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소아의 내면보고서 - 오직 사랑만 한다면 우리는 죽을 수 있다. 러너스북 Runner’s Book 2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이준혁 옮김 / 고유명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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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페소아의 내면보고서 - 오직 사랑만 한다면 우리는 죽을 수 있다.

| 러너스북 Runner’s Book 2 _페르난두 페소아 / 고유명사

 

 

1.

사랑에 빠졌다는 것은 혼자 있는 일에 싫증이 났다는 것이다.”

_반론을 제기할 사람도 있겠지만, 정곡을 찌르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지만, 그 결혼생활이 잘 가느냐 삐딱선을 타느냐는 그 마음의 중심에 있다. 그 마음의 중심이 같이인가? 아님 인가? ‘인가? 혼자 있는 일에 싫증이 나서 사랑을 찾아 나섰지만, 다시 싫증이 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안정적인 결혼도 가능하다.

 

2.

우월한 인간에게 걸맞은 유일한 지적인 태도는 자기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에 조용하고 차가운 연민을 갖는 것이다. 이 태도는 공정이나 진실의 태도와 조금도 비슷한 구석이 없다. 하지만 이 태도는 부러워할 것이므로 반드시 필요하다.”

_‘우월한 인간이란 표현이 좀 거슬린다. 그냥 정상적인 인간이라고 바꿔보자. 그나저나 요즘은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 혼란스럽다. ‘조용하고 차가운 연민은 자기 자신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공정이나 진실이니 정의니, 그 정의는 정의로운가?

 

3.

오직 사랑만 한다면 우리는 죽을 수 있다.”

_책의 부제로도 쓰인 문장이다. 사랑과 죽음이 키워드이다. 좀 어렵다. 선뜻 이해하기도 힘들고, 그런 사랑이 존재할지라도 희귀할 것이다. 작가는 죽음의 두려움도 극복하고,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는 사랑을 그렸을 것이다. 죽음과 맞바꿀만한 사랑, 남녀 간의 사랑은 물론 인류애로 채워진 사랑, 멋지다. 그러나 한편, 내 마음이 혼탁해져서 그런지 이렇게도 이해된다. “오직 사랑만 하고 살아간다면, 죽음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사랑도 사랑 나름이다.

 

 

4.

삷이라는 책의 모든 문장은, 마지막까지 읽는다면, 물음표로 끝남을 알게 될 것이다.” _그 물음표에 어떤 문장을 담을 것인가? 정녕 이것이 마지막인가? 이렇게 살다 가는 삶도 괜찮은 삶이었을까?로 적어본다. 다행히 페이지를 넘기니 이런 문장이 이어진다. “삶이란 느낌표와 물음표 사이의 망설임이다.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마침표가 있다.” 마침표를 자신 있게 찍을 수 있는 사람은, 그럭저럭 잘 살아온 사람일 것이다.

 

5.

여백이 많은 책이다. 한 쪽 당 한 줄의 글도 다수이다. 여백도 좋지만, 그 여백에 영문텍스트가 함께 자리 잡았으면 좋았겠다. 어떤 땐 한국말도 어렵다. 페소아는 어떤 사람인가? 그의 풀네임은 페르난두 안토니우 노게이라 페소아이다. 그의 이름만큼이나 긴 직업들이 이어진다. 포르투갈의 시인, 철학자, 극작가, 에세이스트, 번역가, 광고업자, 점성가, 발명가, 사업가, 비즈니스 특파원, 문학평론가이자 정치평론가 등이다.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페소아를 휘트먼의 환생으로 간주하며 서양문학의 대가 26명 중 하나로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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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소아의 내면보고서 - 오직 사랑만 한다면 우리는 죽을 수 있다. 러너스북 Runner’s Book 2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이준혁 옮김 / 고유명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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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이 많은 책이다. 한 쪽 당 한 줄의 글도 다수이다. 여백도 좋지만, 그 여백에 영문텍스트가 함께 자리 잡았으면 좋았겠다. 어떤 땐 한국말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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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모하는 것들로부터 달아나기 러너스북 Runner’s Book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청경채 편역 / 고유명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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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나를 소모하는 것들로부터 달아나기 _러너스북 Runner’s Book 1

_헨리 데이비드 소로 / 고유명사

 

 

1.

나는 숲으로 갔다. 내 의지로 삶의 본질을 붙잡고 맞닥뜨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얻은 삶을 통해 내가 뭘 배울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 18453월 말쯤 나는 도끼 하나를 빌려 월든 호숫가의 숲으로 내려갔다. 가능하면 숲 가까이에 집을 지을 생각이었다. 나는 농부에게 도끼 하나를 빌렸다.” _도끼 하나로 집을 짓는다? 가능할까? 도끼를 빌려준 농부도 범상치 않다. 그는 자신의 도끼를 빌려주며 눈동자처럼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도낀지 다른 도낀지 모르지만, 후반부에 도끼 이야기가 다시 나온다. 암튼 소로에겐 도끼가 매우 유용한 도구였을 것이다. 집을 짓는 데도, 월동준비로 장작을 패는데도 잘 쓰였을 것이다.

 

2.

인간의 쓸모 있는 부분은 모두 언젠가 흙속으로 들어가, 거름이 되어 버린다.”

_인간의 쓸모 있는 부분이라는 것은 인간 자체를 의미할 수도 있고, 그 당시 인간이 쓸모 있다고 생각한 물건들일수도 있겠다. 후자의 경우 소로 시대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 썩지 않는 쓰레기 플라스틱 이야기로 들어가면 스토리가 달라진다.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와 하와이섬 사이의 태평양 한가운데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발견되었다. 온갖 쓰레기들이 해류에 밀려와 쌓이기 시작한 쓰레기 섬은 크기가 점점 커져서 현재는 한반도 면적의 7배 크기로 커졌다고 한다. 전체 쓰레기양은 8만 톤이 넘고 이 중 80%이상이 플라스틱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쓰레기 섬이 작아졌을까? 분명 더 커지고 더 늘어났을 것이다.

 

 

3.

가짜들이 진실을 대변하고, 진실을 가진 자들은 거짓처럼 사라지는 세상이다. 인간이 진실을 그렇게 추구하며 살아왔음에도 세상은 거짓말처럼 진실스럽다.” _점점 뭐가 진짜이고, 뭐가 가짜인지 잘 모르겠다. 특히 뉴스가 그렇다. 그래서 언론의 한 기사를 접하면 다른 언론사에선 뭐라고 하나 찾아보게 된다. 세상은 거짓말처럼 진실스럽다는 표현이 씁쓸하게 남는다.

 

 

4.

올바른 독서, 즉 참다운 책을 참다운 정신으로 읽는 것은 고귀한 운동이며, 요즘 세태가 높이 평가하는 어떤 운동보다도 독자에게 힘든 운동이다. 이는 운동선수들이 받는 것과 같은 훈련이 요구되며, 책을 읽겠다는 마음가짐을 거의 평생 동안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_책을 읽는 것이 (뇌에)힘든 운동이라는 지적에 급공감이다. 사실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사람이 책을 펼치고 본다고 해도 제대로 읽는지 어떤지는 잘 모른다. 운동기구를 손에 들고 있다고 운동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심플 라이프의 선조인 소로의 공간엔 책이 몇 권이나 있었을까?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은 책들만 있었을까?

 

 

5.

책의 편집은 심플하지만 내용은 깊다. 곁에 두고두고 읽을 만하다. 마치 소로가 곁에 함께 앉아서 조곤조곤 말을 전해주는 느낌이다. 글은 서로 이어지지만 아무 곳 펼쳐봐도 메시지가 전달된다. 페이지 여백이 많다. SNS글에 익숙한 세대들이 책을 손에 쥐는 계기도 될듯하다. 데이비드 헨리 소로가 현시대에 살았다면 아마도 TV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왔을 법하다. 그의 죽음도 드라마틱하게 자연과 함께였다. 겨울철 나무의 나이테 개수를 세던 중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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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모하는 것들로부터 달아나기 러너스북 Runner’s Book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청경채 편역 / 고유명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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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핸디하지만, 곁에 두고두고 읽을 만하다. 마치 소로가 곁에 함께 앉아서 조곤조곤 말을 전해주는 느낌이다. 글은 서로 이어지지만 아무 곳 펼쳐서 봐도 메시지가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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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 원서 3판 전면개정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클라우스 도즈 지음, 최파일 옮김 / 교유서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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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에 관심을 갖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마음에 담는 것이기도 하다. 책은 지정학이 무엇인지? 지정학은 어떻게 생산되는지, 왜 중요한지? 등을 시작으로 지정학을 다각적으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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