군다나 내가 예전에 올렸던 알라딘 서재글은 어김없이(!) 또박또박 검색되어 올라왔었다.
물론 내가 제일 걱정하는 건 알라딘이 망하는 거다. 지난 17년 동안 내가 써 왔던 글은 대부분 알라딘에 저장해 놓고 있는데, 이 글들이 통째로 날아간다면 그보다 더 억울한 일도 없을 터이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은 책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계속 만들어 올릴 것 같다. 독자들의 반응조차 희미할 정도로 외진 플랫폼에서 계속 글을 쓰는 것보다는 세계 최고의 플랫폼에 이미 읽은 책들을 영상으로 소개하는 일이 훨씬 더 보람있고 유익할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뒤따른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고...
아이러니하게도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나서 내 서재 방문자수가 도리어 늘어나기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에 책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올릴 때마다 '알라딘 서재 링크글'을 달기 때문일까? 아무튼 알라딘 서재가 오래 오래 살아남아서 내가 이 공간에 끄적거려 놓았던 글마저 유튜브라는 대홍수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쨌든 나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노아의 방주'에 부지런히 내 글을 옮겨 실어야겠다. 텍스트로 만들어 놓은 컨텐츠를 옮겨 싣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인 '영상화 작업'이 여전히 힘들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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