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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이틀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얼마 전 웹서핑을 하다 우연히 한 사람의 미니홈피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록+힙합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보였다.(그래봐야 브릿팝 정도의 취향이었지만) ratm이나 beatls, oasis에 대한 애정을 상당히 과시했던 사람이었는데, 무심코 넘기려다가 존경하는 인물-이명박에서 나는 그만 경악을 해 버리고 말았다.
믿을 수 없는 것은 ratm과 이명박, oasis따위를 한꺼번에 좋아할 수 있다는 그 취향의 기이함 때문이었다. 세상에 양립할 수 없는 것들 중 가장 극단에 있는 그것들을 한꺼번에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서, 어쩌면 장정일이 이 소설을 쓴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장정일의 지적은 너무도 명확하다. 조국에 대한 애정과 신념 없는 우익의 존재 의미는 없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우익이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자존감과 힘이 없는 우익은 납득 할 구석이 하나도 없는 억지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은’의 생각과 행동은 공감의 여부를 떠나서 납득은 가능하다.
그렇지 않은 작가가 어디있겠냐 마는 장정일은 정말로 장정일처럼 글을 쓴다. 그의 글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의 글 뿐이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다른 작가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그의 글을 읽을 때 마다 정말로 유일무이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무리 세상이 엉망으로 흘러간다고 해도 정말 이건 아니지 않은가, 록을 좋아하는 우익이라니. 세상의 종말이 가까워지긴 하나보다.