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아 우주인] 리뷰

보헤미아 우주인
야로슬라프 칼파르시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SF 장르가 갖는 문학에서의 장점은 작가가 원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급 사회에 대한 비판을 위해서는 계급이 뚜렷한 세상을 창조할 수도 있으며(총몽), 과학의 극도의 발전을 통한 기계의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세계(터미네이터)도 창조할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극대화될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해 그 안에 주인공을 던져넣고, 주인공은 그 속에서 작가의 메시지를 명징히 보여줄 수 있는 행동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SF는 매력적이며, 허황되지만 그 어떤 장르보다 현실 비판적일 수 있다. 



<보헤미아 우주인>은 고독의 세계 속에 던져졌다. 명예와 영광을 위해 우주인이 되지만 그를 기다린느 것은 우주적 넓이의 외로움 뿐이다. 주인공은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새삼 되찾게 된다. 작가는 과학적 고증이나 검증보다는 철학적 탐색을 우선시한다. 주인공은 그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한다. 고난 속에 던져진 주인공이 때론 안쓰러워 보일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고민이 아마 작가 자신의 출신과 관련 깊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가는 체코 출신의 미국 이민자다. 15세에 미국에 가, 그때 처음 영어를 배우게 된다.(이 작품은 영어로 발표되었다고 한다.)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우고, 그 언어로 소설을 쓴다는 것이 어찌나 어려운 일일지 상상도 못하겠다.  

그리고 언어도 통하지 않는 15세에 미국에 간 작가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아마 우주에 홀로 내던져 진 기분은 아니었을까. 그러한 경험이 작가에게 이러한 작품을 쓰게 된 동인은 아니었을지 새삼 궁금해졌다. 

[날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 리뷰

날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 - 우리 문명을 살찌운 거의 모든 발효의 역사
생각정거장 / 2018년 10월

발효 음식이 갖는 매력과 중독성은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김치, 치즈, 요거트 같은 음식들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하지만 발효 음식은 초기 접근성이 다소 어려운 편에 속한다. 나도 20대 초반까지만해도 치즈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었다. 자주 먹지 않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았고,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치즈를 즐겨 먹다보니 치즈의 맛과 매력을 잘 알게 되었고, 이제는 치즈도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다. 


이 책 <날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은 발효 식품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발효 식품은 내가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김치, 낫또, 홍어같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음식들인 경우가 많다. 그렇게 생각하면 발효라는 게 우리 식생활에서 필수가 아닌 취향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빵도 발효음식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베이컨이나 햄은? 술은? 정말 많은 종류의 음식들이 '발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책은 이러한 '발효'로 보는 인류의 역사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의 책이다.  


이 책은 발효 식품의 역사와, 그것의 효능, 그리고 전세계에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발효 음식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실 요즘 음식 전문가랍시고 글을 쓰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상식이나 취미 이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그냥 맛있는 음식을 많이 사먹는다고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그 분야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지식을 쌓은 사람만이 전문가라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음식 전문가가 쓴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삶 속에 깊이 파고든 다양한 발효 식품에 대해 알고 싶다면 꼭 일독을 권하고 싶다.

[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 리뷰

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 - 모두가 착각했던 중국 청춘들의 삶
알렉 애쉬 지음, 박여진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중국에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중국에 대한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 편견은 아마 많은 다른 한국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었을 거다. 중국인은 '의식 수준이 낮고, 예의가 없으며, 지저분하다' 따위의 편견. 

하지만 막상 가서 본 중국은 전혀 달랐다.(물론 일부 도덕을 잘 안 지키는, 편견과 흡사한 면이 있긴 했지만) 중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잠재력이 정말 대단한 수준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여전히 '독재' 국가로서의 중국이 존재한다. 구글과 관련된 어플은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불편하게 여행하면서, 중국인들이 얼마나 사상적 자유와 행동적 자유를 통제당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는 내가 중국 여행을 하며 피부로 느꼈던 놀랐던 감정들을 글로 다시 재구성한 듯한 책이었다. 이 책은 실제 중국인들 6명을 대상으로 한 생생한 인터뷰다. 1985년에서 1990년생까지의, 중국 각지에서 나고 자란 인물 6명의(20~30대) 생생한 삶을 들여다보면 새삼 중국에서의 삶이 어떤지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에 대한 가장 큰 편견은 그들을 개개인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중화사상같은 역겨운 사상이 중국인들 내부에 존재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생각처럼 전체주의자는 아니다. 중국이라는 '하나'의 국가 속에 사는 '개개인'의 생각과 모습을 보는 일은 그렇기에 충격적이며 흥미롭다.  


표지부터 문체, 어조까지 모두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책이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의 일독을 바라고 싶다.

[우주에도 우리처럼] 리뷰

우주에도 우리처럼 -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존재가 있을까
아베 유타카 지음, 정세영 옮김, 아베 아야코 / 한빛비즈 / 2018년 8월

밤하늘을 올려다봤을 보이는 수많은 별들을 보며 품게 되는 가장 첫번째 궁금증은 '이 우주에 생명체가 오직 지구에만 있을까'가 아닐까 싶다. 아직까지 외계인이 지구에 왔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을지라도,(사실 아직 지구인도 다른 행성에 간 적은 없다)  이 우주에 생명체가 오직 지구에만 산다는 증거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늘 우주를 생각하면, 과연 다른 생물들이 사는 행성도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과학적인 답변이 바로 이 책 <우주에도 우리처럼>이다. 이 책은 우주에도 생명체가 산다 안 산다는 가정 대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들에 대한 과학적 사실들을 설명해준다.  

이 책에서 저자가 설명하는 생명체 존재의 가장 큰 조건은 '물'이다. 물이 없으면 생명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레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산소, 행성의 크기, 항성, 대기, 육지와 바다 등 다양한 생물이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인다. 우주에 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이 있을까?, 하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궁금증을 조심스럽게 풀어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 책의 가장 놀라운 부분은 저자가 루게릭 병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채 책을 집필했다는 점일 수도 있겠다. 일본인인 작가 아베 유타카는 도쿄대 지구물리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도쿄대에서 부교수로 재직하며 지구와 행성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 왔는데, 2003년에 루게릭 병에 걸렸다고 한다. 이 책은 3년에 걸쳐 루게릭 병과 싸우며 집필한 책이었다고 한다. 

작가는 올해 58세의 작고하였다고 하는데, 병과 싸우며 이런 좋은 책을 집필했다는 사실이 새삼 존경스러웠다. 

[무작정 따라하기 싱가포르 2018-2019] 리뷰

무작정 따라하기 싱가포르 - 2018-2019 최신 개정판 ㅣ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박상미.양인화.전상현 지음 / 길벗 / 2018년 9월

약 3년 전 대만 여행을 간 적이 있다. 그때 샀던 가이드북이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였는데 아주 큰 도움을 받았었다. 이 책 <무작정 따라하기 싱가포르 2018 - 2019>는 비록 싱가포르 여행을 예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읽어보게 되었다.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가이드북이 2권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1권의 경우는 싱가포르의 관강, 음식, 쇼핑, 체험 등 여행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여행 스팟과 코스를 다루고 있다. 1권을 전체적으로 쭉 훑어보면 해당 도시에서 어떤 것들을 즐길 수 있는지 총체적으로 알 수 있다.  

2권의 경우는 실전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해외 여행, 자유 여행이 서툰 사람들이 보면 좋게 여행 코스를 잘 짜 놓았으며, 그것에 따라 하면 어렵지 않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일테면 이런 식이다. 1권은 싱가포르의 간단한 역사부터 언어, 문화, 경제 등부터 다루고 있다. 여행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을 수 있지만, 알고 있다면 그 나라를 더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요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방문해보면 좋을 곳들이나 먹으면 좋은 것들(칠리크랩!) 쇼핑거리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한국으로 치자면 한국에서 먹으면 좋은 음식이나 방문해보면 좋은 장소 등을 소개하는 것이다. 

2권의 경우는 서울로 예를 들면 홍대, 종로, 강남 등을 지역별로 나누고 그곳에 방문했을 때 구경하면 좋은 것들과 그것들을 구경하는 코스 등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1권과 2권이 상보적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해외 여행을 할 때 참고하면 좋다고 생각하는 여행책 시리즈 중 하나이며, 양질의 퀄리티를 자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싱가포르를 여행할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