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시간이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페터 빅셀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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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였을 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20살때 빨리 30이 되었으면 했다. 지금은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어른이라는 것 생각보다 그리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아이보다 훨씬 순수하지 못하기도 하고.. 세상을 너무 알아버려서일까?  경험을 많이 해서일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상황을 상상하는데도 나의 경험을 미뤄서 하게 되어 한계에 부딪혀 버리는...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2009년 왠지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그 이유는 내가 시간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닌 떠밀려 다니는 느낌때문이다. 내가 계획하는 하루는 정말 시간이 많은데, 아침에 일어나서 생활을 시작하다보면 어느덧 내가 계획할 수 있는 시간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고, 그렇게 하루, 한달, 일년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산문집을 몇 권째 접하고 있는데... 스위스 작가의 이 글이 가장 마음에 드는 산문이라고 할 수 있다. 스위스.. 유럽 국가 중에서 가장 한국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숨통을 트여놨던 국가였는데.. (갠적인 느낌이다.) 그저 보이는 일상을 관찰하면서 자조적이면서 세련되게 적어놓는 그의 글이 그리 많이 이국적이지 않아서 다행이다.
맞아,맞아! 고개를 끄덕이며, 이 말 괜찮은데? 했던 적이 많게 만든다.

우리는 왜 기다리는 걸까? 왜 기차가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복도에 서서 기다릴까? 아마 우리가 기다림만큼 고통스럽게 배운 건 없기 대문일 테지. 유치원과 학교 입학 기다리기, 졸업 기다리기, 은퇴 기다리기, 그리고 어저면 기다림조차 기다리기. 병원에 약간 일찍 도착해서 그 앞을 오가며 기다리기, 이 기다림이 끝나면 대기실에서 또 기다리게 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림의 기다림을 기다리기 

 우리는 아주 작은 세상 속에서도 이미 너무 외롭기 때문에 큰세상을 두려워하는 건 아닐까?(82P)   

의미있는 일만 해야 한다면 인생은 삭막해진다.(85)  

항상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려고만 하고, 가만히 시간을 보낼 줄 모르는 스스로를 옭아매는 것이 어른인 것 같다. 내용도 괜찮지만, 그것보다도 제목이 너무나 끌리는 책이다. 뭔가 있어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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