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심리학 공부
강현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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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심리학 공부 / 강현식 지음 / 메이트북스


이 책의 출발점은 바로 여기였습니다. 심리학 대중서와 전공서의 가굑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심리학에 대한 대중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면서도 가능한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의 입장을 ㅁ낳이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9쪽


계절이 바뀌고 마지막 학기가 남아있었다. 미루고 미루었던 교육심리학 수강신청을 한 후 소장하고 있거나 읽으려고 메모해두었던 도서리스트를 확인해보았다. 오래 전 학부시절 공부했던 심리학은 그저 나를 괴롭혔던 과목으로만 남겨져 있었던데 비해 읽기 쉬운 심리학 혹은 심리치유관련 에세이 서적들은 다시 볼 요량으로 계속 소장했을 만큼 흥미도의 차이가 극과 극이었다. 그랬기에 전공서를 읽기 전에 대략적으로 읽기 좋은 책을 찾던 중 위의 저자의 말이 확 와닿았다. 내가 찾던 바로 그책, 너무 가볍지도 않으면서 심리학과 관련된 핵심용어만큼은 미리 공부할 수 있는 그런 책. 이 책은 전문성과 대중성의 조화를 갖추려고 쉬운 이해를 위해서는 다양한 매체를 인용하기도 하고 전문성을 위해서는 관련 실험의 내용까지 담았다고 했다. 그렇게 추리고 추려서 총160개의 개념으로 정리, 해당 개념을 또 각각의 범주로 나뉘었다. ㄱㄴㄷ 순으로, 분야별로 나뉘어져있기 때문에 특정 심리학 용어가 궁금할 때도 나처럼 교육심리학 과목과 관련된 학습심리학 혹은 구성주의 등의 키워드를 바로 확인하고 싶을 때도 편리했다. 물론 이렇게 특정 키워드나 분야가 아니라 심리학 전체를 아우르는 용어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나의 경우를 좀 더 예로 들자면 교육심리학의 기본적인 이론과 더불어 2~3주동안 뇌와 관련된 생리심리학 부분을 공부했는데 사실 뉴런이나 신경계 등의 단어는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강의를 듣기 전에 대략적으로 책을 통해 뇌의 대표적인 구조물과 기능을 공부하고 난 후 강의를 들었더니 확실히 이전에 느꼈던 심리학이 곧 괴로움이라는 공식이 느껴지지 않았다. 책에서는 아무래도 축약된 부분이 많았는데 이 부분을 보강해주니 좋았다. 책은 책나름대로 핵심만 설명해주어 중복된듯한 지루함도 느껴지지 않아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전공서적의 보조개념으로만 이 책을 활용한다는 것은 아쉽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좀 더 중요한 부분이거나 일상 생활에서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분은 좀 더 자세하게 내용이 담겨져 있는데 가령 '수면'과 관련된 부분의 경우는 수면 그 자체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몽유병으로 연결되고, 또 몽유병이 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와 관련된 REM수면에 관한 것, 또 REM수면 상태에서 일어나느 현상과 함께 불명증 치료법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나처럼 심리학을 수강하는 학생들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까지 다루고 있는 셈이다. 이를 160개 키워드로 추린다는 것 자체가 꽤나 고된 과정이었겠구나 싶은 부분이었다.


에크먼은 여러 연구를 통해 행복, 분노, 슬픔, 놀라움, 혐오, 두려움이라는 여섯 가지 정서와 얼굴 표정이 동양이나 서양, 문명사회나 원시사회를 비롯해 어느 곳에서나 보편적임을 알게 되었다. 357쪽


심리학을 좀 더 재미있게 공부하기 위해서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이 책은 다양한 매체, 그것도 미드 <라이 투 미>를 언급하며 얼굴표정과 감정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 위의 발췌문은 실제 현존하는 표정연구가 에크먼 박사의 이야기다. 이 박사의 연구결과를 바로 미드 속에서 사람의 표정을 연구하여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과 연결시켜 재미나게 보았던 미드의 내용이 현실적이며 실제 일어나고 있는 학술적인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거나, 이미 본 미드와 연결시켜 그 순서가 달라지더라도 어찌되었든 책의 제목처럼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심리학 공부>라는 취지에는 잘 부합되는 것이다. 쉽지만 재미있게 그리고 제대로된 개념과 용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한 권 소장해두고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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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 무례한 세상 속 페미니스트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 일기
박한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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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명한 말이지만 보부아르의 이 말을 인용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진다"라는 말을. 여자아이는 여자아이로, 남자아이는 남자아이로 길러진다. 100쪽



책<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 처럼 지나치게 성별에 민감한 사회의 분위기와 더불어 양육그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지나치게 민감하게 해석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아이를 기르는 '여성'으로서, 또 아이가 '남자' 아이로 혹은 '여자'아이로 자라게끔 만드는 이 사회를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구나 싶은 반성도 느끼게 해주었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고 또 양육을 미리부터 준비하는 부부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양육에 있어서는 초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흔히 말하는 '뱃속에 있을 때 가장 편하다'라는 말이 깨닫게 되는 순간이 출산 후 한달이 지나기 전이라는 것도 경험상 공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완벽주의'에 가까운 양육을 희망한다것이 얼마나 무모한 가에 대해 책을 읽는 내내 깨닫게 되었다. 물론 이런 완벽주의 양육과 관련된 흑역사를 저자 또한 솔직하게 고백한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이유식을 만들어줄 때 영양소 파괴를 최소한으로 하려고 손으로 직접 재료를 으깨는 작업등을 하려면 그 시간동안 아이를 방치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을 봐주지 않아 짜증을내고 짜증을 내는 아이때문에 엄마역시 짜증을 내고만다. 이런 사례는 비단 저자 뿐 아니라 당장 내 주변만 봐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차라리 영양소파괴를 어느정도 받아들이고 아이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로인해 아이도 엄마도 덜 피곤해지는 방법이 있다. 곧 이유식을 만들어야 하는 개월수의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이런 식으로 조금씩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여유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런 저자의 고백보다 더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엄마라는 이유로 아이에 대해서 잘 안다고 착각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신은 자녀를 완성시키지도, 파괴시키지도 못한다. 자녀는 당신이 완성시키거나 파괴시킬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다. 아이들은 미래의 것이다. -주디스 리치 해리스, 최수근 역, <양육가설> 본문 169쪽



발췌문을 봐도 짐작하겠지만 이 책은 개인의 육아소감만을 담지 않았다. 육아의 관심도 없던 저자가 한 권 한 권 찾아읽었떤 육아서, 찾아 본 관련 강의 등을 적절하게 본문에 인용하거나 별도의 팁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이처럼 저자가 직접 양육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을 뒷받침해주는 인용구를 읽다보면 원래 힘든 육아를 더 힘들게 해왔구나를 깨닫게 된다. 십여년 후 테러에 가까운 범죄를 일으키는 아이가 내 아이가 될 수도 있다고 미리부터 가정하고 두려움에 떨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가정교육이 문제가 되어서, 아이를 사랑하지 못한 부모때문에 범죄가 일어나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아이를 다 안다는 자만도, 모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성차별적인 사회분위기와 본인도 모르게 남과여로 나뉘는 행동들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 부모도 함께 처음부터 다시 새로 배워야 한다는 말을 늘 기억해야한다. 또한 부모라고 해서 아이를 이끌어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를 통해서 부모도 성장하며 그럴 수 있도록 오늘도, 앞으로도 계속 배워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당장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막막하다면 우선 이 책부터 읽고 부모로서의 자신을 뒤돌아보며 저자가 추천해준 책과 강의 및 육아자세를 하나하나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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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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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로버트 디세이 지음 / 다산북스


말할 필요도 없지만, 당신은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서 행복해야 한다. 행복하기 위해 게으름을 피워야 하는 게 아니다. 143쪽


로버트 디세이의 <게으름 예찬>은 위의 발췌문을 먼저 언급하고 리뷰를 적어야 할 것 같다. 책을 굳이 펼치지 않더라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게으름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죽이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행복과 게으름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신의 뜻을 분명하게 밝힌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자신이 생각하는 게으름, 놀이 진정한 휴식과 관련해 의견이 다를 수도 있음을 미리 언급하고 싶다. 또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휴식 이나 유희방법에 대해서 그다지 부드럽게 돌려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사실도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TV가 집에 없는데다가 특별히 예능을 챙겨보려고 노력하지 않는 내게는 사실 저자의 이야기가 저자의 이야기가 담백하면서 편안하게 들렸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보고, 또 그렇기 때문에 안보는 것이 뒤쳐지는 것, 휴식으로 즐기는 TV시청이 또 다른 '노동'이 되어버리는 지금 이보다 솔직하게 게으름을 얘기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먹는 행위 자체를 여가의 한 형태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먹는 행위가 가진 평범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날마다 먹어야 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163쪽


사실 먹방보는 것을 즐기는 내게 먹는 행위자체가 여가의 한 형태로 받아들여지지도 심지어 음식을 먹고 한 번도 사교댄스를 출 때 느꼈던 것과 같은 희열을 느껴본적이 없다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반갑게 들리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실제로 먹방이 왜 화제가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나역시도 맛있는 음식, 쉽게 먹어보기 어려운 이국의 맛집을 찾아가는 컨텐츠는 흥미롭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을 빠른 시간안에 먹으면서 괴로워하거나 성공했다고 다함께 기뻐하는 내용의 컨텐츠는 그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별로이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한 때는 나이든 중년남성만의 취미활동으로 여겨졌던 낚시가 최근에는 나이와 성별상관없이 긍정적인 활동으로 보여지고 있는데 이 또한 저자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게임은 아니다.


그러나 물고기 죽이기는 인간이 시간이 있고 물가에 있을 때마다 즐기는 여가 활동이다. 그것은 세련되어 보일 수 있지만 세련된 게임은 아니다. 망망대해에서 힘 좋은 순항선을 타고 부유한 낚시꾼들이 즐기는 게임 낚시는, 비록 조금은 온화하고 노골적으로 경쟁적인 색채가 덜할 수는 있어도, 말할 수 없을 만큼 잔인한 오락이다. 212쪽


낚시가 잔인하다면 생명과 관련된 모든 것이 잔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의 신체적 능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올림픽 또한 누군가에게는 무모한 도전으로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이 책을 읽다보면 단순히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여가법, 게으름에 대한 사고에 대해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해왔던 취미활동 혹은 못마땅하게 여겼던 여가등을 떠올려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저자에게 격하게 공감하는 부분, 가령 게으름 자체가 지나치게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삶의 한 형태라는 것만 봐도 그렇다. 무언가를 예찬하고 싶어질 때 주변의 시선이 신경쓰인다면 아마도 이 책이 떠오를 것 같다. 게으름마저 예찬하는 저자의 당당함에 용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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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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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 / 배철현 지음



우리가 일상을 통해 마주치는 크고 작은 일들의 경중을 알고, 그것을 잘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삶의 지혜다. 그 이상을 말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255쪽



배철현 교수의 <심연>을 읽은 뒤 벌써 몇 해가 지났다. 그 사이 두 권의 새 책이 출간되었고, 그 중 최근간인 <정적>의 부제는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이다. 심연의 부제는 '나를 깨우는 짧고 깊은 생각'이었다. <심연>을 읽고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조용한 사색의 기회를 얻었다면 <정적>은 그야말로 이제 그 깨달음을 변화로 이끌어내는 책인 셈이다. 인용된 많은 구절 중 제일 먼저 리뷰에 담고 싶었던 문장이 바로 서두에 발췌문이다. 나이들면서 알게 된 한 가지는 고통을 아예 피하거나 줄여볼 수는 없다라는 것이다. 준비하고 맞이할 수 있는 것들도 아니었다. 다만 그 크기에 따라 아예 정신을 놓고 시간이 흘러가주기만을 바라거나 다른 누구의 탓을 하며 오히려 일을 크게 만들거나 좋은 해결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한 적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과거와 후회가 있었기에 '존 밀턴'의 <실낙원>에 나오는 '일상생활에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들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혜다. 그 이상은 거품이다.'라는 구절을 풀이한 위의 문장이 와닿았던 것이다. 나를 아는 것만큼이나 내 앞에 놓인 사람, 관계, 문제 혹은 기회등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무언가를 잘 알기 위해서는 평소에 그리고 작은 것에도 관심을 두는 것도 중요한데 이때 작은것에 관심을 둔다는 것을 곡해하면 안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그냥 흘리거나 지나치는 '사소'함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것이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우리에게 힌트를 던져줄 때가 많다. 가령 눈에 드러나보이는 건강상의 문제만 보더라도 질병에 걸리고서야 아주 사소한 습관이나 버릇들에 기인했음을 깨닫는 것 처럼 말이다. 그러니 마음이나 관계에 관련해서는 얼마나 중요한 '사소함'들을 우리는 놓치고 살고 있는것인가 싶다.



저 큰 느티나무가 그 자리에 서 있는 이유는,
누군가 오래전에 씨앗을 심고
먼 훗날 커다란 나무가 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오래전 내 마음에 심어놓은 나무는
얼마나 크고 의연해졌을까?



오늘,
나는 내 마음에 또 어떤 씨앗을 심을까?



사실 <심연>을 읽은 뒤 후속편을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뒤를 이어 출간된 <수련>을 바로 읽으려했다가 그만둔 이유가 있었다. 저자는 특정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깨달음이나 지혜에 대해서 중립적이며 학문적으로 혹은 이성적으로 연구하고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달리 생각해보면 신앙을 가졌을 때 해당 신앙이 주는 그 고유성이나 기적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종교를 축구에 비유하며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 비유가 너무도 적절하여 내가 어느 부분에서 어긋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네 가지 이유 중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종교가 역사적으로 어떤 불행을 초래했는지를 돌이켜보면 내가 한 실수가 무엇인지도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심연>을 시작으로 <수련> 그리고 이 책 <정적>까지 나처럼 중간에 쉬어가는 독자들도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저서를 잠시라도 읽어보게 된다면 분명 이 책에 대한 기대 혹은 미련이 남을 수 밖에 없다. 혹 여러이유로 망설이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순서가 좀 바뀌긴 했지만 <수련>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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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으로 마음을 만지다 - 자존감을 포근히 감싸는 나다운 패션 테라피
박소현 지음 / 여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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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으로 마음을 만지다 / 박소현 저 / 여름


나를 그만 미워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난 못생겼다. 인상도 나쁘다. 그냥 쳐다본 것인데 왜 째려보냐며 시비가 붙은 적도 있다. 인상이 이러니깐 뭘 입어도 별로인 것 같다. 누군가 나를 칭찬하면, 놀리는 것 같고 동정 같다. 얼굴을 다 갈아 엎어버리고 싶다. 난 내가 싫고 밉다. 176쪽


'옷으로 마음을 만지다'란 책의 타이틀을 처음 봤을 때 몇 해 전 읽었던 패션테라피와 관련된 책이 떠올랐다. 지나치게 어두운 색을 피하고 악세서리를 잘 활용하는 등 직접적인 해답이 전혀 없었던 까닭에 부풀었던 기대가 와르르 무너졌었다. 그래서 이 책도 반신반의하면서도 펼쳐보았던 것 사는 동안 누구나 한 번 쯤은 옷으로 치유받은 듯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사지 않았을 원피스를 걸쳤는데 거울에 비친 모습이 정말 예뻐보여 기분전환이 되었다던가 하는 식 말이다. 책<옷으로 마음을 만지다>은 이런 정도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야말로 옷을 어떻게 잘 입어야 하는지, 또 옷을 입는다는 것이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바람을 드러내는 것임을 부드러운 톤으로 이야기해준다. 서두에 발췌한 문장을 보면 이 책이 어느정도로 타이틀과 관련성을 맺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외모때문에 사회생활이 어렵거나 심리적으로 괴로운 상태인 사람들에게 어설프게 이렇게해라 저렇게 해봐란 식의 조언은 도움은 커녕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차근 차근 자신에게 맞는 옷이 무엇인지, 또 어울리는 옷을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분하게 들려준다. 가령 전신거울이 아닌 자신의 시선을 기준으로 턱 아래부터 발끝까지 봐서는 스타일링이 잘 되었는가의 판단이 정확하지 않다. 예쁘지 않아서 거울 보기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거울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점점 촌스러운 스타일링이 되어가는 것일수도 있다. 옷을 입고 나서는 전신을 비춰보며 조화로운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흔히 악세서리를 활용하라는 예를 보더라도 전신이 아닌 상반신이나 하반신만 봐서는 과한지 부족한지 알 수가 없다. 전신을 봐도 모르겠다 싶을 때는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다. 사실 온라인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 것이 쉽진 않지만 최근에는 데이트하러가기 전, 소개팅 전 사진을 올려놓고 조언을 받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저자의 말처럼 이런 환경 자체가 놀랍고 긍정적으로 보이는 까닭은 이런 과정을 통해 완벽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스타일링이 문제가 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런 과정을 통해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누가봐도 아닌 스타일을 피해가는 좋은 팁인 셈이다.


책을 읽다보면 옷자체라기 보다는 사람이 언제 가장 아름다운지, 또 옷이 아닌 마음가짐이 좋은 스타일링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가져오는지까지 알 수 있을만큼 '어루만지다'라는 말이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옷 이야기로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 좋은 명언, 대사와 구절 등 한 번에 다 읽기보다는 그야말로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할 때 펼쳐보면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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