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
에란 카츠 지음, 김현정 옮김 / 민음인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1. 책의 처음 시작이 흥미롭다. 제대로 읽어보기 전에 제목만 보고 흔하디 흔한 '자기 계발서' 형식으로 짐작했다. 책의 지은이 에란 카츠가 아시아권, 그리고 한국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호감이 간다. 스토리가 스릴러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2. 지은이 에란 카츠는 이스라엘 태생이다. 천재적인 기억술로 유명하다. 500자리의 숫자를 한 번 듣고 기억하여 기억력 부문에서 세계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그의 재능을 발휘하여 다국적 기업 및 기관에서 기억력 증진에 대한 강연과 세미나를 2,000회 이상 진행했다고 한다. 


3. "나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능력, 혹은 이미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능력과 관련해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원치 않는 기억과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유용한 정보를 채워 넣으며, 치명적인 실수를 예방하고 충동과 욕망을 통제하는 한편, 성공률이 90퍼센트에 달하는 비법을 동원해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4. 제롬. 이 스토리의 중심 인물이자, 지은이의 분신 같은 인물이다. 제롬은 티셔츠 회사를 운영해서 상당히 많은 돈을 벌었다. 그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대학 교수가 되었다. 어느 날 '아시아 학생의 선물'이라는 편지를 받는다. 사실 선물이 아니라, 제롬에게 주는 '과제물'이었다. 학생들에게 과제를 주는 것이 익숙한 교수에게 풀어야 할 '숙제'가 던져진 것이다.


5. '인간의 두뇌에 숨겨져 있는 보물과 관련된 다섯개의 과제'가 그것이다. 그 보물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불가능한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즉 인간에게는 숨겨진 능력, 평소에는 결코 사용하지 않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숨겨진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제롬 교수가 증명해주길 원한다. 정작 그 과제물을 내는 '아시아 학생'은 존재를 감추고 있기에 스토리에 궁금점을 더해주고 있다.


6. 그 감춰진 존재와 제롬 교수 사이에 한국 여학생 '미선'이 개입된다. 이 책의 부제는 '아시아 학생에게서 온 미션'이라고 되어 있다. 컴퓨터에서 무언가 좋은 메모리, 영양가 있는 정보를 입력하려면 우선 쓸모없는 파일을 정리하고 삭제해서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PC 최적화가 필요하다. 제롬 교수는 그 첫 번째 미션을 '망각'으로 시작한다. 필요하지 않은 정보와 원하지 않는 기억을 삭제하는 방법이다. '기억을 지우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그 기억에 수반된 감정을 지워버린다.' 좋지 않은 기억, 건강하지 못한 기억을 의미한다. 제 아무리 강렬한 감정이라 하더라도 두뇌에 명령을 내리는 방법을 통해 얼마든지 삭제가 가능해진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고 있다.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우리는 누구나 좋지 않은 감정이나 기억을 잊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지만, 마음 한 구석 용서를 못하는 부분이 그것을 지우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이다.


7. 두 번째는 '실수를 방지하고 의사 결정을 개선하는 법'이다. 그릇된 실수와 옳은 실수를 구별해야겠다.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실수는 옳은 실수라고 볼 수 있다. 반면 계속 반복적으로 실수를 저지르다면 그건 그릇된 실수이다.". 고집과 맹목적인 믿음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말이 덧붙여진다. '피곤할 때 절대로 결정을 내리지 말 것.', '정보량이 늘어나면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는 말은 마음에 담아 둘 필요가 있다. 정보량이 많은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직관이 자리 잡을 공간을 마련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8. 세 번째는 '욕망 관리의 선물'이다. '자제력을 발휘하고 압박감에서 벗어나 후회없는 삶을 사는 법'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끔 죄책감에 빠져드는 경우가 있다. 죄책감을 못 느끼고 사는 사람은 매우 선한 삶을 살아가던가, 그 반대일 것이다. "결과를 받아 들일 수 있고 자신의 행동이 자신을 비롯한 어떤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 되는 겁니다." 


9. 네 번째는 '설득의 선물'이다. 중국인의 지혜가 담긴 5단계 비즈니스 전술과 유대인의 비결이 주제이다.  1단계는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라'이다. 갤러리에서 아름답고 예술적인 티셔츠를 판매하도록 갤러리 관계자의 마음을 움직인 영업사원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2단계는 미엔즈 - 체면, 이미지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3단계는 관시 - 인맥을 형성하라. 공자가 설파한 '호혜'를 예로 든다. 호의를 주고 받는다는 뜻이다.  4단계는 공략 - 소진 전략을 활용하라. 소진은 기원전 380년부터 기원전 284년까지 생존했던 정치 전략가이다. 그는 네 개의 핵심적인 설득의 원칙을 활용했다. 

목적의 명확성이 요구되는 결과, 상호 관심, 탄력성, 타이밍이 그것이다. 


10. 마지막 다섯 번째는 '미의 선물'이다. 완벽한 감탄의 순간을 만들어 내기 위한 일본의 신경미학 법칙이 적용된다. 신경미학은 일본의 예술 작품에 스며들어 있다. 종이접기, 서예, 꽃꽂이 등의 공통점은 나무랄 데 없는 완벽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균형, 조화, 대칭, 간결성 으로 표현된다. 신경 미학은 신경 연구와 시각적인 미학을 결합한 것이다. 보편적인 미의 법칙, 혹은 원칙을 찾아내려는 과정이다. 


11. 이 소설의 주인공 제롬 교수는 한국 여학생 미선과 함께 또는 혼자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세계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을 정리하고 있다. 예루살렘에서 시작해 미국 보스톤, 인도의 뭄바이, 타이의 방콕, 중국의 베이징 그리고 일본 도쿄에서 그 여정을 끝낸다. 


12. 책 제목에 '뇌(Brain)'가 들어가면 먼저 머리가 아파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뇌시리즈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스토리의 빠른 진행이 책을 덮지 못하게 한다. 영화 다이하드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에는 못 미치지만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여정에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되고 있다. 이 훗훗한 여름에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책 제목엔 [뇌를 위한 다섯가지 선물]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이 다섯가지는 뇌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아직 내게 도착한 줄도 모르고, 풀지도 못한 채로 있는 선물보따리라고 생각든다. 그 선물을 풀어서 진정 내것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고 역시 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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