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들려준 이야기 - 인류학 박사 진주현의
진주현 지음 / 푸른숲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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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들려준 이야기』    진주현 / 푸른숲

 

1. 한 동안 미드 본즈, 뼈로 푸는 살인사건을 열심히 본 적이 있었다. 사건 수사에 의학적인 면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드라마였다. 아무리 시간이 많이 흘러도 뼈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뼈는.

 

 

 

 

 

 

 

 

2.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야기들이 깊이 있게 담겨있다. 저자는 법의인류학자이다. 인류학 박사로 소개된다. 지난 10여 년간 남아프리카 공화국, 탄자니아, 온두라스, 중국, 베트남 등 세계 각지의 발굴 현장에 참여해 인류의 진화와 기원, 사람과 동물 뼈대의 구조적 기능적 차이 등을 주로 연구했다.

 

 

 

 

 

 

 

 

 

 

 

3. 살아있는 뼈, 뼈 속 물질, 오래된 뼈, 죽은 뼈 이야기 등으로 이어진다. 특히 내 관심을 끄는 것은 후반부인 오래된 뼈와 죽은 뼈 이야기다. 오래된 뼈 하면 우선 공룡이 생각난다. 이 스토리에서도 단연 공룡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1990년 여름, 화석 발굴 및 복원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의 직원들이 미국 중북부에 있는 사우스다코타 주의 한 농장 주변을 열심히 뒤지고(화석을 찾기 위해)있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철수 하던 중, 직원 중 한 사람인 수 핸드릭슨이 동료가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하는 동안 시간을 때울 겸 절벽 아랫부분을 산책하던 길에 뼈 한 조각을 보게 된다. 이후 동료들과 며칠간 이어진 발굴 작업 결과 이들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공룡 뼈를 수습 해냈다. 이 공룡 뼈는 발견자의 이름을 붙여 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소식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업체 직원들은 박물관에 팔아 큰돈을 벌 생각에 들뜬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소문을 듣고 가장 먼저 제동을 건 이가 있었으니, 바로 공룡 뼈가 발견된 지역의 땅 주인이었다. 소유권 분쟁은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여러 해에 걸친 공방 끝에 법원은 땅 주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76억 원에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 팔렸다. 아쉬운 점은 그 뒤로 그 땅 주인이 공룡 화석의 발견자와 그 팀원들에게 공룡화석 판매대금의 일부를 희사했다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4. “나는 전쟁 중 실종된 군인들의 유해를 찾는 일을 하고 있다.” 저자가 하는 일이다. 유해를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유해를 가족들에게 돌려주는 일은 귀한 일이다. 본즈에서 흔히 보는 것이지만, 뼈는 억울하게 죽은 이를 대신해 진실을 말해주기도 한다. 부모에게 맞아서 죽은 아이를 두고 사고사였다며 거짓말을 했을 때, 그 아이를 대신해 진실을 밝혀 줄 단서는 뼈에 남아 있다. 시체를 잘게 토막 내서 여러 군데 묻은 다음 완전 범죄를 꿈꾸던 살인자도 500원 짜리 동전만 한 크기의 뼈가 흙 밖으로 삐져나오는 바람에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되었다. 60여 년 전에 머나먼 한반도에서 목숨을 잃은 미군 전사자도 뼈가 남아 있었기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5. 챕터 중간에서 만나는 유익한 읽을거리도 좋다. ‘3대째 이어온 가업 : 아프리카에서 인류 조상의 화석을 찾다!’에선 타이틀 그대로 인류 조상의 연구 자료를 찾기 위한 리키 가문의 영광스러운 행진이 눈길을 끈다. 방사선 탄소 연대 측정법을 개발한 천재 과학자, ()윌러드 리비 박사에게 고마움을 갖지 않을 고고학자는 없을 것이다. 뼈로 시작해서 뼈로 끝나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다 보면 새삼 나의 뼈도 다시 보게 된다.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는 나의 뼈들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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