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인생 사전 - 삶의 갈림길에서 꼭 한번 물어야 할 74가지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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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제부턴가 내겐 혼자 묻고 답하는 시간이 생겼다. 저녁 샤워를 하면서 혼잣말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샤워물을 틀어놓고 오늘 하루를 점검한다. 맘에 안 들었던 부분은 씻어내 버리고,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나를 다독인다. 어느 날 아내가 한마디 한다. '당신은 샤워하면서 뭘 그리 중얼거려?' 어떻게 밖으로 들렸나보다. 이렇게 답했다.'응. 기도했어.' 틀린 말은 아니다. 기도하듯이 나를 점검한다. 가식의 옷을 모두 벗어버린 알몸뚱이의 나를 바라보며 다듬는다.

 

 

 

 

 

2. 저자에 대해선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하다. 이미 100여 권의 저서를 펴낸 국내 최고의 변화관리, 경제경영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책의 부제는 '삶의 갈림길에서 꼭 한번 물어야 할 74가지'이다. 책은 6챕터로 구성되어있다. 자아사전, 생활력사전, 습관사전, 관계사전, 태도사전, 철학사전 등이다. '사전'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바쁜 일상 속에서 내게 필요한 부분만이라도 찾아서 삶의 힌트를 얻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3. 74 소제목 당 3~4쪽 분량의 글이 담겨있다. 책과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도 커피 한잔 마실 시간이면 몇 꼭지 글은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저자 자신이 걸어온 길, 책과 사람의 만남, 그의 꿈과 희망, 일상의 모습 등이 그려져있다. 물론 그 중심은 저자의 깊은 사유와 실천의 삶에서 퍼올린 지혜다.

 

 

 

 

4. "자신을 제대로 아는 일은 성공과 행복을 위해 중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 서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알고 자신의 그릇을 정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채우고 또 채우듯이 하루를 살아가야 합니다. 미혹함이나 덧없는 것들에 시간과 주의와 에너지를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지상에서 머무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음을 기억하면서요."   -'나'란 사람의 그릇.
...사뭇 평범한 이야기다. 단지 내것으로 만들지 못하고,'당신 이야기네..'하고 넘어가니 문
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망치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사례이다.

 

5. 김난도 교수팀이 여러 해동안 꾸준히 발간하고 있는 '트렌드코리아'는 사회의 심층분석을 통해 제목 그대로 트렌드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트렌드코리아 2014'에선 2013년 예측내용을 점검하며 '나홀로 라운징(Alone with Lounging)'을 소개한다. - 라운지에 나 혼자다. 공공장소에서 사람을 만나고 가볍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인 라운지에 -ing를 붙인 용어이다. 라운징은 장소의 개념에서 조금 더 확대된 개념이다. 김교수팀은 '나홀로 라운징' 트렌드는 휴식과 재미를 통한 자아찾기의 갈망과 점점 개체화되는 사회인구학적 변화가 만나 생성된 것이라는 부언설명을 붙인다. '1인 노래연습장', '홀로여행', '나홀로 영화관람' 등에서 뮤지컬, 라이브 콘서트 등 장르의 구분없이 증가하는 추세다.

 

 

 

 

 

6. 저자는 사회학자 로버트 퍼트넘의 '나 홀로 볼링'을 소개하면서 '외로움과의 동행'이란 제목으로 글을 써내려간다. "외롭다고 해서 사람들을 찾고, 자꾸 외로움을 피하고 없애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외로움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자기만의 세계를 가꾸는 좋은 방법입니다. 글을 쓰는 일은 자신과 대화하는 일이고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멋진 방법입니다. 영혼을 정화하는 일이지요." 내가 해본 결과 좋은 방법이다.

 

7. 과학자들의 실험 결과, 한 가지 습관이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68일 정도라고 한다. 어떤 행동을 두 달 남짓 꾸준히 하면 습관이 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주,객관적으로 좋은 습관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반대로 나쁜 습관은 그리 힘들지도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그냥 생각없이 하면 된다. 본능에만 충실하면 된다.  "책을 통해서, 혹은 다른 사람의 삶에서 자극을 받아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동기를 가지세요. 그리고 그 동기를 현실로 만들어줄 수 있을 구체적인 행동이나 습관을 습관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원하는 삶이 그리 먼 얘기만은 아닐 겁니다."

 

 

 

 

8. 저자에겐 아무래도 '독서'의 영향이 클것이다. 저자는 읽고 쓰면서 자신을 만들어갔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다. '디지털 시대의 독서'라는 꼭지글에서 저자는 이런 말을 남겼다. 독서는 '무지의 세계를 환히 비춰주는 등대의 불빛. 자신만의 속도로 온전히 하나의 세계를 만난다.' 저자가 나열하는 독서의 장점에 깊이 공감한다. '독서는 지식을 늘려주고, 사고력을 키워준다. 독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독서는 언어능력을 발달시켜 준다.' 내 생각을 보태면 '독서를 통해 나를 안다. 그리고 당신을 이해한다. 당신을 통해 세상을 본다.'

 

9. 혼자 있을 때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느냐가 바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다라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무리 속에 뒤섞인 페르소나는 자기 자신도 잘 못 알아볼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를 의식하면 좀 덜 후회하지 않을까. 연희동에 있는 어느 피자집에 이런 문구를 써붙여놓았다. '사장이 보고 있다.' 나는 이 문장을 볼 때마다 맘에 안든다. '내일의 고객이 보고 지나간다'라고 했으면 좋을텐데, 사장은 오직 직원이 꽤 안부리고 일을 잘하느냐 안하느냐에만 관심이 쏠려있을 뿐이라는 생각이다. 이 피자집은 바로 정류장앞에 있다. 저자의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것처럼'이라는 꼭지제목에 붙인 나의 단상이다.

 

10. 이 방법은 우리 모두가 저자의 조언대로 당장 해봤으면 하는 부분이다. '때로는 안테나 끄기'-TV에서 스마트폰까지 적절한 시점에 로그아웃하라. 인생을 지배당하고 싶지 않다면.. "그래서 저는 한 가지 과제를 마치고 또다른 과제를 시작할 때는 중간에 컴퓨터를 끕니다. 집중적으로 업무를 할 때는 스마트폰도 꺼버리지요. 이렇게 '오프'상태로 들어가는 것은 외부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일종의 의식입니다.".  나는 그날 읽을 책을 완전히 다 소화하기 전까진 절대로 컴퓨터를 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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