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 정도. 단 하루도 쉬지않고 일했다.

 

그 결과 에세이가 한 권 분량이 나왔고 (지금 출판사에서 검토중이다. 대체 이 해물잡탕스러운 글을 어떻게 책으로 내야 할지를)

 

15일이면 에디터에게 연애서를 보내주면 된다. (작업은 다 끝이 났다. 역시 기획출판이 최고다. 원고 작살나게 빨리 나온다.)

 

덕분에 이제는 마르지 않았다. 다만 얇다. 이쯤되면 모토로라 레이저다.

주치의께서 0.1kg 만 빠지면 바로 약 먹자 하신다.

신진대사율 낮추고 식욕이 팍팍 돋게 하는 그런 약이란다.

마늘주사와 칵테일 주사를 비롯한 각종 링거액으로 버텼더니

덕분에 내 팔을 본 사람들은  약 하느냐고 묻는다.

맞다. 약 한다. 병원에서 주는 합법적인 약.

 

난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여기는 마치 나의 살던 고향은 같은 곳이라고

이젠 꽃피는 산골도 복숭아꽃도 살구꽃도 없지만

내가 살았던 그 잠시 동안에는 모두 다 있었더랬다.

그래서 이 공간이 존재하는 한

어쩌면 이렇게 아주 가끔씩 들어와서는 안부를 전하게 될 것 같다.

 

나는 다른 곳에서 블로그를 하고 있다.

그런데 진짜 진짜 조용하다.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는다. 그리고 안부도 아는 사람들만 가끔 묻는 정도.

예전의 이 곳에서의 기억과 너무 달라서 그저 신기하지만

차라리 조용한 블로그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서로이웃은 받지 않는다.

그건 나도 그 사람의 블로그를 가서 보겠다는 말인데.

난 좀처럼 그러질 않는다.

그래서 지키지 못 할 약속은 하지 않는게 맞다는 생각에서 정중하게 거절 버튼을 누른다.

하지만 이웃은 상관없다.

그나마 날 추가하는 이웃도 잘 없지만.

 

어느 곳에 있든지, 어떻게 있든지

살아서 숨쉬고 있음이 참 고맙다.

남들로 하여금 걱정스러운 삶을 살고 있지만

직접적인 피해는 주지 않고 있다.

 

문득, 보고싶은 사람이 생각난다.

그저 보고싶기만 하다.

돌아가고 싶지도 그립지도 않다.

하지만 이 공간을 통해서 알게 된 사람.

지금은 어디에서 뭘 하면서 사는지 모르는 사람.

 

잘 지내고 계시지요?

저는 비교적,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아름답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우아하고 싶다는 생각은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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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2-15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는 둘째고, 항상 열심히 사시는 플라시보님 보면
부럽기도하고, 대단하다 싶어요.
건강이 안 좋으신가 봅니다. 뭐든 건강하면서 일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책 궁금합니다. 잘 나오게 되길...^^

울보 2012-02-12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세요, 아프지마시고 밥 잘 드시고, 많이 웃으시고 다시 나올책 기대할게요,

조선인 2012-02-13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의 넘쳐나는 살들을 보낼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대신 새 책 나오는 것에 대해 축하인사 보내드립니다. 건강하시길.

moonnight 2012-02-13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참 오랜만이에요. 안 그래도 약하신 분이... 모토로라 레이저. ㅠ_ㅠ
여전히 열심이시군요. 새 책 축하드려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토토랑 2012-02-1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처럼, 저의 이 넘쳐나는 식욕을 보낼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새 책 나오는거 축하드리구요. 그리고 이렇게라도 안부남겨주셔서 고마와요
그냥 문득 생각날때가 있었거든요.. 아프지 말고. 건강하시기를

책읽는나무 2012-02-13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시절(?)
아주 열심히 페이퍼를 읽게 해주신 알라디너님들 중 한 분이신 플라시보님!
저도 님의 안부가 가끔 궁금했었습니다.
잘 계시리라,건재하시리라 믿고 있었는데
아프시다니~~안돼요~
시간이 훌떡 많이 지나서인가요?
알라디너님들의 무한(?) 체력들이 쇠퇴해가는 모습이 짠합니다.ㅠ
(저도 나이먹은 티를 조금씩 내고 다니네요.흠~)
모쪼록 건강하시고,좋아하시는 일을 행복하게 잘 마무리 하시길 빌께요.
새 책 기대되네요.
참 님은 충분히 우아했었어요.지금도 그러실껩니다.화이팅^^

플라시보 2012-02-15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stella09님. 아, 정말이지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만 천성이 게을러터진 탓인지 그리 오래 가지를 못합니다. 그나마 한 달이 최고인가 봅니다.^^ 건강이 안좋은건 아닙니다. 다만 신진 대사율이 지나치게 높아서... 두 마리 토끼는 정말 잡을 수 없나봐요. 한 마리라도 잡으면 좋겠습니다. 책 잘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울보님. 네. 밥은... 위가 늘어났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많이 먹습니다만. 여전히 쓰레기통입니다. 이제 지인들이 밥을 사 주려 하지 않습니다. 아깝답니다. 그리고 정말 많이 웃겠습니다. 웃는 것 만큼 좋은 일이 없더라구요. 해서 개콘이라도 보고 웃는 요즘입니다.

조선인님. 아, 보내주실 수 있으시다면 주소를... ^^ 택배로 보내셔도 됩니다. 올해는 별 이변이 없다면 두 권의 책이 나올 듯 합니다. 물론 비수기 피해가고, 경쟁작 피해가고 하다가 보면 정말 언제 나올지는 신만이 아실 일이지만요.

moonnight님. 네. 정말로 오랜만이지요? 모토로라 레이저를 괜히 사용했었나봅니다. 좀 더 두꺼운 녀석으로 버틸것을... 아프지 않습니다. 다만 마르고 있습니다. 오늘 또 0.2kg 이 줄어들어서 정말 약을 먹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토토랑님. 조선인님과 함께 보내주세요. 그래야 택배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식욕은 저도 넘쳐납니다만 왜 이것들이 살로 가질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못된 성질 때문인가봅니다. 문득 생각난다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책 읽는 나무님. 네, 말씀하신 그 시절. 참으로 열심히 택도 아니지만 아무튼 많이 적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전 알라디너들의 체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서민 교수님이 얼마 전 수술을 하셨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이제 정말로 세월이 흐르고 시간이 지났나봅니다. 아, 그리고 우아하다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우아하게 그렇게 늙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내일이면 

저는 또 한 권의 책을 계약합니다. 

이번에는 시공사와 연애책 게약입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늘 낮에 전화와서 계약금을 더 올려준다 합니다.

 

그리고 계약이 끝나면 

EBS로 숨가쁘게 달려가  

라디오 심야 프로그램 첫 방송을 하게 됩니다. 

잘 할 수 있을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대본이 거의 큐시트 수준이라 

나머지 모든 것이 다 에드리브 입니다. 

산문집 '일상으로의 초대' 도 그렇고 

너무 많은 일을 한꺼번에 벌인것 아닌가 걱정이 좀 됩니다. 

TV 일도 만만찮게 했습니다.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말입니다. 매번 거절하지 못하고 카메라를 마주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내가 글을 계속 쓰기 위함입니다. 

과연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눈 감는 그 순간까지 하고 싶습니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복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바빠질 나 때문에 피해를 보게 될 사람들을 생각하면 

조금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죽도록 하고 싶은 것을요. 

이것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곧 제가 삶을 포기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재능이 없는 만큼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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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1-10-31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당신의 치열함이 참 좋습니다. ^^

BRINY 2011-10-31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께서 일반회사에 다니시며 글을 쓰시던 시절은 다 지금을 준비하시던 거죠.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시게 되서 참으로 잘됐습니다.

플라시보 2011-10-31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대강사업반대조선인님. 저를 치열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주변인들은 모두 반 백수로 보거든요.^^

BRINY님. 그렇겠지요? 아니라면 지금의 저를 상상하기도 힘듭니다. 그때 그냥 회사'만' 다니지 않았음에, 미친듯 땡땡이를 쳤음이 그저 다행이구나 싶을 따름입니다. 역시 돈을 더 주는 회사 보다 제 방을 따로 주는 회사를 선택한 것이 참 잘했구나 싶어요.

2011-11-01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1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12-02-12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강연이 아니고 라디오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우면동 촌구석에 있어서 택시 잡기가 불가능한데 생방이라 접었습니다.^^ 심지어 보이는 라디오라..으흐흐흐.

비연님. 쑥쑥 잘 크고 있습니다. 무서울 지경입니다.^^ 얘기가 뜸한 이유는 짐작하시겠지만 제 업 때문이지요. 저는 몰라도 적어도 저의 핏줄들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주고 싶습니다. 욕을 먹어도 혼자 먹어야지요.
 

방금 책 계약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다. 

역시 있는 원고로 책을 내는게 짱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한다. 

그리고 블로그질이 결코 의미없는 시간은 아니었어 음 좋아좋아 한다. 

사실 첫번째 책을 낼 때 만큼 뛸듯이 기쁜건 아니다. 

기쁨도 자주 겪다보면 무뎌지나보다. (무뎌질만큼 겪지도 않은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잘 쓰고 싶다는 정말 잘 해 보고 싶다는 마음 만큼은 무뎌지지 않기를 기도한다. 

나에게 이거 아니면 끝장, 이거 아니면 죽음은 

글을 쓰는 것 이외에는 없으므로 

죽을 때 까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은 글을 쓰는 것이므로 

다행스럽게도 시대를 잘 타고 난건지 눈먼 에디터들 및 출판사 사장님들을 만났는지 

내 글들이 책의 형태로 나올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넌 복받았어' 라고 말 해 준다. 

이번에는 계약을 하는지도 모르고 갔다가  

편집장님이 당장 계약을 하자고 하는 바람에 

도장없이 싸인만으로 계약을 하고 왔다. 

남은 것은 900편에 달하는 블로그 글 중에서 뭘 책에 넣을지 선별하는 작업. 

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책으로 내겠다 생각하고 살펴보니 약간 헉겁할 분량이다. 

편집장도 읽다가 읽다가 지쳤다며.. 

알라딘에는 

항상 그렇듯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다. 

내가 왜 고마운지는 아마 나를 주욱 지켜본 분들은 아실 것이다. 

몇몇 분들은 나에게 실망을 하셨을지도 모른다. 

아니 사실 꽤 실망했으리라 본다. 

그러나 그냥 다 고맙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준건 알라딘이 시작이었고 

여기가 아니었으면 나는 그런 행복을 끝내 누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다 까발리고 말은 못 하지만 (그렇게 되어버린 것은 나도 매우 유감이지만) 

어찌되었건 여기만 오면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다. 

아무튼 

책이 두 권이 거의 동시에 진행될 듯 해서 

매우 바빠질 것 같다. (어쩌면 마음만 바쁠지도..) 

늘 하는 생각이지만 

글을 쓰면서 항상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의 내가 아무리 못났다 하더라도 글을 쓰면 

그렇게 쓰다보면 언젠가는 참 좋은 인간이 될 것 같은 이 이상한 믿음이 어디서 오는 건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도 

끝끝내 글을 쓸 것 같다. 

내게 주어진 역할 그리고 타이틀이 뭐건 간에 

여기에 오면 나는 알라딘의 플라시보가 된다. 

그건 참 다행스러운 일인 것 같다. 

이제는 플라시보가 누구람? 하는 사람이 더 많겠지만 (그때도 그랬었나?) 

아무튼 플라시보라는 아해가 있었고 

그 아해는 알라딘을 통해서 글을 쓸 자격을 얻었다. 

그래서 고맙고 

또 나름대로 미안하고 그렇다. 

이 복잡한 심경을 누군가는 알아주리라 생각할 뿐이다. 

멀리서나마 아무 말 없이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금 니가 잘못하는게 절대 아니라 말 해 주는 사람들이 이 곳에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복인 것 같다. 

그 복을 언제까지 누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잘 했는지 못 했는지는 

내 생이 다 하기 전 까지는 나도 판단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다만 너무 나쁘지는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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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3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1-10-1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

꼬마요정 2011-10-1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플라시보님~^^
부럽습니다. 900편이나 되다니.. 대단대단~^^

마립간 2011-10-1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곳에 계신든지 행복하세요. 네이버에 가끔 방문하는데, 로그인을 못해 댓글은 못 남깁니다. 멀리서 아무말 없이 응원하는 마립간입니다.^^

穀雨(곡우) 2011-10-1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이야기가 활자로 바뀐다는 것은 설레임의 순간이겠다 생각듭니다
플라시보님의 글이 바람처럼 퍼지시기를...^^

2011-10-14 0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4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11-10-14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아이도 많이 켰겠네요.

플라시보 2011-10-17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이지 다들 감사합니다. 아주 가끔이라도 이 곳에서 글을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여기서는 보여지는 것 보다는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쓸 수 있었던 유일한 공간이었거든요. 아마 알라디너들이 모두 착한 분들이라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네이버에 블로그를 쓰고는 있지만 거기서는 그냥 인간 플라시보라기 보다는 보여지는 인간 플라시보로서의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나의 내밀한 얘기들과 고민과 걱정 우려 등등을 쓸 수 있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믿으며 항상 열심히 쓰겠습니다. 어떤 글이건 뭐가 되었건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니까요.
 

가끔은 굉장히 그립다. 

알라딘 서재질로 하루를 시작해서 

알라딘 서재질로 하루를 마감하던 때의 내가. 

그때는. 참 사는게 하루하루 즐거웠었다. 

늘 오늘은 무슨 얘기를 써야지 하면서 기대에 차 있었고 

페이퍼를 적으면서 어떤 눈치도 보지 않았다. 

아마 다시는 그렇게 하지는 못 할 것이다. 

이제 나는 그때보다 많은 나이를 먹었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이 생겨 버렸다. 

정말 이 공간 아니었으면 

어떻게 나 같은 인간이 글을 쓸 수 있었을까? 

누가 내 글을 읽어주고 거기에다 댓글을 달아 주었을까?  

직장에서 쫒겨나게 생겼을때 이런저런 분들이 글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알아 봐 주신건 

정말이지 알라딘이 아니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결국 이 공간 덕에 나는 글을 계속 쓸 수 있게 되었고 

황송하게도 내가 쓴 글로 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가끔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태어나서 가장 열심히 글을 쓴 때는 알라딘을 할 때가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다. 

사람들이 들어오는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신기하고 

댓글이 달리는 것이 신기했고 

추천수가 올라가는 일은 더 신기했었다. 

글을 쓰며 그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근사한 경험이었다. 

어쩌면 다시는 여기에 썼던 글들을 쓰지 못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 인생에서 한번쯤은  

마음껏 쓰고 그만큼 행복했던 시간들이 있다는게 

그 기억 하나로도 나는 잘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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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1-10-04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건강하신가요? 플라시보님이랑 또 지금은 안보이시는 많은 님들의 글을 읽을 수 있을 때가 저로서도 행복한 시절이었답니다.

플라시보 2011-10-04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매우 심하게 건강합니다. 흐흐.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그 시절이 다시 오지는 않겠지요?
항상 마음 속에서 그리워 할 것 같습니다. 요즘에도 블로그를 하긴 하는데요. 알라딘 시절만은 못합니다.

1sosh 2011-10-12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로 증발하신건 아니지 항시 궁금?했었습니다, 리뷰를보고 다음책 읽을꺼리를 보관함,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책을읽곤했죠^
가끔흔적을 남기시는 페이퍼글들도 뉴스꺼리보듯이 습관적으로 기웃거렸구요~
플라시보님은 그러니깐 제서재오면 당연지사 들러보게되는 편한 마실이었던거죠~^
하여,,한동안 안보이셔서 어디멀리 이웃동네라도 가셔서 열렬히 활동하시는건 아닌지 찾아도 보았었는데..ㅋ
왠지 스토커 분위기?ㅎ
언젠가는 오시겠지 하면서 혹시나 방문했는데 넘 반갑네요...
아프셨다니 그동안 칩거를 너그러히 눈감아 드리옵니다^
흠...예전처럼 자주는 아니어도 종종 출몰해주신다고 믿고갈랍니다 오늘은요,,
팬올림~

2011-10-12 0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11-10-13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증발한 것이 아니라 네이버에 블로그를 쓰고 있습니다. 예전의 알라딘처럼 내밀하지는 않지만 그것 또한 내 모습의 일 부분이라 생각하며 쓰고 있어요. 종종 놀러오세요.^^
 

나의 새 책이 나왔다. 

실은 한참 전에 나온거지만.. (올 3월에 나왔다.) 

이제야 이 책을 얘기하는 것은 

책이 나오는 동안 몸이 좋질 않아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런 후반 작업을 하지 못했다. 

덕분에 함께 공저를 해 주신 김현철 선생님께서 고생이 많으셨다. 

에필로그와 프롤로그조차 쓰지 못하고 

작가 사진도 들어가지 못한 책. 

볼때마다 마음이 좋질 않다. 

그래도 어쨌거나 내 책이고 

1년에 한 권씩은 내겠다던 2008년의 약속을 현재까지는 지키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이제 슬슬 다음 책을 준비해야겠다. 

연애서 2권에 에세이 1권을 냈는데 

연애서가 모두 연애가 시작되고 난 이후의 이야기이니 (혹은 끝난 다음의 이야기거나) 

이제는 연애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연애를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을 내 보고 싶다. 

천성적으로 무엇무엇을 알려주마 타입의 교주스타일 책을 싫어하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연애에 대해 종결을 지으려면 

연애의 과정과 끝, 그리고 이제는 시작이 필요한 것 같다. 

 

가끔 알라딘에 놀러오곤 한다. 

그러나 예전같지 않은 분위기에 참 서먹하다는 느낌도 든다. 

이제 더 이상은 내가 놀이터로 쓸 수 없는 이 곳. 

작가가 되고 부터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제일 잘 하던 남의 책 씹기나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은 세상에 대한 비판 같은 것들을 하기에는 

이미 나는 어른이 되어버린게 아닐까 싶다. 

지금은 불만을 가지기 보다는 

어떻게든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크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작가가 되고부터 바빠져서 

예전처럼 알라딘을 할 수가 없다. 

(당시에는 직장인이었으나 워낙 할랑해서 하루종일 서재질을 해서 마치 알라딘에 출근하는 것 같았더랬다.) 

그래도 네이버 블로그는 하고 있다. http://blog.naver.com/niflheim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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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9-14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 늦게나마 축하드려요.
이책 저도 읽어보고 싶군요.
비록 알라딘에선 못 만나도 계속 좋은 책 내주세요.
독자와 작가로도 얼마든지 말날 수 있잖아요.^^

조선인 2011-09-15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에요. 연애란 나에게 너무 먼 얘기지만, 님의 책이니 무조건 응원합니다. 하하.

토토랑 2011-09-1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 인제 괜찮으세요?
저두 조선인님처럼.. 연애는 >.< 모.. 꿈 속에서나 가끔(응?) 꿈꾸는 일이지만
책 내셨다니 반갑고
알라딘에서 뵈니 더 반갑고 그러네요

moonnight 2011-09-15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많으셨어요. 몸이 많이 편찮으셨군요. 책 나오는 시기와 겹쳐서 힘드셨겠어요.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요. 반가와요. ^^

플라시보 2011-09-15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 참으로 오랜만이군요. 님의 말씀처럼 정말 좋은 책을 앞으로도 쭉 내고 싶네요. 흐흐. 알라딘을 거의 접은건 안타깝지만 대신 네이버 블로그로 놀러오시면 됩니다.^^

4대강사업반대조선인님. 오랜만이에요. 흐흐 연애란 저에게도 먼 얘기입니다. 그래도 연애에 대해 자꾸 쓰게 되는군요. 그냥 하늘이 그렇게 시켰으려니 하고 삽니다. 책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토토랑님. 네 몸은 괜찮아졌습니다. 연애는 누구나 꿈꾸고 있지만 막상 하면 이게 정말 연애인가 하고 의심이 가게 하는 무언가인 것 같습니다. 알라딘에서 뵈니 저도 반가워요. 아주 가끔 들러서 안부 남기고 가겠습니다.

moonnight님. 감사합니다. 몸은 이제 괜찮아졌구요. 건강을 위해서 자연식(?) 만 고집하고 있습니다. 흐흐. 저도 반가웠습니다. 간혹이나마 근황을 알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