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 CEREAL Vol.1 - 영국 감성 매거진 시리얼 CEREAL 1
시리얼 매거진 엮음, 김미란 옮김 / 시공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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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EAL. vol.1

 

한글판 8호를 먼저 만나고 드디어 1호를 만났다. 1호에서 다룬 키워드는 코펜하겐, 당근, 웨스턴버트, 치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마차, 라벨로 그리고 시.리.얼.

 

여행지로서의 코펜하겐은 어떤 느낌일까? 신비함? 자연? 혹은 낯설지만 익숙함이라고 생각했다. 코펜하겐에서 맨 처음 소개한 장소는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이다. 덴마크 해안에 설립된 이곳은 덴마크 사람들이 코펜하겐에서 주말을 보낸다고 가정했을 때 빼놓지 않고 추천하는 곳이라고 한다. 해안가에 지어진 것 만도 놀라운데 미술관 주변으로 숲길이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고 분위기 자체가 숲속 정원에 나와있는 기분이라는데 읽고 있으면서도 가고 싶다라는 말만 연발하게 된다. 루이지애나 미술관의 백미는 자코메티의 전시실인데 작품을 따라 걷게되는 동선까지를 세심하게 신경 써, 미술관 안팎의 경계가 모호 할 정도로 통유리를 통해 밖의 전경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 다음으로 소개 된 곳은 요즘 한창 유행하는  S 체인 커피숍의 맞춤커피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트럴 호텔&카페 였다.


바리스타가 일하는 바 앞에 마련된 2개의 스툴이나 양쪽 벽면을 따라 붙여놓은 긴 벤치 중 마음에 드는 곳에 앉으면 된다. 메뉴로는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커피 그리고 패스트리, 컵케이크와 달콤한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다. -23쪽-


호텔의 경우 무료 인터넷은 물론 자전거까지 이용할 수 있어 주변을 산책하기에 편리하다는데 화려하고 넓직한 방을 원하는 분들은 별로 반기진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 호텔은 침대, 샤워기, 세면대, 변기 등 꼭 필요한 것만 갖춘 세상에서 가장 작은 호텔이기 때문이다. 혼자 혹은 절친과 단둘이 여행을 한다면 분위기와 낭만보다 이런 호텔이 훨씬 맘에 들 것 같다. 기호에 맞는 커피를 주문하고 달콤한 디저트를 테이크아웃해서 주변을 거니는 상상만 해도 들뜬다. 실제로 이곳에 장기투숙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하니 시간많고 돈도 여유있는 로맨티스트라면 서두르는게 좋을 것 같다. 미술관, 호텔 그리고 카페를 지나 눈에 확 띄는 기사는 단연 '당근' 캐롯이다. 2년 전 당근케이크를 생일 선물로 받은 적이 있는 데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도 좋아 매 생일마다 당근 케이크를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생일케이크는 본인이 사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현실이 되진 못했지만 타인에게 케이크를 선물해야 한다면 무조건 당근 케이크를 선호한다. 건강에 좋아서가 아니라 진짜 맛이 좋기 때문인데 시리얼에서 그 이유를 속시원하게 알려주었다.

장담하건대 당근은 케이크로 만들면 정말 좋은 채소 중 하나다.  -중략-  그도 그럴 것이 당근은 사탕무를 제외하면 채소 가운데 당분 함유량이 가장 높다. - 51쪽-


실제 영국의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1970년대 5대 유행 음식에서 5위를 했다니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역사적으로 당근은 저렴한 식재료치고 달콤한 맛을 낼 수 있어서 대체된 재료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재료로써 당근은 저렴할 지 몰라도 완성된 케이크로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오히려 일반 생크림이나 치즈 케이크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돈주고 사먹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면 시리얼에 공개된 당근케이크 레시피를 참조 해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당근 케이크와 함께 마셔도 좋은 마차 이야기를 하자면, 언니가 일본에 거주 할 때 데리고 간 초밥집에서 처음 진짜 마차를 마셔봤다. 간장과 고추냉이와 함께 마차가루가 비치되어 있어 식사 전 후는 물론 중간 중간 국물 대신 마셨는데  시리얼에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품질에 따라 가격차가 크고 마차 만드는 방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삼킬 수 조차 없을 만큼 쓴맛이 날 수 있어 집에서라도 제대로 도구를 갖춰야 한다. 귀국한 언니가 종종 밥에 마차 우린 물을 부어서 먹는 모습을 봤는데 일본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비슷한 장면이 간혹 나온다. 밥을 차에 말아 먹는다고 하면 좀 이상하게 느껴지겠지만 담백하고 향이 적당해 국물대신으로도 참 좋았다. 

 

 

마지막으로 시리얼에 대한 역사 등 시리얼을 떠올렸을 때 식사대용, 다이어트 식품 그리고 우유밖에는 떠오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페이지가 알차게 실려있다. 우유에 시리얼을 부어놓은 볼 사진들은 언제봐도 역시 아침이란 느낌이 강렬하게 전해진다. 물론 바쁜 현대인의 아침으로 대표되기도 하지만 신선한 우유와 바삭바삭한 소리만큼은 건강하고 기분 좋은 아침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시리얼 창간호에는 그 느낌이 제대로 담겨있고 미처 리뷰하지 못한 멋진 기사들을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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