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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보고 싶은 프랑스 여자들의 서랍 - 꾸미지 않은듯 시크하고 우아한 프랑스 여자들의 내추럴 라이프스타일
티시 제트 지음, 나선숙 옮김 / 이덴슬리벨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훔쳐보고 싶은 프랑스 여자들의 서랍 - 티시 제트.
뉴욕에서 일한 다는 것, 그것도 잡지에 패션 컬럼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젊은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을 텐데 심지어 프랑스에 가서 스타일 에디터로 활동하다 프랑스 남자를 만나 결혼까지 한 저자 티시 제트. 책 프랑스 여자들의 서랍이 훔쳐보고 싶다기 보다 그녀의 인생 서랍을 홀딱 뒤집어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이렇게 멋진 그녀조차 프랑스 여자들에게서 배워가고 흉내내며 따라하고 싶었다고 하니 도대체 프랑스 여자, 그들의 서랍에는 진짜 뭐가 들어있는걸까?
프랑스 여자들은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약점을 숨긴다. 친한 친구들 이외에 다른 누구한테도 자신의 두려움이나 실패나 결함에 대해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29쪽-
초반부터 뜨끔했다. 저자는 미국인인지라 미국인의 성향과 비교했지만 우리 주변만 봐도 분위기가 어색하거나 초면인 사람들과 친해질 때 자신의 장점보다는 실수나 실패담을 통해 친해지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말하고 실제로는 결코 자신이 부족하거나 실수투성이가 아니란 것을 상대방이 다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성격이나 성향은 비단 프랑스 여인들이라고 한정 짓기는 무리가 있다.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사람마다 다 다른 것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짧은 여행 중에 느낄 수 있었던 만큼 프랑스 여인들의 스타일, 외적으로 보여지는 아우라는 나조차 저건 무조건 배우고 싶다고 느꼈었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바로 피부다. 아이크림과 선크림을 여전히 목숨처럼 여기기는 커녕 일주일에 2회 이상 바르지 않는 나에게 주변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넌 이미 늦었다 였다. 한데 티시 제트는 얼굴과 몸에 특별관리를 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고 말해준다. 이렇게나 반가울때가. 물론 프랑스 여자들은 어머니나 할머니로 부터 관리하는 방법과 중요성을 어릴 때 부터 듣는다고 하니 후천적으로 잘 관리된 피부인 것은 맞다. 저자가 배운 것은 이런 이미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다름 아닌 프랑스 친구들은 단골 피부과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피부과는 즉 성형외과와 같은 개념으로 여드름이 온 얼굴을 뒤덮거나 반점 혹은 사과얼굴이 되지 않고서야 두드리기가 어렵다. 저자 또한 그랬던 것이 프랑스에 와서 친구들을 사귀면서 달라졌다고 한다.
"전문적인 진단 없이 자기 피부가 건조하다거나 기름지닫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단순히 잘못된 제품을 사용했다거나 뜨거운 태양 혹은 에어컨 같은 안 좋은 환경에 심하게 노출되어 생기는 반응일 수가 있죠. " - 46쪽
카더라 통신에 의지하는 것 중 많은 부분이 바로 화장품과 피부에 대한 것일텐데 반성하게 된다. 나이대에 따른 화장품도 자연스럽게 바뀌게 되는데 20대 라인에서 효과가 입증된 제품을 30대의 여성이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 피부과에 한 번만 방문해도 클렌징이나 피부관리에 관한 간단한 규칙을 듣고 따라하기만 해도 좋은 피부를 유지할 수 가 있다고 한다. 노화를 방지하는 3가지는 바로 수분.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모 브랜드의 수분크림은 대용량 제품이 늘 베스트셀러라고 불릴 만큼 보습에는 남녀가 없고 노소도 없을 정도다. 이런 보습 제품 또한 나이에 따라 제품 선택이 달라진 다는 사실은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더불어 70세까지 40대 얼굴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투자비용이 1년에 2500유로, 한화로 300만원이 넘는다. 저자는 비용은 들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피부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로해주지만 숫자가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물론 맛집 탐방을 계산해보면 먹지말고 피부에 양보하라는 광고가 그냥 나온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해가 떴을 때, 그리고 해가 지면 해야 할 일을 리스트로 알려주는 데 매일 해야 한다는 것은 둘째치고 내 피부가 지금 이정도인게 얼마나 큰 복인가 싶을 정도로 놀라웠다. 자외선 차단 크림과 클렌징은 가장 기본으로 그리 어렵지 않으니 이것만큼은 절대 양보해서는 안된다. 세번째 서랍은 드디어 메이크업, 화장에 관한 팁이다. 내가 유독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파운데이션. 서른이 훌쩍 넘었어도 여전히 난 파운데이션을 뭘 발라야 하고 어떤 컬러가 맞는지 찾지 못했다. 브랜드 마다, 해당 제품 매니저마다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여자라면 다들 공감할 것이다.
"내게 맞는 색을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손목에 발라 본다는 유명한 방법이 있지만, 그럴 필요 없다. - 88쪽-
흔히들 심지어 뷰티블로거들 마저 파운데이션은 물론 유사 제품들을 테스트 할 때 손목이나 손등에 발라봤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혈관들 때문에 아무소용이 없다고 한다. 위가 아닌 아래, 바로 손바닥에 발라 보면 된다고 한다. 손바닥의 혈색과 반대되는 색으로 고르면 균형이 맞고 색이 보정된다고 하니 당장 화장품 가게에 가서 테스트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지금이라도 이 책을 읽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다만 손바닥에 발라보는 나를 이상하게 볼 매니저들의 시선이 걱정이 되기는 한다. 네번 째 서랍에서 배울 수 있는 팁은 헤어스타일이다. 펌보다 컬러링을 좋아하는 내 경우에는 염색 전날 팩은 커녕 염색물이 잘 들지 않을까봐 샴푸만 했는데 오히려 헤어마스크를 한 뒤 씻어내지도 말고 가야한다. 또한 염색할 때 무조건 밝게를 외쳤었는데 절대 원래 모발보다 한 두 단계 이상 진하거나 연한 색을 하면 안되며 저자도 나처럼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는 말에 웃음이 났다. 여섯번 째 서랍은 옷장, 어쩌면 피부나 화장 그리고 헤어보다 바로 이 패션 스타일에 대한 궁금증에 이 책을 읽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책도 다른 책과 다르지 않다. 명품이 아니라, 한 디자이너의 옷만 줄기차게 입기보다는 다양하게 매치해서 입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본능을 믿고 그 본능에 따라 옷을 구매해야지 사놓기만 하고 입지 않는 옷들이 쌓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본능과 착각은 분명 다르므로 결코 오해해서는 안된다.
"언제든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 자신을 표현해 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몸을 알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하죠" - 184쪽-
총 여덟 개의 서랍을 읽으면서 내린 결론은 '관리하는 여성'이 곧 프랑스 여성이었다. 타고나기를 예쁘게 태어난 사람들은 특별하게 관리하지 않아도 언제나 빛이 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여성들이 더 많은데 어째서 프랑스 여성들은 모두 예쁘게 태어난 것처럼 느껴지냐면 바로 후천적인 관리, 그리고 관리가 필요하다면 타인에게 도움을 받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관리받는다고 하면 흔히 골드미스를 떠올리기 쉬운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녀들과 프랑스 여인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관리를 대신 할 수가 없다. 왜냐면 돈을 벌기위해 정말 중요한 기본수칙을 상실하는 것과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샤넬의 말처럼 다른 날도 아닌 바로 오늘이 내 생애 가장 특별한 날이라는 생각으로 매순간 순간을 꾸미는 것이 여자의 특권이고 자신 뿐 아니라 상대방을 늘 존중하는 것 안팎이 다르지 않은 그 마음과 하루하루를 즐기는 마인드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단순히 프랑스 여자들이 어떻다라는 식이 아니라 정말 실질적인 팁과 조언이 가득해서 정말 놀라웠다. 한번 읽어서도 빠르게 읽을 수도 없는 책이다. 맞아 맞아를 연발하며 파우더룸이나 침대 옆에 두고 계속 읽어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