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지날 때까지>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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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 지날 때까지
나쓰메 소세키 지음, 심정명 옮김 / 예옥 / 2009년 9월
평점 :
나쓰메 소세키.. ㅋㅋ 이름 너무 웃긴다. 소세키. 소새키, 소** ㅋㅋㅋ
책을 펴지는 않고, 이름만으로 혼자 히히덕 거리다가 북카페 책꽂이에서 이 이름을 또 한번 발견했다.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익숙해서 읽었던가?라는 착각이 들게 만들던 그 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고양이의 눈으로 본 인간의 삶을 유머러스하면서 해학적으로 전개되어 있어서 끌렸던 책이었는데.. 그 작가가 이 사람이라니.. 푸훗!
피안지날때까지. 우스갯소리지만 이 책 제목을 언틋 보면 피안날때까지? 피날때까지? 라고 읽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우리반 녀석이 흥분하면서 왜 이런 책을 읽어요? 하더니, 잠시 후 "아~ 아니구나!" 했던 기억이 ㅋㅋㅋ
피안. 먼저 뜻을 안 볼 수 없군. 강 저쪽 둔덕이라는 의미, 진리를 깨닫고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 경지, 일상적인 세속으로부터 초월한다. 무쟈게 거창하다. 종교적인 색채도 느껴질 정도로..
하지만, 작가의 한마디는 뻥찐다.. 설날에 시작해서 피안(춘분, 또는 추분 절기의 전후 7일간)이 지날때까지 쓸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지었을 뿐이란다. 허탈함이 잠깐.. ㅎㅎ
피안 지날때까지는 탐정의 삶이나 유랑자의 삶을 동경하지만, 실상은 그것을 행할 용기도 기회도 갖지 못해서 동경만을 일삼아 하고 있는 게이타로와 그의 동종의 부류인 친구들의 삶을 단편이면서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탐정소설의 형식을 잠시 빌리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읽고 있는 동안.. 이야기의 배경은 일제 강점기(?)나 대한민국 초기의 모습과 매우 닮아 있다. 고등학교때 그렇게 읽어대던 한국문화 단편집과 비슷한 뉘앙스...라고나 할까?
고등유민..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높은 교육을 받아서 보는 눈도 있고, 아무 삶이나 살기에는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 백수로 지내고 있는 게이타로가 직업을 구한다. 친구 스나가의 소개로 만나게 된 다구치로 부터 그동안 동경해 왔던 탐정일같은 업무를 부여받게 되면서 책장의 속도에는 가속도가 붙는다. 한 여인과의 밀회(?)를 미행하고, 다구치의 추천장을 받아 만나게 된 사내는 어제 그가 미행했던 마쓰모토이자 다구치의 처형(?) 매제(?)라는 이상한 관계...
우연치 않은 사건들고 마쓰모토 집에 드나들면서 치요코와 스나가, 게이타로는 서로에게 진중한 관계가 되고.. 서로 다른 듯한 단편들이 모여서 하나의 글을 구성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혼을 쏘옥 빼놓을 듯한 구성은 아니지만, 왠지 속이 알찬 느낌의 필체는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이끌어 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