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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누구나의 사랑 - 미치도록 깊이 진심으로
아이리 지음, 이지수 옮김 / 프롬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중학생이었던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있던 연애수기 모음집이 있었다. 수기별로 작품 하나의 타이틀이 전체 타이틀을 대신했던 시리즈물로 꽤 여러권 출간되었는데 다 읽지는 못했지만 참 별별 연애가 다 있구나, 그것도 성인이 안된 어린나이에 라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이야 유치원생들도 소위 '이성친구'라는 관계를 형성하지만 30여년전만 해도 청소년기에 이성친구를 공개적으로 사귄다는 것은 문제학생 이거나 상대방이 그렇게 불리는 경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은 컸고, 소설이 아닌 한건너 건너 친구들의 연애사를 간접적으로 알수 있는 그 책의 인기는 꽤 오랜시간 이어졌었다. 몇년 지나지 않아 자극적인 이야기들로만 채워지고 수기가 아닌 '소설'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관심도 함께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분명 호기심과 함께 사랑을 할 때 이런 점을 조심해야 하고 혹 헤어지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조금의 방법은 알게해준 책인건 분명하다.
책 이것은 누구나의 사랑은 픽션이다. 다양한 연애사를 통해 이별극복법, 나쁜남자 혹은 나쁜여자에게 빠지지 않는 방법 등 이전에 만났던 그 수기책처럼 편안하게 사랑을 할 때, 연애를 할 때 갖게되는 문제와 해결방법을 조심스레 일뤄준다. 마치 사연처럼 느껴질 만큼 현실감 있는 이야기인 덕분에 분명 언젠가 해봤던 연애사인터라 술술 잘도 읽힌다.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 아닌 상황에서 벗어난 제3자의 입장에서 읽다보니 조언해주는 내용이 너무 뻔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진부하다고나 할까. 한걸음 물러나 상황을 바라보면 상대방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지 안하는지가 명확히 보이는 법이다. 물론 책에 실린 수많은 연애경험을 다 해보는건 어렵기 때문에 한번 쯤 읽어볼만 한 책이란 사실과 그야말로 '이것은 누구나의 사랑'이라고 명명할 수 밖에 없다.
익숙해지면 요령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여러 번 연애해 보고, 여러 번 상처를 받아 본 사람은 자연스럽게 연애 잘하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또 나쁜 남자를 많이 만나 본 여자는 자신이 상처 받지 않는 법을 배운다.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는 답정너 스타일들의 여성들이라면 한번이 아니라 아에 모셔두고 그때 그때 처방받아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들기까지 하다. 상대방의 변명들을 스스로가 만들어내며 점점 스스로를 불행한 여자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 답정녀 만큼 연애가 힘든 타입이 또 있다. '철벽녀', '철벽남'들이 꼭 읽어봐야 할 그리고 '썸'타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경우라면 나역시도 진짜 날씨를 궁금해 하는건지 아님 할말이 없어서 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꺼내는건가 갸우뚱 거릴 뿐 상대방의 의중을 헤아릴 순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은 상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때 '날씨는 어때?'등의 의미 없는 말을 대신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 말 속에는 '잘 지내니?', '행복하니?', '너도 나를 좋아하니?', '내가 고백하면 너도 내 마음을 받아 주겠니?' 등 그 사람이 당신에게 묻고 싶은 진짜 질문들이 숨어 있답니다."
사랑은 늘 서투르고 많이 해본다고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의 마음이 반드시 이 책에 등장하는 혹은 나와 내가 겪었던 그 누군가들과 일치하지 않기에 100%성공 하는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치만 이런 책을 읽다보면 반드시가 아니라 그랬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쓰렸던 상처를 치유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한편 한편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건 한가지, 나 혼자 잘해서가 아니라 서로 좋아하기만 해서도 안된다는 사실, 사랑은 그야말로 솔직하지 않으면 어려운 것 같다.
그래,
겁쟁이는 자신의 사랑을 드러낼 능력이 없지.
사랑은 용기 있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니까.
전 사랑이 어렵지도 않고 오해하지 않고 변명하지 않을 자신도 있지만 정작 연애할 사람도 기회도 없다 하는 분들은 여기에 등장하는 다양한 연애사를 바탕으로 간접연애라고 꿈꿔보시길, 분명 어디서 본듯한 들었던 것 같은 그 연애, 누군가의 사랑을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