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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행
오세영 지음 / 예담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원행... 다 읽는데 일년이 걸렸다~
읽다가 덮고,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처음부터 다시 읽고, 또 시간이 지나버리고..
그러다가 작정하고 읽었던게 이번주였던 것 같다~
그리고, 절반넘게 읽은게 바로 오늘!^^
이 말로 이 글의 스피드는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원행을 떠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는 왠지 지루한듯도 하고, 집중이 좀 어려웠지만, 원행을 떠나고 그 속의 음모가 펼쳐지고 그것을 막아내는 뒷부분은 제법 그럴듯했다. 뒷부분이 재미가 있어서 드라마의 소재로서도 쓰일 수 있었던 듯 싶다.
꿈을 다 펼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모든이의 죽음은 아쉽다~
하지만, 그 죽음이 그만의 것이 아닌 한 나라의 운명을 결정해버렸던 우리 조선으로서
그 죽음이 안타깝고 아까운 왕중의 한명이 바로 정조이다.
요즘에 '바람의 화원'도 바로 그 정조 ♡ 대왕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 시대..
그러나, 원행에서는 이 정조대왕님의 역할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수원화성 거중기로만 알고 있던 정약용의 활약이 눈부시다. 어쩌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치는 것도 아깝지 않아 하면서 뒤에서 그를 보디가드해주던 이들의 모습에서 정조의 참모습을 투사한 것일 수도 있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빛이 나는 그의 인간성이나 비범함이라고나 할까?
죄인의 아들이라는 오명을 벗기위해(?) 또는 아버지의 못다한 한을 풀기 위해 평생을 더욱 열심히 살고 개혁을 추구하고자 했던 왕~
그리고, 보수적인 우리 조선땅의 세력자이면서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았던 이들과의 싸움
왕과 신하..그 속의 숨은 이야기.. 항상 있는 이야기이지만..
그들과의 암투가 이 시대처럼 대놓고 부딪혔던때는 또 없었던 듯 싶다.
더구나 시기상으로 두번이나 왕을 바꿨던 역사가 있었던 뒤이니..
하늘에서만 내려주는 것으로 알았던 왕권이 얼마나 떨어졌으리..
아버지 사도세자의 사갑을 기념하고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회갑을 축하하기 위해 을묘년에 사도세자의 묘소를 참배한 8일간의 화성행차가 바로 원행의 배경이다. 표면적으로는 이게 뭐 어떻느냐.. 했는데.. 이 8일간의 화성행차를 통해 뒤바뀌는 세력과 병권주도권, 치열한 두뇌싸움이 이루어지는 배경을 간접체험함으로써 이 원행이 사실은 정조가 수구세력을 제압하고 왕권을 더욱 확실히 하려 개혁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던 중요한 계기였음을 새롭게 알게 하였다는게 이 책을 읽고 얻은 큰 수확이었다. ^^
머리좋은 정조가 조금만 다독여가면서 벽파들을 이끌어 가는건 불가능했을까?
시파와 벽파가 알콩달콩 사이좋게 지냈다면, 우리 나라의 역사는 또 어떻게 달라져있을까?
예나 지금이나 보수와 개혁은.. 부딪힐수 밖에 없는 걸까? 아까운 인재들만 당하는구낭..
암튼 재밌었던 역사이야기였다. 추리이긴 하지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