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일에 좀 치이게 되면서 근 열흘 이상 서재를 방치했습니다.
글을 올리지 못한것 뿐 아니라 거의 알라딘 서재 마을에 들어오지를 못했지요.

언젠가 전에 하얀마녀님이 주말에 자리를 비웠다가 월요일날 알라딘 마을에 들어오면 왠지 서먹서먹하다..라는 말씀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아아, 물론 다른 서재분들이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괜실히 자신이 먼저 조금 멋적어 지는 그런 아주 약간 어색한 상황을 말하는 것이죠. 마녀님도 그런 취지의 말씀이셨을 것이고.

왜 그런 것 있지 않습니까. 여러사람이 모인 모임에서 화장실이라도 가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서 사람들이 모여있는 방의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는 순간 안에서 왁자지껄 즐거운 웃음소리라도 터지면, 괜한 자격지심과 약간의 소외감이 들 때가 있잖아요? (아아.. 소심한 나만 그런 것인지도) 나 없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더 재미있게 지낸것 같아 쓸데없이 혼자 약간 우울해 하는 그런 소심병 말이지요.

3-4일도 아니고 열흘 이상을 자리를 비우다 보니 자칫 이러다가 이러한 생활이 고착화 되는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3-4일 서재에 들어오지 못했을 때는 '시간만 나면 들어가야지!'라는 생각이 가득 차 있었는데 하루 이틀 부재가 길어지다 보니 '언제 내가 서재 활동을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이대로 더 방치했다간 게을러 터진 저의 성격으로 미루어 서재가 영영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돌았습니다. 으하하.

그래서 약간 멋적은 마음으로 컴백을 위한 운을 요렇게 살짝 띄웁니다. 귀엽잖아요? 핫핫 (으음. -_-;)

페이퍼 하나 달랑 이렇게 올려 놓고 다시 바빠져서 또 한동안 방치 할지 몰라도, 그동안의 부재기간 동안 혹시 저를 조금이라도 기억해 주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아무도 안 기다렸다구요? 아아아... T-T)

다들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따뜻한 환영을 기대하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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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2-15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너무 귀여우시잖아요.

안 그래도 요즘 잘 안 보이신다 생각은 했습니다.(딱 한 번!)

바쁘시더라도 너무 오래 방치하지는 마세요.

반갑습니다.^^

panda78 2004-12-15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 저도 오래 비웠더니 돌아오기가 쫌 쑥스럽더라구요 ^^ 그래도 막상 돌아오니 역시나 익숙한 사람들과 풍경이 정겹더군요.

돌아오셔서 기쁩니다! ^ㅂ^

날개 2004-12-15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보면 소심한 분들 무지 많습니다.. 저도 그렇다구요.. ㅎㅎ

아무튼 오랜만에 뵈서 너무 기뻐요...>.<

oldhand 2004-12-15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역시 님은 저를 잊지 않고 계셨군요. 흑흑. 저도 로드무비님 생각 자주는 못했지만(흠칫) 짬짬이 들어올때 마다 댓글은 못남겨도 잠깐 잠깐 몇몇 글은 읽었답니다. 멋진 이벤트도 한 번 하신것 같던데.. 제 서재는 갈 수록 피폐해지네요.

oldhand 2004-12-15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답글을 다는 사이 밀려드는 환영인사.. 으흑흑.. 역시 약간 재롱을 떤 보람이..

판다님/ 판다님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제가 뜸한 사이에 복귀하셨군요. 판다님은 인기 서재 주인장이시니 금방 회복하셨겠지요? 서재를 비운 사이의 시간은 잘 보내셨는지. 어쨌든 너무 반갑습니다.

날개님/ 소심함이 10이라면 50만큼 조금 뻥튀기해서 동정표를 좀 모아보자는 것이 저의 잔머리였답니다. 헤헤. 알라딘 분들이 마음씨가 착해서 불쌍한 티 내면 못본척 못하시잖아요. ^o^ 저도 날개님 다시 뵈니 기뻐요.

하얀마녀 2004-12-15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얘기하자면... 험험... 왜 옛손님 글이 안 올라오나 기다려지던데요.

oldhand 2004-12-15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 저도 솔직히 얘기하자면... 험험... 그동안 마녀님의 재밌는 페이퍼들이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가서 보고 왔지요. 슬램덩크 후일담.. 예술이네요 흑흑.)

하이드 2004-12-15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손님' 이라. 우와 어감 좋네요. 어여 컴백 하세요. ^^

파란여우 2004-12-16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레벌떡..헉헉..간만에 달음박질했더니 숨이 차군요...옛손님! 그러는게 아녀요. 암만 바뻐도 그렇지 일은 혼자서 다 하슈?..거 마을에 얼굴도장좀 찍고 삽시다요. 얼매나 보고 싶었는데..흑흑...저 달이 옛손님 얼굴이랑가 하며 지세운 나날들...믿어 주실래나? 험험..^^;;;(자기야~ 너무 반가워요^^)

미완성 2004-12-16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oldhand님 너무 깜찍 *.*하세요. 공감대 팍팍 느껴집니다.

님의 글이 보고 싶어 제가 이젠 옛날 글까지 뒤적거렸다는 거 아닙니까..답글 달아주셨었으니 아실테구요. 추리소설에 대해 정말 많은 걸 배운 것 같아요. 아직도 다 못 읽었답니다^^ 아껴두고 천천히 읽으려구요. 의외로 남겨주신 글의 양이 너무 적었어요. 좀 더 자주 글을 올려달란 말입니다~ 말입니다~



어머나. 여우님의 "자기야~" 헉. 이럴 수가..여우님의 털에 넘어가셨구나..ㅜ_ㅜ

oldhand 2004-12-16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알라딘 마을의 훈훈함이 팍팍 느껴집니다. 이리들 반겨주시니.. (어디 멀리 떠났다가 돌아온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_-a) 아침에 출근해서 밤새 올라온 글들과 내 글에 달린 댓글들을 보는 이 느낌.. 역시 좋구만요.. 이 맛에 서재질을 하는거 아닐까요?


::미스 하이드님/ "옛손"이라는 별칭도 여기 알라딘에서 얻은 것이랍니다. oldhand라는 아이디를 근 7-8년 써왔지만 알라딘에서는 이렇게 별칭까지 만들어주네요. 컴백이라고 할 것까지 있나요. 그냥 다시 좀 더 부지런해지기만 하면 된답니다. ^^

::파란여우님/ 흑흑.. 저도 여우님이 보고싶었어요. 잘 지내셨지요? 여우님이 그 동안 올려놓은 글들을 읽을 생각을 하니 책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심정이랑 비슷한걸요. (연로하신(흠칫) 여우님이 저를 "자기"라고 불러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사와요.히히)

::새벽별 님/ 제가 좀 게을러서 한 번 소홀해지면 만회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래도 이런 따뜻한 인사를 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잊혀지기야 하겠습니까? 몸은 멀어도 마음은 언제나 알라딘 마을에 있을랍니다. ^^

::멍든사과님/ 부재중에 달린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 내가 없어도 나를 찾는 이가 있다니 말입니다. 사과님의 그 댓글에 힘입어 이렇게 다시 돌아왔답니다. ^^ 글의 양이 적은건.. 에.. 정말 소재가 빈곤해서 그래요. 글 쓰는 재주도 없는데 소재도 빈곤하니.. (게을러서 그런것이 더 클지도 모르지만요..) 앞으로 더 자주 글 올리도록 노력해 볼랍니다. 사과님이 애독자가 되주신다니!

비연 2004-12-1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님이 제 서재 방명록에 올려주셨던 댓글들을 보며 요즘 뭐 하시나..생각했었는데..반갑습니다~^^ 하루만 건너뛰어도 왠지 서먹하고 혹시 날 잊지 않았을까 걱정되는 마음...다 비슷한가 봅니다...ㅎㅎ

oldhand 2004-12-1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연님 가끔 비연님의 서재에 들어갔다가도 댓글도 변변히 남기지 못하고 나오곤 하였답니다. 대수롭지 않은 댓글들을 잊지 않고 계시다니요... 저도 비연님을 뵈니 너무 반갑습니다. ^^
 

올해도 어김없이 시간은 흐르고 벌써 12월이 되었다. 겨울이다.
기상 관측 사상 유래없이 따뜻한 12월이라고 한다. 12월 하고도 3일이 되었건만 기온은 영하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올 겨울은 그다지 춥지 않을 모양인가 보다.
15년전,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 때의 겨울은 무척 추웠었는데...



"따뜻한 남쪽 나라"는 아니지만 내가 성장기를 보냈던 도시 광주(光州)는 서울에 비하면 겨울에는 많이 따뜻한 편이었다. (여름에 더 덥지는 않다.) 초,중,고등학교를 광주에서 다니는 동안 영하 10도의 추위를 경험해 본 적이 한손으로 꼽을 정도 였으니.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당시 교실에 아예 난로도 없었으며, 초등학교에 있었던 땔감을 때는 난로는 그저 전시품일 뿐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겨울을 넘기는 해가 더 많았었다. 겨울 방학 기간을 제외하면 난로를 쓸만큼 추운 날은 그다지 많지 않았으니 말이다. 겨울 방학이 끝난 2월 초에 한파가 닥쳐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졌던 80년대 초의 어느날, 광주 지역의 초등학교는 임시 휴교를 했을 정도였다. 서울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렇든 저렇든 그 시절의 겨울은 지금보다 더 추운 느낌이고, 더 겨울다운 느낌이었다. 단열이 철저하게 되는 아파트에 살면서 겨울에도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집에서 뒹구는 지금과는 20여년이 넘는 세월의 간극이 주는 문명의 차이 때문이리라.



단독 주택이었던 우리집은 80년대 초 대대적인 수리를 하기 전까지 난방이 되던 방은 안방과 할머니가 쓰시는 건넌방 뿐이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전남의 여러 부임지에 나가 계셔야 했던 그 시절, 할머니는 아버지와 생활하셨기 때문에 어머니와 우리 삼남매 네 식구는 두툼한 이불이 덮힌 안방의 아랫목에 다닥 다닥 붙어서 겨울을 지내곤 했다.



아랫목 이불 밑에 묻혀 있던 밥 공기들, 긴긴 겨울 밤 군것질 거리로 먹던 생고구마와 동치미, 형과 함께 열광적으로 보았던 월요일 밤 차범근이 활약하던 시절의 서독 프로축구 중계, 한 번 대대적으로 들여 놓아야 겨울나기 준비가 끝나는 느낌이었던 연탄, 심심치 않게 10cm 이상 내려서 응달에는 봄까지 쌓여 있었던 눈.. 이러한 것들이 그 시절 나의 겨울에 대한 기억들이다.



온 식구가 한 방에 모여 옹기종기 밤을 보내던 그 시절. 겨울은 우리 가족들간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지는 계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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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2-03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랫목에 오글오글 모여앉아 별 신통찮은 간식이 그렇게도 맛있던......

저의 오래 전 기억을 일깨워 주시는군요.

날개 2004-12-03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기 마련이지요? 갑자기 생고구마가 먹고 싶어졌습니다..^^;;

41199 


oldhand 2004-12-03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먹거리가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아서 참 별거 별거 다 먹었었지요? 무도 잘라 먹고, 역시 간식은 분위기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법이어요. ^^
날개님/ 생고구마 많이 먹으면 변비 걸린다고 어머니한테 늘 통제 당했어요.. 그만 먹으려면 어찌나 아쉬웠는지..

파란여우 2004-12-03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사발 뚜껑 벗겨져서 이불에 밥풀 묻어 곤혹스럽기도 했지요.광에 연탄이 하나가득 채워지면 바라만 봐도 든든하던 겨울살이 이야기를 님이 해주시다니 역시 님하고 저하고는 같은 세대 맞다니까요!!^^

물만두 2004-12-03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순이 겨울 코트 모자가 울 아버지 밥 싸개였더랬지요. 아랫목에 파 묻어두고... 한 겨울 웃목의 자리끼는 꽁꽁 얼고... 연탄가스 중독에... 솜 버선까지 중무장으로 나야 했던 옛집... 그래도 그 집이 젤 많이 생각납니다. 연탄불에 처음 구워주신 쥐포맛은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네요^^

oldhand 2004-12-03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이불속에서 뒹굴다가 밥공기 엎었던 전력은 그 시절 누구나 다 있었겠지요? 발뒤꿈치에 밥풀이 묻기도 하고 말이지요.. 아.. 그리고 저 겨우살이 이야기는 그저 들은 이야기에요. -_-;; 저는 신세대잖아요. -_-;;;;
물만두님/ 그 시절 심심찮게 겨울마다 "일가족 연탄가스 중독.." 같은 가슴 아픈 뉴스들이 있었죠. 저는 연탄불에 뽑기 해먹다가 국자 홀라당 태워먹었었지요.

물만두 2004-12-03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맞으셨겠네요. 저희도^^

oldhand 2004-12-06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형인 경우는 연탄집게로 맞기도 하지요. ^^
 

* CAUTION! : 으음... 무척 지저분한 이야기입니다. 화장실 유머에 거부감이 있으시거나,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가급적 피해 주십사 당부 드립니다. 특히, 식전에 이 글을 읽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적 피해가 우려되오니 유념하여 주십시오. 고상한 분위기의 알라딘에 어쩌자고 이런 글을 올리는지 당사자인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많지도 않은 즐겨찾는 분의 수가 급감할 것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으음.. -_-;




* 이 글은 99년 1월 hitel 유머란에 올렸던 글을 아주 약간 교정한 것입니다.




내 친구중에 '불뚝이'라는 놈이 있다.
'불뚝이'라는 별명은 이놈이 고등학교때 학교의 관현악단에서 활동하면서 복식호흡을 하다 심하게 배가 나온 이후로 붙여진 별명이다. 이놈이 회사에 들어간 후 자신의 튀어나온 배와 전쟁을 선포하고 헬스, 에어로빅, 검도, 스쿼시 등을 두루 섭렵한 끝에 결국 자신의 몸매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배는 그대로인채 튀어나온 배의 높이 만큼 가슴이 높아진 것이다. 그의 키는 168 cm 정도.... 여러분들은 '마라도나'의 몸매를 상상하면 대략적인 내 친구의 몸매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의 이야기는 불뚝이가 98년 여름의 어느 일요일날 우리집을 방문하면서 발생한 가공할 사건의 요약서이다.




                          *************************************************************************




사건을 이야기하기 전에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1.당시 나는 잠실에 위치해 있던 재개발 대상 아파트에서 친구와 자취를 하고 있었다.


2.당시 우리집 화장실은 매우 도발적인 구조였다. 세탁기와 세면장(세면대는 없다), 변기가 공존해 있으며 커다란 반투명 미닫이 유리문이 달려 있다. 마루에 앉아 있으면 화장실 변기위에 앉아 있는 사람의 무릎이하 모습이 뿌옇게 보인다. 물론 일체의 방음시설도 없기에 소리도 매우 리얼하게 들린다. 간혹 집에 젊은 여인이라도 왔을 경우 대략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다행히 지하철역은 100M 남짓 떨어져 있으니 전력질주하면 20초 정도 걸린다. 뛰다가 흘리는 건 물론 본인의 몫이다. 그냥 대범하게 집에서 해결하는걸 권장한다. 그런다고 시집 못가는 것도 아니잖는가!



 


사건발생일..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방문객 불뚝이와 나, 그리고 내 친구는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점심때 먹은 짬뽕이 슬슬 소식이 오는지 먼저 불뚝이가 화장실에 들어갔다. 불뚝이가 나오고 냄새가 가시는 시간을 계산한 후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 볼일을 봤다.


물을 내리는 순간...
나의 분비물들은 변기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물과 함께 두둥실 떠올랐다.


'이런... 또 막혔군.'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범인은 절대 내가 아니다. 바로 전에 들어갔다 나온 놈이 범인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범인은 불뚝이지만 현재 변기속을 유영하고 있는 물체들은 나의 소생이므로 이런 경우 뒷감당은 나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나는 일을 저지르는 놈이 있으면 뒷감당은 엉뚱한 사람이 뒤집어쓰게 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김대중정부의 개혁정책이 더욱 강력해져야 함을 느끼며 투덜거렸다.


"짜식 몸통이 굵으니 똥도 굵구만!"


아!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이 작은 사건이 몰고올 피바람을 나는 전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변기가 막히는 경우야 간혹 있는 일이 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나는 불뚝이의 몸통에서 빠져나온 수퍼울트라 건더기를 과소평가 했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일단 차오른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다가 바닥에 침잠된 나의 건더기들을 뽁뽁이(화장실 뚫는 도구. 공기 압축식)로 가지런히 모은 다음 압력을 넣었다.


"푹푹푹"


음? 반응이 없다. 뽁뽁이만 뒤집어져 버린다.


"퍽퍽퍽"


이런! 물이튀는군. 젠장... 옷에 묻잖아..


"팍팍팍"


으악! 얼굴에 튀었다. 오우 쉣!... 욕나온다.


나는 일부러 문을 열어놓고 작업을 했다.
너희들도 냄새나 맡으며 고통에 동참하라...
내 친구(동거인)는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작업의 진행에 관심을 표명했으나 불뚝이놈은 신경도 안쓰고 TV를 보고 있었다. 무서운 놈....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건 1시간동안 똥물을 뒤집어 쓴 후였다. 불뚝이의 몸에서 나온 놈의 성분과 크기를 짐작할 수 없었다. 코끼리가 똥을 싸지 않은 이상 1시간 동안 압력을 가했으면 뚫리지 않을리 없지 않은가!


나는 땀과 물(?)이 범벅이 된 채 다른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퍼에 가서 초강력 트래펑(막힌 하수구나 변기, 수도관 등을 뚫는 강력한 산화제)을 샀다. 사용법에는 제품을 붓고 30분 정도 후에 물을 내려보라고 적혀 있었다.


30분후..


산화된것은 물위에 떠 있던 나의 소생물들 뿐이었다.


지금 변기 구멍을 막고 있는 것이 건더기가 아니라 에이리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트래펑의 나머지 반을 붓고 내일 아침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다행히 물위로 유영하던 나의 소생물들은 소멸하였기에 육안으로 보기에 흉한 모습은 면할 수 있었지만 집에서 대소변을 볼 수 없는 것은 말할 수 없는 불편이 아닐수 없다. 그리고 개방적인 화장실 구조로 인한 온 집안에 가득찬 향기는 식사마저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불뚝이 이놈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슬금슬금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렇게 첫날은 지나가고 있었다.



 


사고발생 2일째..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화장실의 상태를 살폈다.
밤새 약품에 담궈져 있었을 그놈은 어떻게 됐을까?


그러나 나의 간절한 바램을 외면한채 놈은 건재했다. 불뚝이는 뱃속에 에이리언의 알을 키우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단순히 배가 나온게 아니었다.


아침에 소변을 참는다는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절감하며 출근준비를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뛰었다. 지각도 아닌데 지하철역까지 뛰어가기는 처음이었다.


퇴근하는 길에 트래펑 한병을 더 샀다. 물론 퇴근전 모든 '볼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도 최대한 수분의 섭취를 자제하였다. 당시는 여름이었다. 뼈를 깎는 고통이었다.


내 친구(동거인)는 욕실에 쭈그려 앉아 물을 살살 뿌리며 오줌을 누는 고전적인 방법을 이용하고 있었다.
나도 그러고 싶었지만 이 나이에 그럴 수는 없다는 이성의 만류로 계속 고통을 참고 있었다.


'내일이면 뚫리리라...'


그러나 천인공노할 사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폭풍전야의 고요함가운데 이틀째가 지나고 있었다.



 


사고발생 3일째 - 파국 그리고 종결...


이틀째와 마찬가지의 포맷으로 출근을 한 나는 회사 화장실의 향기로움을 느끼며 가뿐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오늘은 틀림없이 성공할거야..'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물빠지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밤 안락한 배변의 행사를 집에서 치를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을 즈음..


"따르르릉"


나 : "여보세요"


친구 : "나다. 큰일났다."


나 : "왜?"


친구 : "아침에 배가 너무 아파서 그만......"


나 : (흠칫)


친구 : "미안하다!"


쿠구구구구구구궁!!!!!!!!!!


"툭" (수화기 떨어지는 소리........)


퇴근하기가 두려웠다. 집에 들어간다는 것은 더더욱 무서웠다. 그러나 그날따라 약속도 없었고 나는 결국 집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문을 여는 순간... 나는 재래식 화장실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맡아볼수 없는 향기를 확인하며 절망했다.


'이불이랑 벽지까지 냄새가 다 벴겠다....'


'내일 아침 출근하면 사람들이 나를 피하지않을까...'


창문을 죄다 열고 친구놈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내가 조치할 수는 없었다. 전화에 의하면 수분 70% 함유의 세미(SEMI) 설X라고 했다. 나는 저와 같은 성분을 가진 고체의 외관상의 흉측함을 알기때문에 엄두도 낼수 없었다.


마침내 긴긴시간이 지나고 친구가 왔다. 친구는 회사에서 나름대로 조언도 구하고, 작전도 세웠나 보다. 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작업에 돌입했다.


일단 고무장갑을 끼고 변기에 쌓여있는 물질을 제거하는 작업.
그러나 더 중대한 문제는 제거한 물질을 어디에다 처리해야 하는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는 베란다를 통한 화단으로의 투하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먹은 사발면 용기를 받친 채 고무장갑 가득 넘치는 그 물질을 베란다까지 이동시켜야 했다. 절대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된다. 이란 인질 구출에 투입되었던 특수부대 만큼이나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절대 절명의 작전이었다.


내가 베란다 창문을 열어주자 친구는 신속히 이동했다.


아! 그리고 나는 빨간 고무장갑 위에 얹힌 친구의 소생물을 보고야 말았다!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광경이었다.
그리고 베란다 아래 화단으로 투하되는 놈을 바라보며 화단에서 상추를 기르는 아래층 아주머니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다행히 장마철이긴 했다.)
올가을에 그 아주머니가 유난히 풍성한 수확을 얻을 수 있으리라....


일단 변기에 쌓여 있는 물질이 제거되자 나머지 작업은 수월했다. 이미 3일씩이나 트래펑과 뽁뽁이에 시달린 불뚝이의 그놈은 내 친구의 고무장갑 육탄공격을 받자 이내 그간 정들었던 우리에게 이별을 고하며 하수구로 사라졌다.


욕탕겸 화장실을 크레졸로 청소함으로써 드디어 작업종료.


실로 감격의 눈물이 흐를만한 일이었다.


기념으로 우리는 소변을 한판씩 보고 상쾌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무서워서 큰일은 1주일간 집에서 못 했다.)


냄새는 내일이면 다 빠질거야 라고 생각하며...




 


에필로그


한달쯤 후.. 어머니가 올라 오셨다.
퇴근해서 집에 왔더니 어머니가 김치를 담그기 위해 양념을 버무리고 계셨다.


'응? 그런데 저 고무장갑은 어디서 많이 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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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1-30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고무장갑.....으악~....그래서 김치 맛나던가요? 김치 맛이 어땠는지 알려 주세요!!^^

oldhand 2004-11-30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퇴의 자취생들에게 그정도야 뭐 사소한 일 아니겠습니까? 히히.

날개 2004-11-3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으윽~~~ 오늘 밥은 다 먹었다..ㅠ.ㅠ

oldhand 2004-11-3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댓글에 답을 달았는데 이상하게 되어버렸네요.. 버그인것 같은데.. 삭제도 안되고.. 그나저나 날개님 저땜에 밥도 못 드시고 워쩐대유.. -_-a
 

이번 한 주....


정신없이 바빴다. 서재에 글 한 편 못 올리고(나는 근무시간에 땡땡이 치며 주로 글을 쓴다. 집에가면? 당연히 자빠져 자느라 바쁘지.) 짬짬히 서재 마실 다니며 댓글 다는 것도 거의 못했다. 그리고 오늘, 여지없이 바빴으나 삶의 사이클은 일주일이런가. 다행히 오늘은 이제 조금 한가해졌다. 그리고 오늘은 회사에 회식이 있는 날. 특별히 "등심"을 먹는다고 하지 않는가! 아아.. 마태우스님이 알라딘 번개에서 주로 쏘는 메뉴가 소고기 였을 때 참석치 못하는 나의 신세를 얼마나 원망하였던가! 질기디 질긴 삼겹살만 사주던 회사에서 이 무슨?


그러나.... 나 오늘 회식 못 간다. 아니, 어쩌면 안 가는 것일 수도. 다른 약속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 회식하는 회사는 내가 파견 나와 있는 회사라서, 회식이라고 꼬박꼬박 참가해야 할 부담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여름에 있었던 "보신 회식" 같은 건 죽자 사자 참가했지만 -_-)


오늘은, 내가 활동하고 있는 모 동호회의 오래간만의 번개날이다. 게다가 모임 장소도 집과 가깝다. 마음 편하고, 이야기도 잘 통하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모임이 나의 소고기에 대한 욕망을 이긴 셈이다. (아아... 그러나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나는 번뇌한다. 등심... 등심...)


날씨가 추워져서, 그래서 더더욱 소주가 땡기는 날이다. 자... 이제 출발해야 할 시간. Let's Go. (크흑흑. 등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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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1-26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테럽니다..알라딘의 신종 테러가 난무하는 요즈음 님까지 이러시는건 너무해요!!!^^

마태우스 2004-11-26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이 소고기를 이긴 멋진 한판이군요. 님의 판단에 경의를 표합니다

로드무비 2004-11-26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으면 등심을 택했을걸요?

오늘 멋진 시간 되시길......

미완성 2004-11-27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등심..!

맞아요, oldhand님 멋지세요. 불판 위에서 등심을 뒤적거리며 향기로운 고기냄새에 취하는 것도 좋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좋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먹으면 그게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도통 모르겠더라구요. 좋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있는데 거기다 좋지 않은 이야기까지 오가면 십중팔구 체하고야 말지요.

즐거운 시간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하얀마녀 2004-11-27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전 등심은 못 먹었더라도 소주는 먹고 왔지요. ^^

oldhand 2004-11-29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날나리 서재 주인장은 월요일 출근을 해서야 이렇게 다시 돌아오는 군요. 흐흐.
파란여우님/못먹는 떡, 소문이나 내서 같이 배아프자! 라는 모토입니다만. 헤헤.
마태우스님/경의를 표하기까지 하시다니.. 그저 등심이라는 메뉴가 정해지기 전에 번개에 나가겠다는 의사표시를 해버린 탓이겠지요.
로드무비님/네, 로드무비님 덕분에 멋진 시간 보냈답니다. 등심은 못먹었지만요.
멍든사과님/뭐 그렇다고 회사 사람들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아닙니다. 회식도 재밌어요. 죽어라고 마시는 분위기도 아니고.. 그래서 더더욱 등심에 미련이 남았는지도 몰라요. 흑흑.
하얀마녀님/저도 삼겹살에 소주 마셨답니다. 역시 추운날엔 소주가 딱! 이죠?
 

"만약에 상어가 사람이라면 그들은 작은 물고기들에게 더 훌륭한 대우를 해주지 않을까요?"

K씨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물론이지, 만약에 상어가 사람이라면 작은 물고기들을 위해서 바다속에 튼튼한 집을 지어줄거야. 그리고는 그 속에 가지가지의 음식과 초목뿐만 아니라 작은 동물들도 집속에 넣어주겠지. 물고기들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자라날 수 있도록 상자속에는 언제나 신선한 물이 넘치도록 보살펴 줄 것이고 여러가지 위생시설까지도 신경을 써 주겠지. 어쩌다가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지느러미를 다친다면 즉시 붕대로 감아줄 거야. 그대로 죽여버리면 이제까지 자기가 길러온 보람도 없이 먹이가 사라져 버리게 될 테니까 말이다. 또 우울하게 지내고 있는 물고기보다는 쾌활하고 명랑한 물고기의 맛이 더 좋으니까 가끔씩 커다란 잔치도 벌려가면서 기쁘게 생활하도록 배려하겠지. 또 학교를 세워 어릴 때부터 상어의 입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먼 곳에서 어슬렁거리는 상어님을 찾아낼 수 있도록 지리공부도 가르칠 것이며, 상어님들에게 자신의 온몸을 기꺼이 바치는 것이야 말로 물고기의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임무임을 깨닫도록 윤리와 도덕도 가르쳐 줄것이다. 특히 상어가 작은 물고기들의 장래를 위해서 앞날의 아름다운 설계를 펼쳐 보일 때는 그 말을 믿고 순종토록 가르쳐 주겠지. 그리고 그렇게 잘 따르는 물고기일수록 보다 훌륭한 음식과 시설을 향유하도록 해서, 다투어 상어에게 순종하도록 길들일 거야. 비천하고 유물론적이고 마르크스 주의적인 모든 경향에 대해서는 경멸하고, 상대하지 않으며 자기들 중에 누군가가 그런 낌새를 보이면 달려가서 상어에게 일러 바쳐야 한다고 가르치기도 하고 말이야..... 상어가 사람이라면 물론 예술도 한몫 거들겠지. 온갖 아름다운 색채를 동원하여 상어의 이빨이 얼마나 아름다우며 상어의 입과 목구멍이 얼마나 뛰놀기 좋은 들판인가를 깨우쳐 주는 그림이 그려질 거야. 그리고 극장에서는 상어의 목구멍을 따라 안으로 헤엄쳐 들어가는 열성적인 물고기들의 영웅담을 연극으로 상연하기도 할것이고, 작은 물고기들이 아름다운 음악에 도취되어 꿈꾸듯이 예배당으로 몰려들고, 또 그렇게 그야말로 황홀한 감정에 휩싸여 정신없이 상어의 목구멍 속으로 밀려들겠지. 또 작은 물고기들에게 참된 삶은 바로 상어의 뱃속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가르치는 종교도 있겠지..... 그리고 상어가 사람이라면 작은 물고기들은 지금처럼 평등하지는 않을 거야. 몇몇 물고기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다른 물고기 위에 군림하겠지. 그리고 그보다 좀더 큰 물고기들은 자기보다 작은 물고기들을 집어삼킬 수 있는 특권도 갖게 될거야. 그래 봤자 상어에게는 더 좋은 일이지. 왜냐하면 자기네가 삼킬 수 있게 된 것은 더 큰 고기들일테니까 말이야. 그리고 또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물고기들은 다른 물고기들에게 질서를 유지하도록 지휘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겠지. 그러니까 아마도 선생, 관리 혹은 건물의 기사(技士) 따위가 되겠지. 간단히 말해서 상어들이 사람이 된다면 바다 속에는 문화라는 것만 남게 되겠지."

베르톨트 . 브레히트 <Kalendergeschichten>

* 에버레트 라이머 <학교는 죽었다> 1장 학교를 왜 거부하는가 서문에 실린 인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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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2004-11-2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어떻게 저런 상상을 했을까요.

파란여우 2004-11-20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어는 조류 아니었어요? 철새인가요? 텃새인가요?...^^전, 그래도 상어들이(특히 죠스)무서워요.상어 하나 갖고 이리 많은 상상력의 세계를 넘다들다니 작가, 대단합니다.

oldhand 2004-11-20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 대단한 상상력이지요? 저 책을 재수생 시절에 읽었었는데 학습 의욕과 진학 욕구를 팍팍! 떨어뜨리는 무시무시한 책이었지요.
여우님/ 앗! 상어는 양서류 아니었나요? @_@ 전 뒷다리가 언제 나오나..기다리고 있었지요. 크크. 그건 그렇고 저 인용문의 출처인 무시무시한 독일어로 보이는 듯한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 참 궁금합니다.

미완성 2004-11-22 0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허걱스러워요.

가끔 나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은 잊고 인간이라는 종의 이기적인 면을 극악스럽게 씹을 때가 있는데 나중에는 스스로 부끄러움에 토해낸 말들을 다시 삼키고 싶을 만큼 민망해지기도 하지요. 그래도 결론은, 역시 상어가 상어라서 참말로 다행이어요 *.*

oldhand 2004-11-22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구를 위해서는 정말 인간은 없어져야 할 종(種)인지도 모르겠어요. 사과님. <기생수>를 보고 나서 그런 생각을 많이했었답니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종들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본능에만 충실할 뿐 큰 욕심은 없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