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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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소녀

영화 #말없는소녀 원작으로 영화를 보고 와서 아이가 잠든 밤, 꺼내 읽었다.
남의 일을 두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론 내가 의도치 않게 그런 사람들에 속할 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가정으로 적은 것은 겸손이나 방어차원이 아니라 미처 깨닫지 못한 순간도 ‘다수’있었을 것을 염두해서다. 가장 안타까운 일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을 향한 위로 혹은 ‘잘 알지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말들이지 않을까.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소녀도 알 수 있는 ‘말’의 조심성을 모르는 어른들의 모습이 이 짧은 단편에서 군더더기 없이 잘 드러나있다. #추천 #소설 #원작 #클레어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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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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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이란 무엇인가 - 개정증보판
김세윤 지음 / 두란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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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구원 또는 구원의 첫 열매를 받았다는 확실한 증거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확실히 믿고

그를 주로 고백하는 것...

올해 사순 시기동안 신앙인으로서의 내 고민은 세례를 받은 이후에도 '구원'이라든가, '영생'이라는 단어에 여전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 세상에서의 성공이나 행복, 명예가 아닌, 주님이 계신 곳에서의 영원한 생명을 위해 신앙생활을 해야하는 데 어째서인지 나는 '그저 힘겨운 하루하루에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이 계시니 견뎌내보자', 정도였던 것이다.

사순시기에 그런 깨달음을 반성했고, 그 이후 부활절을 맞이하며 김세윤 박사님의 <구원이란 무엇인가>를 정말 정독하며 읽었다. 매일 묵상을 위한 책과 학습서를 제외하고 이렇게 오랜 시간 한 권의 책을 붙든 게 오랜만이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에게는 물론 아직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이거나 세례를 받았으면서도 여전히 믿음이 흔들리는 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이유가 생겼다.

첫 번째, 세례를 받았다고 모두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 우리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살아야 한다.
세 번째, 우리는 결코 우리 스스로로를 구원할 수 없다.

어느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예수님만을 원한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나쁜 것, 다른 사람들은 거부하는 것만을 주실까봐, 그리하여 불평불만이 생겨도 '예수님만 있으면 된다며?"하실까봐 그 말을 못한다는 것이다. 아마 예전에 나도 그랬었을지 모른다. 영생이니 구원이니 왠지 이 세상에 사는 동안은 온갖 고난만 주실까봐 그랬던 것이 아닐까. 예수님은 결코 우리를 혼자 두시지도, 외면하시지도 않는다. 그러니 예수님곁에 꼭 붙어있어야겠다. 구원이란 결국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심을 알고 나역시 죄가 아닌 예수님을 사랑하면 따라오는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복음 #구원이란무엇인가 #김세윤
#올바른구원론 #바른복음 #이단아웃
#두포터 #나를복음으로살게한문장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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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는 사람들 스토리콜렉터 107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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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는사람들

따르는 사람들

마이클 오머의 <따르는 사람들>은 두 남매를 기르는 워킹맘이자 외도를 일삼는 남편과 이혼한 여형사 애비를 중심으로그녀와 함께 사이비종교 집단생활을 했던 아이작 그리고 이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세 사람은 모두 유년기를 부모에의해 집단생활을 했었으나 환각제를 제조하는 것이 발각되어 경찰이 침투했을 때 교주가 일으킨 테러로 탈출 할 수 있었다. 얼핏 봐서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모두 잊은 채 잘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긴 시간 세뇌당했던 과거를 완벽하게 탈출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야기의 중심은 그들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가학적이고 가십처럼 다루지 않고 종교뿐 아니라 SNS를 통해 또다른 의미의 ‘광신’적인 행태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준다.

애비와 마찬가지로 이든도 두 남매를 기르는 워킹맘이다. 아직 어린 아들 네이선과 꽤 유명한 인플루언서 딸 개브리엘로개비는 늘 휴대폰을 들고 산다. 애비와 이든은 긴 시간 연락없이 살았지만 네이선의 실종을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된다. 아들이 실종되었으나 감시당하고 있다는 범인의 경고로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그녀는 아이작을통해 경찰인 애비에게 연락을 하고 마찬가지로 남매를 기르는 애비는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이야기는 네이선을 무사히 구하려는 애비와 동료들의 수사진행과정과 유괴된 네이선 그리고 앞서 언급한 세 사람이 겪었던 유년시절을교차로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새로이 알게 된 것은 가족이나 지인이 사이비집단에 빠졌을 때 대처하는 방식이었다. 그집단이 얼마나 나쁘고 위험한지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설득하고 회유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또 마음의 상처가 있거나 지독한 외로움으로 괴로워할 때 가족이나 친구, 연인조차 해줄 수 없었던 보살핌과 관심이 그들을 집단으로 데려오는 것은 맞지만맹신하게 만드는 것은 지속적인 보살핌이 아니었다. 지독한 수면부족 상태에서 가해지는 끊임없는 설교는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고 어느 순간 그것이 정의가 되는 것이었다. 그것이 곧 신념이 되어버리니 그곳에서 자발적으로 탈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SNS도 크게 다르지 않은것이 처음에는 휴식할 때나 밥먹을때만 보게되던 휴대폰이 어느 순간 수면시간마저 위협할 정도가 되고만다. 인플루언서들이 먹는 음식을 찾아 먹고, 입었던 옷을 입으면서 마치 함께 생활하거나 진짜 ‘아는 사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사고를 일으키고 악플이 달리면 함께 탓하거나 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가족을 건드리는 악플러들로 착각하고 만다. 이렇게 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심각하게 사회부적응자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란 사실을 대부분 인정할 것이다. 잠들기 전에는 휴대폰을하지 말라는 학자들의 경고가 단순히 수면과 컨디션 문제뿐 아니라 사고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경고들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내내 자연스레 납득되었다.


"그럼 여긴 왜 왔어요?" 애비는 혼잣말로 웅얼거렸다. 여자는 명백히 진실을 알고 있었다. 그건 사이비종교였다. 꼭 하나의 종교를 따를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모두가 불법적인 것도 아니었다. 사이비종교의 성립 조건은 그저 어떤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하는, 무척 신실한 추종이었다.


어떤 사이비 종교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다. 하지만 종종파괴적일 때도 있었다. 그리고 보통, 그렇게 되기까지 필요한 건, 게시판에서 여자가 말했듯, 그저 지도자가 맛이 가는 것뿐이었다.

저자가 이런 추종과 광신을 유괴사건을 통해 풀어가는 방식과 과정이 결코 과장되거나 허구로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최근에 불거진 사이비종교 관련 사건들이 어떻게 긴 시간동안 그것도 가족들마저 협조하거나 묵인하며 이어질 수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어 두려웠다. 예수는 결코 ‘절대 복종’만을 말하지 않았다. 철저히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어야 했다. 세뇌당하고 선택과 판단을 상실한 것이 아닌 사랑과 감사 그리고 용서를 바탕으로 한 순종이어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애비도, 또 이든도 바로 그 사랑이 있었기에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북로드 #마이클오머 #광신 #인플루언서 #책 #신간 #소설 #북스타그램 @bookroad_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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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렇게 보냈습니다 - 소소하지만 의미 있게, 외롭지 않고 담담하게
무레 요코 지음, 손민수 옮김 / 리스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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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이렇게보냈습니다
#무레요코

카모메 식당으로 잘 알려진 무레 요코의 신간 <오늘은 이렇게 보냈습니다>를 거의 매일 조금씩 나눠 읽었다. 한 번에 다 읽으면 아쉬울 것 같아 뒷 이야기가 궁금해져도 참아가며 읽었더니 새 책이 금새 헌책으로 변해 이건 좀 슬펐다. 어쨌거나 저자의 이미 지나버린 ’오늘‘은 내가 만났던 몇몇의 ’오늘‘을 조금은 달달하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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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안의 글자를 읽은 것 말고 다른 의미도 있다. 전자책으로난 종이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책의 장정, 종이의 촉가, 냄새와 같은 오감의 소중함이 전달되지 않는다. 61쪽

근래 거의 대부분의 책을 전자책으로 읽고 있긴 하지만 종이책을 꾸준히 구입하고 있다. 저자만큼 ’종이책의 감각‘이 있는 건 아니지만 책과 함께 여기저기 다니다가 맘에 드는 프레임에 책을 넣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뜨개질에 관한 내용도 많은데(표지에 대바늘외에 코바늘까지) 뜨개질은 정말 어릴 때 배워 손이 기억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이상하게 서른 넘어 배운 코바늘은 여러 번 다시 배워도 자꾸 까먹는다. 나만큼은 아니지만 옷을 떠서 입거니 애완동물을 기르는 지인들에게 선물할 만큼 실력자인 저자도 결국은 포기해버린 이야기도 나온다. 저자가 길렀던 도도한 고양이와 관련된 내용들은 담담하게 쓴 듯해도 ’이렇게까지‘싶을 정도의 애정이 드러난다. 마치 우유를 먹지 않는 아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종류의 우유를 구입했던 경험이 생각나 묘하게 공감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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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뭔지 모르던 시절에는 막연하게 주목받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기 영상을 올리는 곳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을 볼 것인가라는 선택이 중요할 뿐 유튜브에 대한 거부감은 사라졌다 147쪽

최근 즐겨보는 여행 유튜버가 있다. 이전에 그녀가 쓴 여행책을 읽기도 했는데 그때는 내가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괜찮은 유튜버 정도로만 생각하고 자주 보진 않았다. 요즘은 육아의 피로를 그녀의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해소할 때가 종종 있다.

책 도입에는 환경 및 재활용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친환경 활동과 비교하며 부족한 것들을 적기도 했다. 꽤 긴 시간을 혼자 살면서 취향보다는 편리에 의해 구입했던 것들이 많았다. 그때의 ’오늘‘들 역시 지금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맞이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사고 입고 먹는 것들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내가 저자의 나이가 되었을 때는 또 어떤 ’오늘‘을 보내게 될 지 기대된다.

#에세이 #카모메식당 #뜨개질 #오늘 #추천 #독서 #책 #리스컴 #에세이추천 #고양이 #뜨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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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히는 괴롭힘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
제니퍼 프레이저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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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프레이저의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라는 표제를 보면서 적어도 아직은 내가 내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는 아니라고 자신하며 혹시나 있을지 모를 가정 밖에서의 괴롭힘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해야 할 지 등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마음이 컸었다. 또, 만약에라도 아이가 성인이 되기전 도벽이나 다양한 폭력과 관련된 사건에서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되었을 때는 ‘사랑의 매‘를 들어야 한다고도 생각했었다. 천만다행인 것은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를 읽었다는 것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혹은 엄숙해야 할 자리에서 아이가 지나치게 투정을 부릴 때 ‘요즘 애들은 너무 안맞고 자랐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훈육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랑의 매‘가 결코 ‘사랑‘이 아닌 ‘매‘, 즉 ‘폭력‘이며, 그 폭력이 결과적으로는 아이의 정서적 문제 뿐 아니라 학습적인 능력마저 갉아먹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렇게 망가진 뇌가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자녀가 있든 없든, 교육자이든 아니든 반드시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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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두 가지 혁명의 선봉에 서는 것이다. 혁명 한 가지는 뇌에 관해 배우는 것이고, 다른 혁명은 괴롭힘의 패러다임의 신화를 드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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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직간접적으로 ‘뇌‘에 관해 공부했던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를 예로 들자면 대학에서 심리학과 교육설계와 관련된 수업을 들으면서 기본적으로 뇌의 역할과 기능 등을 공부했었다. 또 뇌를 잘 이해만한다면 자기개발에 핵심인 ‘실천‘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알고는 있었다. 그렇다면 우선 뇌에 관해 더 알게 된 것은 무엇이며, 괴롭힘의 패러다임을 극복해야하는 이유와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기개발서를 읽고서 동기를 가지고 마음의 무언가 불이 켜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기개발서를 싫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그 지점, 마음 속 불은 켜졌지만 결국 행동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들지 못하는 한계성이었다. 오래전 기자수업을 받을 때 교육생들이 취재해온 기사를 무기명으로 제출 한 후 서로 평가하며 피드백을 해주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내가 제출한 기사는 분명 문제점이 있었을 것이다. 없다면 굳이 수업을 받으려고 그 자리에 앉아있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때 한 교육생이 교수와 다른 교육생들이 표정이 바뀔만큼 비평이 아닌 비난, 이런 기사는 ‘쓰레기‘라고까지 표현을 했다. 그때는 단순히 상처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분명하게 깨달았다. 나는 폭력을 당했고, 그때 그 폭력은 나의 뇌를 계속 갉아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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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과 학대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문제는 ‘우리가 가진 다양한 트라우마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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갉아먹힌 나의 뇌는 한동안 글쓰는 것을 멀리했다. 교육수료생들이 실무에 나가 인턴생활을 할 때 나는 인턴에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비평이 아닌 비난을 받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쓰지 않고 읽기만 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도서리뷰를 적기 시작하게 된 것도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 업무상 간단하게 소개글을 적어야했기 때문인데 그것이 시작이 되었다. 처음에는 상사로부터 웹진을 맡아보라는 말을 듣기 시작했고, 읽었던 책 중 주변에게 추천하기 위해 리뷰를 한 편 두 편 올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뇌를 다시 회복하는 방법인지도 모르고 치유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뇌는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시간 간격을 두고 연습을 반복하면 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정말 놀라운 발견을 했다. 신경가소성이 내포하는 뇌의 변화 능력은 흥미롭고 그 범위가 상당히 넓다. 간단히 말해 우리에게는 신경항적 상처를 치유하고 전반적인 건강을 회복하여 마음-뇌-몸의 삼위일체를 이룰 능력이 있다.

물론 책을 읽다보면 내 경우는 운이 좋았던 셈이다. 발췌문에서 언급한 신경가소성으로 인해 인지능력이 약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내내 발췌독이나 일부분만 읽어서는 안되고 순서가 바뀌더라도 끝까지 다 읽고 싶어졌다. 또 이 책의 집필 자체가 저자의 아이가 당한 학대로 부터 ‘괴롭힘‘의 악영향과 망가진 뇌의 회복이 중점이기에 상처받은 나의 뇌 뿐 아니라 성인이자 부모로서, 또 교육자로서 내 아이와 학생들이 당하거나 그럴 수 있는 괴롭힘의 악순환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했다. 저자의 지적대로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증명할 수 없어도 괴롭힘이 장기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문제는 괴로움을 호소하고 고발했을 때의 사회의 반응과 피해자들에게 가해지는 2차적인 가해, 회복을 돕기보다는 망각하는 것이 당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던 기존의 패러다임의 변화였다. 저자는 치유하는 방법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될 수록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으로 괴로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괴로움보다 분명 치유법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진 않았다. 괴롭힘을 당하는 방식이나 대상은 다양하기 때문에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사례도 있을 수 밖에 없다. 여전히 피해자에게서 원인을 찾는 사람들도 변함없이 존재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 주변인으로서 혹은 당사자로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무작정 걷거나 달리기‘도 뇌를 회복하는 방법 중에 포함되어 있다. 이 방법은 이 책이 원하는 피해자 뿐 아니라 가해자가 가진 상처를 회복하는데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괴롭힘의 패러다임으로 인해 고통받았다면 선택이 대단히 중요하다. 레이티와 매닝은 어떤 운동을 할지 선택하느라 고심하지 말고 메르체니치의 조언처럼 자연 속을 걸으라고 권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저자가 제시한 전문가들의 단계별 방법을 실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과거에 알게 모르게 있었던 괴롭힘과 치유의 경험을 떠올리게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괴롭힌 적도, 괴롭힘을 본인은 물론 가족 구성원이 괴롭힘을 당한 적조차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전혀 생각지 못한 삶을 살아가게 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떠올라 읽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이 책을 읽은 사람들 모두에게는 괴롭힘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 그런 아픔을 공감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작은 출발이 저자의 말처럼 내게 생긴 구멍을 메꾸는 그 벽돌이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어둠을 걷게 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을 깨뜨리는 ‘벽돌‘이 될 것이다.


#심심 #심리학책 #심리책 #괴롭힘은어떻게뇌를망가뜨리는가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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